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조형 예술 19

서로박: 마네의 '풀밭 위의 아침 식사' 해설

사람들은 에두아르 마네의 그림을 좋아하여, 그의 삶의 행적을 알고 싶어 했습니다. 그때마다 마네는 “꽃밭에 가보세요. 그곳에 가면 나의 삶이 다 보일 것입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나중에 에른스트 블로흐는 이를 인용하면서, 자신의 행적에 관해 묻는 리포터들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나의 저작물을 구해서 보세요. 그 속에는 나의 삶이 용해되어 있습니다.” 각설, 마네는 자신의 사적인 삶에 관해서 언급하기를 꺼려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사랑 그리고 이와 결부된 프라이버시를 공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마네에게는 커다란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집에서 피아노를 가르치던 네덜란드 출신의 수잔네 렌호프를 연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파리의 저명한 판사였던 마네의 아버지는 자신의 집에서 피..

11 조형 예술 2024.04.14

영화 모딜리아니, 그 휘황찬란과 아쉬움

Modigliani Soundtrack Angeli (5분 55초) https://www.youtube.com/watch?v=eBgt6vpVmgU Modigliani Trailer (2분 18초) https://www.youtube.com/watch?v=GCN-p5_HT_M Modigliani Ave Maria (5분 12초) https://www.youtube.com/watch?v=Ns58H671Yoo Al Bano and Romina Power - Liberta - Modigliani (4분 18초) https://www.youtube.com/watch?v=f-GMYDoTfI0 Modigliani-Soundtrack Mix (Guy Farley) (11분 7초) https://www.youtube.c..

11 조형 예술 2023.12.05

빈생 칼러보 그리고 생태 도시 (2)

미국의 인디언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고래는 지구의 기억이며 시간의 수호자이다. 만약 고래가 사라진다면, 인간의 나날 역시 헤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Wale sind das Gedächtnis der Erde und die Hüter der Zeit.Wenn es die Wale nicht mehr gibt, sind die Tage der Menschen gezählt. " 언젠가 고래는 육지에 살던 동물인데 인간을 피해 바다로 떠났습니다. 살다보니 고래는 바다에 적응하게 되었고, 육지보다도 더 넓은 대양에서 헤엄치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고래의 눈을 보여줍니다. 고래는 은혜와 원한을 아는 동물입니다. 자신의 임을 죽인 인간을 20년 동안 기억하는 동물이 고래입니다. 인간은 동물들에게서 많은..

11 조형 예술 2023.02.25

빈생 칼러보 그리고 생태 도시 (1)

공간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의 구체적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도시계획의 영역과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지닙니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의 지질학자이자 사회 이론가인 데이비드 하비는 공간 유토피아를 위한 다양한 실험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이를테면 데이비드 하비 David Harvey외에도 빈생 칼러보 Vincent Callebaut 라는 건축가는 미래의 유토피아의 공간을 위한 다양한 실험을 행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립 경제 체제의 건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집 자체가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놀라운 착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생태 도시 전체가 에너지를 활용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구상은 빈생 칼러보 건축 사무소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현대의 생태 도시는..

11 조형 예술 2023.02.25

서로박: 뒤러의 '멜랑콜리아 I'

뉘른베르크에 있는 알브레히트 뒤러 하우스 친애하는 J, 알브레히트 뒤러 (1471 - 1528)의 그림에 대해 커다란 애착을 느끼곤 합니다. 그의 그림들은 신에 대한 깊은 신앙심 그리고 변화하는 세계를 진지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나는 유학의 기간 동안 뉘른베르크에 있는 뒤러하우스를 몇 번 찾아 갔습니다. 뒤러는 평생 동안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는 가난과 폭정 그리고 종교개혁이 난무하던 시대에 살았습니다. 예컨대 그가 21세가 되던 해에 신대륙이 발견되었으며, 46세가 되던 해에는 마르틴 루터가 종교 개혁을 일으켰고, 54세의 나이에는 독일에서 뮌처에 의해서 농민 혁명이 발발하였습니다. 뒤러는 자신의 개혁적 지조 그리고 세상과 세상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그림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리하..

