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은 예언과 다르다.” (필자).“미래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지금 여기의 현실적 조건과 상황을 통찰하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안개 속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블로흐) 화가, 마네는 자신의 삶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시큰둥하게 대답하였습니다. “꽃밭에 가보세요. 거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에른스트 블로흐는 이와 유사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일갈하였습니다. “나의 문헌들을 접하세요. 거기에는 모든 게 담겨 있습니다.” 블로흐의 문헌은 필자의 눈에는 마치 심해에 가라앉은 해적선의 보석상자처럼 비칩니다. 블로흐는 평생 폭넓게 사고했고, 학제적으로 통찰했습니다. 그런데도 오늘날 영미권에서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신학에서만 약간 거론될 뿐입니다. 어쩌면 문체의 난해함 그리고 자본주의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