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러 25

(명저 소개) 캐럴린 머천트의 '자연의 죽음'

미국의 에코페미니스트, 캐럴린 머천트 ( Carolyn Merchant, 1936 - ) 의 『자연의 죽음. 에콜로지 그리고 과학 혁명The Death of Nature: Women, Ecology and the Scientific Revolution』 (1980)은 에코 페미니즘의 이론적 논거를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책입니다. 이 책은 현대 과학의 발전 과정, 특히 16세기, 17세기의 과학의 발전이 일방적인 방향으로 전개된 것을 예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서양의 자연과학은 머천트에 의하면 기계와 기게주의를 강조함으로써, 자연이라는 거대 영역의 가치를 훼손하고 무시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환경, 사회 그리고 문학 등의 제반 영역은 기계적 자연 과학에 의해서 잠식되고 왜소하게 변모했다고 합니다..

1 알림 (명저) 2024.01.13

서로박: (2) 실러의 '돈 카를로스'

(앞에서 계속됩니다.) 사건은 제 2막에서 시작됩니다. 엘리자베트를 모시고 있는 에볼리 공주에 의해서 전개됩니다. 에볼리 공주는 비밀리에 돈 카를로스를 연모하고 있었습니다. 기품 있는 얼굴, 늠름한 외모는 에볼리 공주의 몸과 마음을 불타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연정에 주체할 수 없었던 그미는 발신인의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연애편지를 돈 카를로스에게 전달합니다. 친애하는 S, 편지가 실러의 극작품에서 언제나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하는 것을 감지하였겠지요? 이에 대한 예를 우리는「간계와 사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눈이 먼 돈 카를로스는 편지를 쓴 당사자가 엘리자베트라고 지레짐작합니다. 우연히 복도에서 에볼리 공주와 조우했을 때, 그는 편지를 쓴 당사자가 에볼리 공주임을 뒤늦게 알아차립니다. 에볼리 ..

41 19전독문헌 2023.05.09

서로박: (1) 실러의 '돈 카를로스'

친애하는 S, 프리드리히 실러 (1759 - 1805)의 「돈 카를로스 에스파냐 왕자 (Don Karlos. Infant von Spanien)」는 5막으로 이루어진 “극시 das dramatische Gedicht”로서 1785년에 집필되었고, 1787년에 함부르크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실러는 이 작품을 애호한 나머지, 여러 번 개작을 시도했는데, 그의 대부분의 원고는 잡지 “라인 탈리아”에 실렸습니다. 「돈 카를로스」는 특히 얌부스 스타일의 운율을 사용하여, 무척 아름답고도 정교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여기서 얌부스는 약강격의 운율을 가리킵니다. 실러가 이 작품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만하임 극단의 단장이었던 달베르크 Dahberg의 요구 때문이었습니다. 달베르크는 이 소재로 작품을 집필하라고 자극했던 것입..

41 19전독문헌 2023.05.09

박설호: (2) “보라! 호메로스의 태양은 우리에게도 미소 지을 거야!” 실러의 「산책」 해설

2. 각론 21행: “감미로운”이라는 표현 속에는 신의 음식, 암브로시아의 의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신의 영양을 공급받은”이라는 의미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39행: 여기서 “동족 사람”이란 국가의 개념이 나타난 다음에 형성된 동향인을 가리킵니다. 47행: “울부짖는 소리”는 갈등, 투쟁 그리고 전쟁으로 이어진 투쟁을 유추하는 시어입니다. 51행: 수렵으로 살아가는 부족 그리고 농경 생활을 영위하는 부족들은 때로는 전쟁을 치르고, 때로는 평화롭게 살아갔습니다. 57행: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에 의하면 농경 사회에서 사유권이 확립되었고, 계층이 형성되었으며, 가부장의 국가가 탄생하였습니다. Friedrich Engels: Der Ursprung der Famili..

21 독일시 2023.03.22

박설호: (1) “보라! 호메로스의 태양은 우리에게도 미소 지을 거야!” 실러의 시 산책 해설

총론 프리드리히 실러의 비가, 「산책」은 그의 다른 작품 「종 (鐘)Die Glocke」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널리 읽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1795년 8월에서 9월 사이에 집필되었으며, 잡지 「호렌」에 발표되었습니다. 나중에 수정되어 1800년에 완성본으로 실러의 시집에 실리게 됩니다. 실러는 시의 구조에 있어서 비가 형식을 선택했습니다. 이로써 시작품은 “강약 격 (Trochäus)”의 “6각운 (Hexameter)”의 구조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시인이 각운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정형시가 사라진 지 오래되지만, 현대의 시인들은 대부분 여전히 각운을 사용하곤 합니다. 어쩌면 각운이야 말로 시의 본질적인 특성인데, 실러는 의도적으로 각운을 파기한 것..

