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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설호: (3) 한국 사회와 성

(앞에서 계속됩니다.) 18. 낙태, 해외 입양: 낙태 수술은 분단된 서독에서는 이탈리아와는 달리 불법이었습니다. 대신 십 대의 소녀도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고 자기 아이를 키울 수도 있지요. 그런데 유럽에서 낙태 수술에 대한 정부의 금지 조처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이는 근본적으로는 생명을 중시하는 가톨릭 계율 때문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인구 정책과 관련된 것입니다. 아이를 갖느냐, 갖지 않느냐? 하는 결단은 여성의 출산 의사, 경제 능력, 보육에 대한 책임감 등에 의해 결정되어야 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공장에서 일하는 한국 여성들 가운데 미혼모가 많았습니다. 요즈음에는 여학생들도 몰래 출산한 아기를 몰래 베이비박스에 버리거나, 홀트 재단에 넘긴다고 합니다. 한국이 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들어가면서..

2a 나의 산문 2025.08.23

박설호: (7) 브레히트의 후기시 연구

(앞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7.브레히트의 단시 「해결 방법」을 분석하기 전에, 우리는 일단 1953년 6월 당시의 구동독 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상황을 간략히 기술해야 할 것 같다. 1952년 사회주의 통일당 제 1서기 발터 울브리히트는 SED의 제 2차 당 대회에서 사회주의의 건설을 강력히 주창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노동 시간과 더 강한 노동 정신이 요구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 기업가, 수공업자 그리고 농부들의 견해는 당의 이러한 정책과는 무관하게 취급되었고, 그들의 노동 조건은 더욱 악화되었다. 교회에 대한 탄압 및 1953년 초에 도래한 심각한 식량난 등으로 인하여 국민들 중 더러는 서 베를린을 통해 이주하였다. 그럼에도 구동독 당 중앙 위원회는 1953년 5월 작업 규..

46 Brecht 2025.08.22

박설호의 시, '아빠의 눈물 편지'

아빠의 눈물 편지박설호어미 없이 자란 하동 포구 계모야 고기 많이 담아줘 커다란 눈동자에 비친 유학의 꿈 나고야의 안개잔인한 외로움이 스무 살에 줄줄이 사탕 처자 거느리게 했고 법대생 천안 삼거리에서 학비 벌려고 실타래를 팔았지고시 공부 안타깝게 포기하고 시작한 양계 사업 아들이 닭에 쪼이자 모가지 비틀던 나의 노여움 돌림병으로 돌아왔지송도항에서 붕장어싣고 시모노세키로 떠난 배 죽은 물고기 대금 아까워 몰래 들여온 일본 제품 압수당하고아내의 욕심 그만 화를 불렀지 통곡 소리 어느 겨울 새벽에 눈길 딛고 돌아온 한복 고무신에 새겨진 수인번호 “107”욕지도에서 시작한 가두리 양식 사업 태풍에 찢긴 그물망을 빠져나간 도미 새끼들 자본의 큰 생선에 다시 먹혀나가고다시 밀양 단장면에 숨었지 세상은 술 취했을 ..

20 나의 시 2025.08.22

박설호: (2) 블로흐와 헤겔, 재기억 비판

(앞에서 계속됩니다.) 7. 플라톤의 재기억: 헤겔은 “재기억 anamnesis”이 이전에 가지고 있던 개념의 재현이라는 점에서 일차적으로 기억을 거부합니다. 그러나 그는 보편성을 추구하는 정신이 이질적이거나 외부적인 것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내적 자아, 즉 자신의 본질을 인식한다는 의미에서 기억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헤겔은 철학사 강의에서 플라톤의 재-기억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기억이란 한 가지 의미에 있어서 그다지 매끄럽지 못한 표현입니다. 즉 인간은 이전의 다른 시대에 이미 존재했던 생각을 재생산해내는 그러한 의미 말입니다. 그런데 기억은 어원을 따질 때 ‘내향성 Er-innerung’의 의미, 즉 자신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의미를 지니고..

23 철학 이론 2025.08.21

박설호: (2) 한국 사회와 성

(앞에서 계속됩니다.) 9. 성과 질투: 서양에서 여자가 이혼했을 경우, 사람들은 이를 측은하게 여깁니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으리라고 여기면서. 그러나 한국에서 남녀가 이혼했을 경우, 사회는 여전히 그들에게 손가락질합니다. 분명히 성격상의 혹은 신체상의 하자가 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이중적으로 비난을 당합니다. 그런데 인간 동물은 물건이 아니므로, 파트너를 냉장고처럼 버릴 수도, 함부로 사들일 수는 없지요. 서양에서 남녀가 서로 사랑하게 되면, 그들은 으레 상대방에게 과거 사랑의 상처를 고백하곤 합니다. 대부분 상대방은 이를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자신이 나서서 돕겠다고 임에게 말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남녀가 서로 사랑하게 되면, 그들은 과거의 ..

