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계속됩니다.) 『흔적들』의 글들은 그 자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흔적이라는 단어는 자구적으로는 발자국, 바퀴 자국 등으로 이해되며, 단서 내지는 암호 등의 의미를 지닌다. 주어진 현실 속에는 우리의 눈에 띄지 않는 수많은 흔적이 마치 어떤 놀라운 비밀처럼 숨어 있다. 블로흐는 에드거 알란 포, 코난 도일 그리고 아가사 크리스티처럼 이러한 암호를 세심하게 주시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블로흐의 짤막한 글이 드러내려는 것은 무엇일까? 오로지 인간과 세계에 도사린 변화의 효모 그리고 갈망의 방어기제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흔적들』이 블로흐의 희망 철학 사상을 압축한 미세화인 근거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역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항을 지적하고 싶다. 첫째로 블로흐의 글들은 블로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