21 독일시 2023.03.22

프리드리히 실러: (1) '산책'

친애하는 나의 제자 M에게~ 당신을 위해서 실러의 산책을 번역하여 올려놓습니다. 번역하는 데 힘이 들어서 5일이나 걸렸습니다. 각주가 지워졌군요. ㅠㅠ 조만간 해설도 올려놓겠습니다. 관심 부탁드리면서 ....................... 산책 프리드리히 실러 안녕, 불그스름한 봉우리로 빛나는 나의 산(山)아, 사랑스럽게 산을 환하게 비추는 태양이여, 잘 있었니? 인사하노라, 생기 넘치는 평야여, 바람 스치는 보리수여 즐거운 합창으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뭇가지여, 초록의 숲 위의 갈색으로 비치는 산과 산 그리고 5 감옥 같은 방에 갇혀 답답한 대화를 나누다가 빠져나온 나의 주위에는 끝없이 펴져 나가는 아름다운 창공의 푸르름이여, 너는 기쁜 마음으로 나를 구원해 주는구나. 스쳐 지나가는 향기로운 바람은..

21 독일시 2023.03.21

실러와 그의 시대

수많은 돌들 Viele Steine 피곤한 다리 Müde Beine 전망은 없고 Aussicht keine 하인리히 하이네 Heinrich Heine (1824) 인용시구는 마치 오늘날 삼포세대의 젊은이의 삶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19세기 중엽에 하인리히 하이네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습니다. 자신의 삶이 하나의 등반이라는 것입니다. 참담한 시대에 시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높은 산을 오르는 고행과 같았습니다. 시인으로 살아가는 분이라면 이 구절을 충분히 이해하실 것입니다. 가난과 고독을 자청해서 살아가는 사람들 - 그들은 그야말로 "자기 집 속의 이방인"과도 같습니다. 괴테와 쌍벽을 이루는 독일의 문호, 실러 (1759 - 1805). 실러의 면모는 인상학 Physiognomie의 관점으로 고찰할 때 강..

9 문학 이야기 2023.01.19

(명저 소개) 장영태 역: 횔덜린 서한집

2022몀 임다 출판사에서 횔덜린 서한집이 간행되었습니다. ............... 나의 관심은 1798년 이후의 편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횔덜린은 자신의 삶, 사회의 발전 그리고 역사적 진보를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자신의 모든 노력이 더 이상의 커다란 영향력을 지니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첫째로 당시의 문학적 풍토는 괴테와 실러가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젊은 작가를 돕고 지지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비난하는 등 낭만주의의 다양한 흐름을 수용하지 못하고, 그것을 오로지 하나의 부정적인 성향으로 치부했습니다. 둘째로 유럽 중부의 정치적 사회적 풍토는 진부한 봉건주의를 탈피하지 못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조금씩 발전되던 초기 자본주의는..

1 알림 (명저) 2022.10.17

뵐렌도르프의 시작품 (2)

첫 번째 작품은 프랑스어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뵐렌도르프가 독일에서 시 발표할 기회가 사라지자 스스로 작품을 번역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간청하는 시 세공업자"는 프랑스어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말하려는 것은 스스로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절대로 창안하지 않겠다는 내적인 다짐일 것입니다. “당신네는 마차로 왕래하고 웃으며,/ 내 몸을 갈기갈기 찢고 있어요,/ 좋고 나쁜 난동을 피우고 있네요,” 두 번째 시는 시인이 갈구하는 비밀스러운 고향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요정의 땅”으로서 “금빛 찬란한 기적의 나무”가 자라는 공간입니다. 시인은 “늪지의 부드러운 꽃”을 사랑합니다. 시인의 고향은 주어진 비참한 현실에 대한 반대급부의 상입니다. 뵐렌도르프는 프랑스와는 다른 조국의 억..

21 독일시 2022.08.26

서로박: 티크의 '윌리엄 로벨씨의 이야기'

독일의 낭만주의 소설가, 루드비히 티크 (1773 - 1853)의 "윌리엄 로벨 씨의 이야기"는 세 권으로 이루어진 장편으로서, 1795/ 96년에 익명으로 발표되었다. 주인공, 윌리엄 로벨은 영국의 부유한 집안 출신의 청년으로서 어릴 적에 어머니를 잃었다. 그는 다소 유약한 심리 구조를 지닌 자로서, 타인의 유혹에 쉽사리 빠져드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주인공에게 자기 의지가 부족해서 인지, 아니면 그가 섬세하고 공상적이며, 정서적 분위기에 약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예컨대 윌리엄 로벨은 이웃의 아름다운 처녀, 아말리 윌몬트에게 깊은 연정을 느낀다. 그러나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마디 건네지 못하다가, 그미를 떠나보내고 만다. 주인공에게는 에드워드 버톤이라는 친한 친구가 있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아버지 월터..

41 19전독문헌 2022.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