2a 나의 산문 2025.08.20

(단상. 572) 내 문학의 시작과 끝

아직도 많이 모자라고 부족한데, 끝을 생각할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사는 동안 그저 뚜벅뚜벅 걸어갈 수밖에. 나의 문학은 돈 그리고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하여, 돈 그리고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끝난다. 시작품 「부산 그미와의 오랜 이별의 서러움과 순간적 재회의 허망함을 노래한 담시 1」에서는 부산 여자가 등장한다. 그미는 고래고함을 지른다. "갱제를 살리야 돈이 능준할 꺼 아이가? 옛날만 새김질하고 자연이 어쩌구 환경이 저쩌구 씨버리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가?"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하긴 중요하다. 물론 지역마다 사람들의 삶은 다르다. 대도시 달동네 주민들의 하루하루는 각박하다. 삼시세끼 챙기는 것조차도 힘이 든다. 추운 겨울보다, 더운 여름을 버티는 게 더 힘이 든다. 겨울에 움직이면 ..

3 내 단상 2025.08.20

박설호: (6) 브레히트의 후기시 연구

(앞에서 계속됩니다.) 6.브레히트는 「부코 비가」에서 1953년을 전후한 구동독의 문화 및 경제 정책을 비판적으로 다루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사회주의의 발전을 부정하고 동구로부터 등을 돌린 앙드레 지드와 아르투르 케스틀러와 브레히트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50년대에 브레히트에게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의 문제는 개인적 자유와 전체주의적 정책 사이의 문제와는 별개의 차원에서 수용되었던 것이다. (각주: 브레히트는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인간 생활의 야만적인 모습이 나타난다고 굳게 믿었으며, “무산 계급은 혁명 이후에 유산 계급의 비인간적인 생활관을 타파할 수 있다”는 마르크스의 생각에 동의하였다.). 그런데 혁명이란 인간에게 미덕을 심어주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악덕을 안겨줄 것이라고 한다. 왜..

46 Brecht 2025.08.19

박설호: (1) 블로흐와 헤겔. 재기억 비판

“본질은 결코 과거의 본성이 아니다. 세계의 본질 자체는 전선 가까이 위치한다.” (블로흐)“헤겔은 “완전한 복원restitutio in integrum”을 중시하면서, 결국 “새로운 탐험expeditio in novum”을 되찾아내고 있다.” (블로흐)“위험이 있는 곳에는 구원 또한 자란다.Wo Gefahr ist, wächst das Rettende auch”. (횔덜린) 1. 재기억의 놀라운 기능: 진리란 플라톤에 의하면 과거에 존재했던 원형으로서의 이데아라고 합니다. 플라톤은 진리를 깨닫는 데 있어서 이러한 이데아를 다시 기억해내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Kunzmann: 40). 지금까지의 철학이 학문적 방향에 있어서 항상 과거로 향하는 것은 재기억 이론의 영향 그 때문입니다. 헤겔은 모든 지..

23 철학 이론 2025.08.19

서로박: 사이코패스 테스트

사이코패스 테스트 (40문항에 답하라) 1. 나는 멋지게 생겼으며, 교활할 정도로 잔머리를 굴릴 줄 안다. 나는 당당하며, 상대방을 얼마든지 설득시킬 자신이 있다. 아무 말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매우 힘이 든다. 필요하다면, 나는 얼마든지 누군가에게 객쩍은 수다를 떨 수 있다. 가. 그렇지 않다. 나. 가끔 그렇다. 다. 항상 그렇다 2. 나는 매우 자신감에 넘치고, 자기중심적이다. 심지어는 얼마든지 개의치 않은 채 허풍을 떨기도 한다. 이따금 나 자신의 능력을 과도하게 믿기도 한다. 가. 그렇지 않다. 나. 가끔 그렇다. 다. 항상 그렇다 3. 나는 매우 영특하고, 날카로운 시각을 지니며, 잔꾀를 부릴 줄 안다. 만약 필요하다면, 다름 사람을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 또한 파렴치하게, 비양심..

5 사회심리론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