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a 남의 글 4

이광이: 시인 서정춘의 100년을 달리는 기차

이광이 선생님의 글을 허락도 없이 퍼왔습니다. 출전: 한겨레 신문 2024년 3월 27일 ................... ‘꽃 그려 새 울려놓고 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 소식’ (봄, 파르티잔, 1995) 시 한편이 스물한자다. 읽다가 ‘소식’ 하고 끝나버리니, 걷다가 길이 끊긴 듯, 몸이 앞으로 기우뚱한다. 입에서는 못 빠져나간 바람이 한숨이 되어 새어 나온다. 그 소식 이후에 다른 소식은 없었는지 늘 궁금했다. 바람 부는 날이면 동구에서 띄우던 연줄이 툭 끊겨 산 너머로 멀리멀리 날아가던, 꼬리를 흔들며 하늘하늘 사라져버린 그 가오리연이 가끔 생각나듯이, 소식만 남기고 산골짜기로 떠나버린 그의 뒷소식이 궁금했다. 시인 서정춘, 41년생이니 올해 여든셋이다. 사람들은 그를 ‘삼단(三短)시인’이라 부..

2a 남의 글 2024.03.30

정지창: 안삼환의 소설 『도동 사람』을 읽고

경애하는 정지창 교수님의 글을 허락 없이 함부로 퍼왔습니다. 이해 부탁드리면서 OTL .................. 안삼환 교수의 『도동 사람』을 이틀에 걸쳐 다 읽었다. 6백 30쪽에 이르는 두툼한 소설을 이렇게 빨리 읽은 것은 나로서도 놀라운 일이다. 어금니가 탈이 나 치과에 다니느라 오른쪽 볼이 무지근하게 부어오르고 “멀리서 들리는 은은한 포성처럼”(염무웅 선생의 표현) 치통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염천에 머리는 지끈거리고 눈은 침침한데 이 두꺼운 책을 독파하다니! “진정한 학자, 위대한 학자는 그 학술이 반드시 ‘학술의 틀’을 깨고 나와 시적 정취와 통해야 한다.”(真学者、大学者,其学术必能突破“学术套子”,打通诗意。) 『시간의 압력』이라는 에세이로 유명한 중국의 소설가이자 ..

2a 남의 글 2023.02.04

정여울: 문학 바깥에도 문학은 있다

소설가 정여울 선생님의 글 "문학 바깥에도 문학은 있다"를 한겨레 신문에서 퍼 왔습니다. 그냥 읽고 넘기기에는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많은 참고를 바랍니다. ....................... 문학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소설 속에? 시 속에? 혹은 작가나 독자에게? ‘이런 것이 바로 문학이다’라는 모든 편견을 내려놓고 바라보면, 문학은 우리가 감동을 느끼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문학은 책이나 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산소나 습기처럼 세상 모든 곳에 흩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문학의 형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우리가 언어를 통해 느끼는 감동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모든 곳에 문학은 있다. 예컨대 문학이 아닌 다른 분야의 창작자 중에서도, ‘이토록 문학적인 아티스트가 있다니!..

2a 남의 글 2022.05.05

최병건: 최악의 투사

최병건 선생님은 미국 엘에이 정신분석 연구소에서 공부하였으며,신경 정신과 의사로 일하다가, 책 "당신은 마음에게 속고 있다."라는 책을 간행하였습니다. 현재 다시 미국 뉴욕에 가서 공부를 계속하고 계십니다..................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에, 세상 모든 일이 신의 뜻에 따라 일어난다고 사람들이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가 그랬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해와 달이 뜨는 것도, 천둥번개가 치는 것도 모두 신 때문이라고 그때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만 5000명에 이른다고 하니, 그들의 세상에서는 신이 끼어들지 않는 일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지어낸 사람의 마음을 반영합니다. 그리스 신화도 고..

2a 남의 글 2014.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