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철학 이론 78

서로박: (5) 플라톤의 국가

(앞에서 계속됩니다.) 27. 플라톤의 이상: 플라톤은 철인 (哲人) 통치를 꿈꾸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이상 국가를 실현하기 위하여 시칠리아의 섬에 있는 시라쿠사로 떠나야 한다는 것을 하나의 사명으로 생각했습니다. 세 번에 걸친 그의 시라쿠사로 여행은 솔론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문헌 「아테네 사람들의 국가 법 Αθέναιόν πολιτεία」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밖에도 헤로도토스는 『역사』 제 3장 80 – 83절에서 플라톤의 정치적 편력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파네스는 공산주의에 관한 희극 「풍요로움Pluto」(BC. 408/ 388)에서 플라톤의 『국가』를 암시하며 국유 재산제도 그리고 생업의 공용화 등에 관해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건축가이자 도시 계획자인 히포다모..

23 철학 이론 2024.09.05

서로박: (4) 플라톤의 국가

(앞에서 계속됩니다.) 21. 『국가』는 향락과 즐거움이 배제된 국가의 모델이다: 고대 사회의 계급, 계층, 바르나, 카스트 등으로 표현되는 수직구도의 인간관계가 천부적인 것으로 이해되었다면 (김유동: 168), 근대 사회에서 나타난, 경제적 소유에 바탕을 둔 수직적 지배 질서 구조는 인위적 사회관계 속에서 형성된 것입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고대 사회의 사람들은 이른바 신에 의해 정해진, 계층적 수직 구조를 처음부터 당연시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플라톤의 『국가』가 유토피아의 사상의 모범적 문헌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논거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플라톤의 문헌이 유토피아 사상을 담은 효시의 문헌으로 적당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플라톤의 국가의 상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이념적 범례이기 때문입니다. 그..

23 철학 이론 2024.09.05

서로박: (3) 플라톤의 국가

(앞에서 계속됩니다.) 14.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플라톤은 여성의 능력을 남성의 그것과 동등하다고 생각했지만, 여성이 육체적으로 남성보다 유약하므로, 모든 직업에서 여성의 이행 능력은 남성의 그것보다 부족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남성과 여성은 플라톤에 의하면 생물학적으로 다른 기능을 지니고 있으므로, 남자와 여자가 제각기 다른 일을 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평민 계급에 속하는 남자는 재화를 창출하는 데 노력해야 하고, 평민 계급에 속하는 여자는 아이 낳고 키우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Berneri: 38). 플라톤은 이러한 입장은 오래 시간에 걸쳐, 즉 칸트와 헤겔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남성의 능동적 특성과 여성의 수동적 특성을 확정하도록 작용했습니다. 이러한 선입견이 ..

23 철학 이론 2024.09.05

서로박: (2) 플라톤의 국가

(앞에서 계속됩니다.) 7. 결코 범접할 수 없는 세 가지 계층: 소크라테스와 글라우콘 그리고 아다이만토스 사이의 대화는 제 3권에서 계속됩니다. 이들의 대화는 계층 국가내의 국가관을 위한 “교육paideia”의 문제에 관한 것입니다. 국가에는 세 가지 계급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농부와 “수공업자Δεμιυργοι”의 계급, “파수꾼Φλακες”의 계급 그리고 “지배자Αρχοντες”의 계급입니다. 지배자의 수가 적은 반면에 농부와 수공업자들의 수는 많으며, 공동체를 영위하기 위한 필수적인 생업에 종사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정의와 행복감과 관련하여 이들의 개별적인 삶에 관해서 세부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은 두 가지로 설명됩니다. 첫째로 플라톤은 자신의 출신 성분 그리고 역사적 사회적 ..

23 철학 이론 2024.09.05

서로박: (1) 플라톤의 국가

1. 『국가』는 유토피아의 효시가 아니다 (1):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플라톤의 『국가Πολιθεια』는 유토피아 연구에 있어서, 참고서적일 뿐, 유토피아의 모델로서 부적절한 문헌입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 사항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국가』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평등 사회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국가』 속의 모든 인간은 지배계급, 군인계급 그리고 평민계급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계급은 천부적인 것으로 세습되고 있습니다. 평민으로 태어난 자는 군인 내지 지배자가 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둘째로 혹자는 플라톤의 『국가』가 당시의 도시 국가, 스파르타를 의식하고, 이와 반대되는 국가의 틀을 축조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스파르타는 플라톤의 눈에는 패배한 아테네가 본을 받아야 하는..

