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고대 문헌 73

서로박: (2)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사실 안티고네는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과 약혼한 사이였습니다. 크레온은 안티고네의 죄를 징벌하면서 사형을 선고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테베 전체가 신들 앞에서 더럽힘을 당하게 되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미에게 약간의 음식을 주면서 지하 감옥에 가둡니다. 하이몬은 아버지 크레온의 태도가 너무나 완강하다고 비난하며 안티고네를 용서해주라고 강하게 요구합니다. 크레온의 태도는 폭군의 완강한 이기주의라는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심하게 언쟁을 벌인 다음에 서로 헤어집니다.  이때 예언자 타이레시아스가 크레온에게 찾아와서, 크레온의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리라고 예언합니다. 그제야 크레온은 마음을 누그러뜨리면서, 안티고네를 용서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습니..

37 고대 문헌 2025.03.14

서로박: (1)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1. 고대 그리스의 불세출의 극작가, 소포클레스 (Sophokles, BC. 497 – 406)의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 왕」 그리고 「엘렉트라」와 함께 소포클레스의 가장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오랜 기간 여러 지역에서 수없이 공연되었습니다. 소포클레스는 생전에 총 123편의 연극작품을 발표했는데, 오늘날 전해 내려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듯이 불과 7편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가 어찌 소포클레스의 문학을 속속들이 수용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일곱 작품 속에서 우리는 비극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면모를 유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일곱 작품 모두 명작입니다. 이 가운데 「안티고네」는 연대기 순서에 따르면 「트라키아 여인들」, 「아이아스」 다음에 배열되는 작품..

37 고대 문헌 2025.03.14

서로박: (2) 에우리피데스의 '타우리스의 이피게니에'

(앞에서 계속됩니다.) 사람들은 필라데스와 오레스테스를 꽁꽁 묶어서, 아르테미스 신전으로 데리고 갑니다. 사랑하는 두 남매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이피게니에와 오레스테스가 그러했습니다. 달리 치장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남매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이피게니에는 낯선 두 그리스인에게 동정심을 느끼고 이름과 고향을 묻습니다. 이때 오레스테스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트로야에 관해서, 전쟁의 영웅 그리고 희생자에 관한 소식을 전합니다.  가령 헬레나, 칼하스, 오디세우스, 아킬레우스, 아가멤논, 클뤼티메스트라, 이피게니에 그리고 오레스테스 등이 소식의 내용이었습니다. 이피게니에는 소식 전달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무명의 남자를 위해 추천장을 써주며, 아르고스에 있는 친구에게 ..

37 고대 문헌 2025.01.31

서로박: (1) 에우리피데스의 '타우리스의 이피게니에'

에우리피데스BC484? - BC. 406)는 아이스킬로스 그리고 소포클레스에 비해서 신의 권능 및 이로 인한 인간의 비극적 숙명 등으로부터 멀어져 있었습니다. 이는 그가 비교적 인간적 영욕에 대해 호의적 태도를 지니고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에우리피데스는 고대 그리스 비극 시인들 가운데 가장 현대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에우리피데스가 특히 여성들에 대해 동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에우리피데스(는 이피게니에를 소재로 하여 두 편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 하나는 「아올리스의 이피게니에」이며, 다른 하나는 「타우리스의 이피게니에」입니다. 전자의 작품은 미공개로 존재하다가, 극작가가 죽은 다음에 기원전 405년 디오니소스 축제 당시에 처음으로 공연되었습니..

37 고대 문헌 2025.01.31

서로박: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친애하는 Y, 오늘은 로마의 시성으로 알려져 있는 베르길리우스 (Vergil, BC. 70 - BC. 19)의 불멸의 서사시 “아이네이스”를 다루어보기로 합시다. 베르길리우스는 죽기 직전 12년에 걸쳐 이 작품에 매진하였고, 자신이 세상을 떠나는 바로 그 날까지 책상 위에는 원고와 펜이 얹혀져 있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아이네이스”는 위대한 미완성 작품입니다. 친애하는 Y, 나는 미완성 작품을 몹시 사랑합니다. 미완성은 어떤 가능성을 담보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의 천재 조각가,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천재성에 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다만 대리석에서 다만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낸 일밖에 없습니다.”이라고 말입니다. 미켈란젤로는 완성 작품을 유독 싫어했습니다. 그토록 심혈..

