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페터 후헬 폭력의 비호 하에 살려고태어난 건 아니지만,나는 죄인의 무죄를 받아들였다. 강자의 권리로써정당성을 지닌 채판사는 무뚝뚝하게 내 서류를 뒤적이며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관대한 처분을전혀 원치 않은 채나는 몰락하는 달의 가면 속 한계 앞에서재판정에 서 있었다. 벽을 노려보다가나는 기사 (騎士)를 바라보았다. 어두운 바람은그의 눈을 꽁꽁 묶어두었고,엉겅퀴의 포자 (胞子)들이 덜거덕거렸다.바람은 오리나무 아래에서 강을 부추기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시대의 여울 속에서의연히 걸어가지는 않는다.물은 대다수의 발아래에 놓인돌들을 이리저리 옮겨놓는다. 벽을 노려보는 동안에피 묻은 그 연기를그래, 여명이라고명명할 수는 없구나,나는 판사의 판결을 듣고 있었다,누렇게 바랜 서류 속에서나온, 찢겨진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