11 조형 예술 2022.12.19

서로박: 망각의 대상으로서의 이카로스 (2)

문제는 브뢰헬의 그림이 화가의 의도와는 달리 해석된다는 사실입니다. 화가는 이카로스의 오만과 취기를 비판하기 위해서 그렸지만, 그의 그림은 기이하게도 어떤 끔찍한 파국에 대한 세상의 냉담성을 예리하게 보여줍니다. 어째서 소시민들은 현재 이곳에서 발생하는 끔찍한 파국을 바라보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것을 기억하지 않으려는 것일까요? 이러한 고통스러운 물음은 영국 시인 위스탠 H. 오든 Wystan H. Auden의 시 「조형예술 박물관 Musée des Beaux Arts」(1938)에서 잘 나타납니다. “고통에 관해서 그들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과거의 거장들은 얼마나 인간의 태도를/ 잘 이해했던가, 어딘가에서 누군가 밥을 먹고 창문을 그냥 열어 제치거나 혹은 어디론가 어슬렁거리는 동안/ 어떤 듣지..

11 조형 예술 2021.06.28

서로박: 망각의 대상으로서의 이카로스 (1)

이카로스의 문학적 모티프를 고려할 때 네덜란드의 화가 피터 브뢰헬 Pieter Breughel의 유화 작품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후세의 시인들에게 어떤 놀라운 집필 계기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미리 말하자면 끔찍한 파국 그리고 세상의 냉담성 사이의 위화감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브뢰헬은 1555년에서 1560년 사이에 「이카로스의 추락」이라는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이 작품의 복사본은 현재 브뤼셀에 있는 ‘왕실 조형예술 박물관 Musée Royaux des Beaux-Art’에 보관되어 있으며, 원본은 미국의 뉴욕에 있는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위의 그림은 네덜란드 작가 피터 브뢰헬 (1525 - 1569)의 "이카로스의 추락"이라는 그림입니다. 질문 1: 등장 인물은 ..

11 조형 예술 2021.06.28

서로박: 소녀상 속에는 숨어 있다, 처절한 냉정이.

때로는 수많은 설명 대신에 몇 가지 질문이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김서경, 김운성 화백의 위대한 작품 "소녀상. 빈의자에 새긴 약속"입니다. 소녀상에 관해서 일방적으로 서술하는 대신에 질문을 던지도록 하겠습니다. 1. 소녀에게는 어째서 표정이 없을까요? 왜 화가는 소녀에게서 눈물과 오열 그리고 회한 등을 생략했을까요? (힌트: 동체대비란 중생을 바라보는 보살의 측은지심을 가리킵니다. 눈물, 오열, 후회, 진정한 참회는 그미의 몫이 아니라, (잠재적) 가해자의 몫일 것입니다.) 2. 소녀의 뺨은 너무나 붉습니다. 어째서 화가는 그미의 뺨을 붉게 그려놓았을까요? (힌트: 청춘의 열정, 부끄러움, 회한의 눈물, 그밖에 무엇이 있을까요?) 2. 소녀는 주황색 저고리와 까만 치마를 입고 있습니다. ..

11 조형 예술 2021.06.06

서로박: 모나리자, 눈부신 현혹 (3)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모나리자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첫째로 초상화 속의 인물은 어쩌면 거울 속의 상일 수 있습니다. 모나리자의 시선은 외부가 아니라, 내면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거울 속 자기 자신을 대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그미는 주어진 현실 속에서 타자를 고찰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이상화된 내적인 자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은 대상화 이론에서 이러한 관점에 관해서 자세히 언급한 바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머니 (혹은 애호의 대상자)와의 관계 속에서 외부적 조건을 알려고 합니다. 자신과 어머니 사이의 관계는 주위 환경에 대한 이해 내지는 관심사와 정비례하지요. (Melanie Klein: Ein Kind entwickelt sich. Met..

11 조형 예술 2021.04.29

서로박: 모나리자, 눈부신 현혹 (2)

8. 모나리자는 미소를 짓고 있는가?: 그림 속에서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모나리자의 눈썹 부분 그리고 입술 부분입니다. 그미의 눈길은 약간 왼쪽으로 향해 있습니다. 입을 다물고 있지만, 왼쪽 입가가 약간 올라가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모나리자가 미소를 짓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모나리자의 입은 측면에서, 혹은 정면에서 고찰할 때 약간 달리 보입니다. 과연 그미는 미소를 짓고 있을까요? 이러한 물음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나리자의 미소야 말로 여성의 모든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스푸마토sfumato”라고 하는 기법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 현상일 수 있습니다. 스푸마토는 붓으로 서른 번에 걸쳐 계속 덧칠하여 윤곽이 흐릿하게 변하게 하는 기법으로서 공기원근법..

11 조형 예술 2021.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