37 고대 문헌 2025.01.16

서로박: 아이스킬로스의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를 소재로 하여 집필된 고대 작품은 아이스킬로스의 것밖에 없다. 대부분 작가들은 프로메테우스의 소재를 중시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Ρρομήθευς δεσμότης)”의 집필 연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제우스와 그의 자매들은 아버지 크로노스 그리고 타이탄들과 오랫동안 싸우고 있었다. 그들은 우라노스와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신들과도 계속 투쟁해야 했다. 이때 젊은 타이탄 가운데 하나인 프로메테우스는 처음에는 타이탄들을 편들다가, 나중에 자신의 입장을 바꾼다. 말하자면 프로메테우스는 미리 파악하여 제우스의 승리를 예언하였던 것이다. 특히 그는 영리한 충고로 제우스의 환심을 산다. 문제는 경쟁자들을 재정리할 때 발생한다. 제우스는 인간들을 모조리 파멸시키..

37 고대 문헌 2025.01.08

서로박: (2)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앞에서 계속됩니다.) 6. 비극의 내적 개연성과 일치성: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을 위해서 내적 개연성과 일치성을 요구한다. 비극은 전통적 사항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신화적 내용과 절묘하게 일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는 호라티우스의 중개로 근대 시학의 전통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바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연극작품 내 행위의 특징으로서 세부적 사항을 기술하고 있다. 가령 엉클림의 “복잡화 Desis”, “해결 Lyris”, “작품 속의 돌발적 전환 Peripetie”, “정체성 확인 내지는 재인식 Anagnorisis” 그리고 “파국”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드라마의 이질적인 부분이 다음과 같이 기술되고 있다. 프롤로그, 시작되는 “합창 Parodos” 에피소드, “(서서 노래하는) 합창 S..

37 고대 문헌 2024.12.27

서로박: (1)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요약해서 올려 놓습니다. 문헌의 내용과 의향을 정리한 것이니, "Exposé"의 성격이 강합니다. 예술론을 공부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1.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완결된 작품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 (B.C. 384 - B.C. 322)의 󰡔시 예술에 관하여 Peri poietikes󰡕 (일명 "시학")는 기원전 335년경에 집필되었다. 이 문헌이 완결된 것이 아니라는 말은 두 가지 사항으로 설명된다. 첫째로 『시학』에는 시학 제 2권이 빠져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문헌은 중세에 사라졌다가, 1481년 베니스에서 발췌본으로 처음 간행되었다. 누군가 아라비아어의 원전을 발췌하여 부분만 라틴어로 번역했다. 1498년 베니..

37 고대 문헌 2024.12.27

서로박: (2)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

(앞에서 계속됩니다.) 7. 참과 진리는 때로는 거짓과 궤변에 의해 거부당하기도 한다. 세 번째 막에서는 두 교사 사이의 엄청나게 폭력적이고 거친 논쟁이 벌어집니다. 두 명의 후보자는 파이디피데스의 능력과 관점을 설득하려고 노력합니다. "올바름을 옹호하는 자“는 자기 훈련을 위한 교육이라는 전통적인 이상을 강조합니다. 반면에 "거짓을 옹호하는 자”는 이른바 현대적 의미에서 궤변의 중요성 그리고 견강부회(牽強附会)의 사고방식을 내세웁니다. 거짓과 속임수를 통해서 즐거운 생활방식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종국에는 “올바름을 옹호하는 자”는 는 패배를 선언합니다. 말하자면 거짓을 옹호하는 자의 놀랍고도 교활한 말재간 덕분에 거짓과 속임수가 승리를 구가하게 된 것입니다. 이때 구름의 합창단은 스트렙시아..

37 고대 문헌 2024.11.30

서로박: (1)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

1. 낙선작이 더 위대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νεφελεί」은 기원전 423년 아테네에서 개최된 디오니소스 축제 당시에 처음으로 공연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에서 수백 년을 이어 공연되었는데, 이 가운데에 시리아 출신의 작가이자 연출가인 필로니데스Philonides의 공연이 가장 훌륭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필로니데스는 자신의 연출을 위해서 아리스토파네스의 「벌σφήκες」, 「개구리βάτραχοι」 그리고 두 편의 유실된 작품을 심도 넘치게 연구한 바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은 디오니소스 축제에 당선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크라티노스Kratinos의 「술병πυτίνη」가 일등 작품으로, 아메입시아스Ameipsias의 ..

37 고대 문헌 2024.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