23 철학 이론 2024.09.05

서로박: B. 슈미트의 '고향의 저편에서'

다음의 글은 블로흐의 제자, 부르크하르트의 책, "고향의 저편에서. 파괴성 속에 주도적으로 자리한, 유토피아에 적대적인 입장에 반대하면서 Am Jenseits zu Heimat. Gegen die herrschende Utopiefeindlichkeit im Dekonstruktiven." (1994)을 요약한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오늘날의 유토피아의 사고가 어떠한 기능을 지니는지, 그리고 현대의 디지털 기술 메커니즘의 사회에서 유토피아가 과연 어떠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천착하고 있다. 첫 번째 책은 1988년에 간행된 것으로서, 다른 글을 통해서 자세히 언급한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고, 여기서는 두 번째 문헌만을 고려하기로 한다. 『고향의 저편에서』는 후기 산업 사회에서의 유토..

23 철학 이론 2024.04.03

서로박: 가다머의 진리와 방법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 (1900 -2002)의 "진리와 방법"은 1960년 튀빙엔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가다머는 세가지 방법론 -지적 방법 (ars intelligendi), 해명의 방법 (ars explicandi), 결합의 방법 (ars applicandi)-을 바탕으로 하여 해석학을 새롭게 그리고 포괄적으로 발전시킨다. 이때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적이며 법률적인 방법을 함께 고려하고 있으며, 철학에서 논의되는 해석학적 순환 및 (키르케고르의 “동시성”의 개념과 같은) 신학적 사고 유형 등을 이전, 확장 그리고 우주화시키고 있다. 가다머는 고전적 미학 용어인 “카타르시스”, “유희적 구상안” 등의 가치를 복원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에 충실한 입장을 취한다. 이러한 태도는 미학적 모더니즘이 간..

23 철학 이론 2024.01.29

서로박: 칸트의 '어느 환시자의 꿈'

임마누엘 칸트 (Immanuel Kant, 1721 - 1804)의 「어느 환시자의 꿈. 형이상학의 꿈에 의한 해명 (Träume eines Geistersehers, erläutert durch Träume der Metaphysik)」은 1766년에 간행되었다. 이는 칸트의 놀라운 기지를 발휘한 풍자의 글이다. 여기서 칸트는 엠마누엘 스웨덴보리 (E. Swedenborg)의 심령주의를 논의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나아가 독일의 철학자 크리스티안 볼프 (Chr. Wolff)와 그의 추종자들의 합리주의 사상 역시 논제로 나타난다. 스웨덴보리와 그의 추종자들은 심령적인 방법으로써 영혼의 세계를 투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과연 철학자는 정신과 영혼 세계의 신비로운 영역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하..

23 철학 이론 2023.12.31

서로박: 바흐오펜의 '모권'

요한 야콥 바흐오펜 (1815 - 1887)의 "모권 Das Materiarchat"은 철학 내지 종교사를 다룬 작품으로서 1861년에 발표되었다. 바흐오펜은 고대 그리스 이전의 선사 시대 및 고대사 연구에 있어서 로마 역사 연구가 테오도르 몸젠 (Th. Mommsen)의 이른바 직관적인 것을 중시하는 문헌학 역사 연구 방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였다. 몸젠에 의하면 서양 역사는 가부장적 수직 구조의 연속선상에서 파악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바흐오펜은 이러한 견해를 반박하고, 가부장주의의 사회 구조 이전에 이미 모권 사회가 존재했다는 것을 주장했다. 이로써 나중에 이어지는 역사적 발전은 과거의 어느 시점에 부권주의의 구도로부터 교체되었다는 것이다. 바흐오펜은 이러한 견해에 바탕을 두어 다음과 같이 주장..

23 철학 이론 2023.12.26

서로박: 베벨의 '여성과 사회주의'

사민당에서 활동한 유명한 정치가, 아우구스트 베벨 (1840 - 1913)의 문화 비평적 연구서인 "여성과 사회주의"는 1879년 라이프치히에서 불법으로 간행하였다. 그런데 책에는 간행 장소로서 “취리히”라고 씌어져 있다. 이른바 1878년에 공표된 “사회주의자 법”에 의하면 사회주의 노동자가 독일 내에서 어떠한 책도 출판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베벨의 책은 역사학 그리고 사회학의 연구서로 간행된 게 아니다. 그것은 나아가 정치적 투쟁을 위한 서적으로 집필된 것이다. 베벨은 처음에는 단순 노동자로 출발하여, 나중에는 놀라운 사민당 지도자로 일하다가 제국 의회 국회의원으로 경력을 쌓은 바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학문적 연구 방법과 실천적 의지를 가미시켜서, 가장 첨예한 여성 문제를 파헤쳤던 ..

23 철학 이론 2023.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