1 알림 (명저) 83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4 서문

“더 나은 무엇을 갈망하지 않는 인간은 가련하다” (Freud) “희망을 포기하거나 무가치하다고 판단하는 자들은 언제나 회의적 세계관을 지닌 실증주의자들이었다.” (Bloch) “더 나은 미래를 떠올리는 자는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부자유의 질곡에 갇혀 있는 자이다.” (필자) ......................... 희망은 그냥 막연히 누워서 감 떨어지기를 바라는 수동적 자세가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그리고 여기”의 끔찍하고 참혹한 개인적 사회적 정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그것아 바로 “터득한 희망docta spes”입니다. 에른스트 블로흐는 “새로운 무엇”을 찾으려는 갈망은 절망과 반대되는 정서가 아니라, “개인과 사회가 차제에 누려야 하는 자유와 평등의 구체적 가능성의 ..

1 알림 (명저) 2023.03.05

(저서 소개) 박설호: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4

친애하는 J, 필자 자신의 책을 본인이 소개하는 게 쑥스럽지만, 출판사를 위하여 그리고 당신을 위하여 이번에 간행된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19세기 중엽에서 20세기 중엽까지 네 번째 권. 4권이 다루는 시대는 “혁명의 시대”를 지나면서 사회의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부르주아들이 그들의 자본을 토대로 자본주의를 발전시켜 가던 자본의 시대였다. 산업 혁명을 통해 자신들의 부를 축적해 간 그들은 마침내 물질적 삶을 완전히 지배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부를 축적해 가면 갈수록 그들의 부를 가능하게 해 준 노동자들의 삶은 열악해졌고, 심지어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고단한 시절을 견뎌 내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회주의 사상이 다발적으로 움트기 시작했다.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 성립된 것이다. 그리고 이..

1 알림 (명저) 2023.01.28

(명저 소개) 이재학 시집 "소사천"

시집 『소사천』 (미디어 저널 2019) 그리고 수상록 『엄마가 치매야』 (저널 2019, 이것은 수상록이라기보다는 시로 쓴 단상 모음집이다.)을 읽었을 때 두 가지 상념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하나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였고, 다른 하나는 이재학 시인의 젊은 시절의 모습이었습니다. 필자가 1989년 가을에 한신대학교 강의실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이재학 시인은 26세의 젊은 학생이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현철호, 오동식 (현 한신대 교수님), 강승희 그리고 윤교희 (현 분당 한신교회 목사님)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시에 수록된 작품들은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인상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부천의 작은 동네의 모습, 유년의 경험 그리고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

1 알림 (명저) 2023.01.09

(명저 소개) 김종갑: 혐오. 감정의 정치학

뒤늦게나마 김종갑 교수의 책, "혐오, 감정의 심리학" (은행나무 2017)을 소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몇 구절을 인용하기로 한다. ........................ "원래부터 혐오스러운 사람은 없다.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상품처럼 제작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혐오와 '원래부터'는 모순 형용이다." (13쪽) "정치를 혐오하는 사람은 자기가 정치인보다 도덕적으로 훨씬 낫다는 생각을, 여성 혐오자는 자기가 본질적으로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다." (17쪽) 무엇을 혹은 누구를 혐오하는 자는 무엇 그리고 누구로부터 거리감을 취하려는 욕구를 지니고 있다. "헬레니즘과 기독교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부정하는 문화였다. (...) 플라톤에 의하면 바람직한 인간이란 자신의 동..

1 알림 (명저) 2023.01.06

(명저 소개) 김상일: 부도지 역법과 인류세

자고로 지식인의 과업은 주어진 시대의 시대 정신에 의해 측정되고 정해지는 법입니다. 필자는 오늘날 지식인의 과업으로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항을 중요하게 여겨 왔습니다. 1. 협동과 상생으로서의 경제적 삶을 실천하는 일 (자본주의의 극복), 2. 남녀평등을 실천하는 일 (폭력과 차별의 극복), 3. 동식물과 함께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살려나가는 일 (자연과 지구 파괴의 극복). 만약 필자가 지금 그리고 여기가 아니라, 다른 시대 그리고 다른 장소에 태어났더라면, 세 가지 과업은 아마도 이와는 다르게 설정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충족시켜주는 책이 한 권 간행되었습니다. 김상일: 부도지 역법과 인류세 (동연 2021). 김상일 교수는 한국 철학 가운데 지금까지 아무도 다루지 않은 테마를 집요하게 구명함..

1 알림 (명저) 2022.12.11

(명저 소개) 장항석의 '외과 의사 비긴즈'

연세대 교수이자 강남 세브란스 병원 암병원장으로 근무하는 장항석 교수님의 책 "외과의사 비긴즈" (시대의 창 2020)를 대충 읽어보았습니다. 그는 동생 장호진 박사가 의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려고 결심했을 때, 동생을 위하여 2006년부터 틈틈이 집필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정직하고 따뜻한 어조로 서술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본격 3D 하드코어 칼잡이 외과 전문의가 되려는 젊은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여겨집니다. 이 책 가운데 나에게 감동을 주는 부분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실려 있는 "외과의사 L 이야기" 그리고 "아버지의 처방전"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장항석 교수의 아버지 장임수 선생님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나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장임수 박사님은 한국의 슈바..

1 알림 (명저) 2022.11.28

(명저 소개) 조영준의 "자연과 공생하는 유토피아" - 셸링, 블로흐, 아나키즘의 생태 사유

조영준 선생님의 책 자연과 공생하는 유토피아를 소개합니다. 조영준 선생님은 뮌스터 대학교와 카셀 대학교에서 셸링 철학을 전공하여 독일의 카셀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분으로 현재 경북대학교 철학과에서 강의하고 계십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무래도 제 3장 주체로서의 자연 이해 셸링의 자연 철학이라고 생각됩니다. 서양 철학에서 대부분 철학자들이 의지, 의식 그리고 정신에 몰두한 데 비하면, 셸링이야 말로 고대로부터 이어진 질적 자연의 의미를 시종일관 추적해나간 철학자였습니다. 제 3장은 1. 기계론적 자연관 비판, 2. 인간 중심주의의 자연관 비판, 3. 주체로서의 자연, 4. 자연의 주체성과 생산성이라는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지금까지 사람들은 인간과 자연을 구분해 왔으..

1 알림 (명저) 2022.11.01

(명저 소개) 장영태 역: 횔덜린 서한집

2022몀 임다 출판사에서 횔덜린 서한집이 간행되었습니다. ............... 나의 관심은 1798년 이후의 편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횔덜린은 자신의 삶, 사회의 발전 그리고 역사적 진보를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자신의 모든 노력이 더 이상의 커다란 영향력을 지니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첫째로 당시의 문학적 풍토는 괴테와 실러가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젊은 작가를 돕고 지지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비난하는 등 낭만주의의 다양한 흐름을 수용하지 못하고, 그것을 오로지 하나의 부정적인 성향으로 치부했습니다. 둘째로 유럽 중부의 정치적 사회적 풍토는 진부한 봉건주의를 탈피하지 못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조금씩 발전되던 초기 자본주의는..

1 알림 (명저) 2022.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