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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인, 닥마르 닉의 시 두 편

닥마르 닉 (1926 - )은 1926년 브레슬라우에서 태어나다. 아버지, 에드문트 닉은 1923년부터 1933년까지 슐레지엔 방송국의 음악 담당으로 일하다. 그미의 가족은 1933년 베를린으로 이주하였는데, 거기서 그미의 아버지는 연극과 영화를 위한 음악을 작곡하다. 당시 닉의 어머니는 유대인 피가 약간 섞여 있어서 고립된 채 슐레지엔에서 숨어서 살다. 1945년 닉의 가족은 소련군이 진군하기 전에 바이에른의 렝리스로 도피하였으며, 1948년부터 뮌헨에 정주하다. 닉은 잉게보르크 바흐만, 힐데 도민 그리고 로제 아우스렌더와 함께 전후 독일 시단을 대표하는 여류 시인으로 손꼽힌다. 대표적 시집으로서 『순교자』(1947), 『증명과 표시』(1969),『헤아린 나날들』(1989) 등이 있다. 오만불손 닥마..

21 독일시 2026.05.22

서로박: 카시러의 '상징적 형태들의 철학'

에른스트 카시러 (E. Cassierer, 1874 - 1945)의 "상징적 형태들의 철학 (Philosophie der symbolischen Formen)"은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923년에서 1929년 사이에 발표되었다. 카시러의 문학적 관심사는 본서 집필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이성에 대한 비판”은 카시러에 의하면 “문화에 대한 비판”으로 이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919년부터 카시러는 학문적으로 바르부르크 도서관과 접촉하였고, 이를 계기로 그는 (지금까지 관심을 기울였던) 철학 연구와 문학과의 관련성을 본격적으로 추적하기 시작했다. 일찍이 그는 철학 자체가 어떤 문학적 형식을 표현한다는 점을 인식하여, 18세기와 19세기의 문학에서 철학이 어떻게 수용되었는가? 를 연구한 바 있..

23 철학 이론 2026.05.22

박설호: (2) 마르가레테 슈테핀의 시편 연구 2.

(앞에서 계속됩니다.) 2. 별리(別離): “트루데는 내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다” 내 친구를 약 7년 동안사랑했어요, 검은 오르게를*내 친구는 지금까지 항상나를 돌보아주었지요.모든 걱정을 떨치게 해주었어요. 이별의 시간이 도래했을 때그때 나는 처음으로 그가나를 거칠게 대하는 걸 보았어요.뻔뻔스럽게도 지금까지 우정에 대한모든 대가를 요구했어요. 그는 나를 거름에서 꺼내어소금과 빵을 건네준 자,하루라도 거짓을 말하지 않은 자,예나 지금에나 나를 따뜻이 대한 자,내가 항상 함께 살아야 한다고 말해요. 내 감사는 그저 받아들이는 것임을 그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요.그는 7년간 자신을 희생하면서헌신적으로 날 돌보았어요.허나 나는 그로부터 벗어나야 해요. 그를 사랑할 수 없다는 걸오르게는 당연히 여겼지요.허나 ..

46 Brecht 2026.05.20

박설호: (1) 마르가레테 슈테핀의 시편 연구 2

박설호: (1) 사랑을 사랑했지만, 사랑하기는 아니었어요. 마르가레테 슈테핀의 시편 연구 2 凸: 선생님은 마르가레테 슈테핀의 15편의 시들을 번역하셨습니다. 하나씩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각주: 마르가레테 슈테핀이 남긴 시는 15편에 불과하다. 필자는 국내 처음으로 시편 전부를 번역하여 해설해 보았다. 출전은 다음과 같다. Steffin, Margarete (1992): Konfutse versteht nichts von Frauen. Nachgelassene Texte, (hrsg.) Inge Gellert, Rohwohlt: Berlin. )凹: 작품들은 브레히트와의 서신 교류를 계기로 완성되었습니다. 서로 떨어져 있을 때 두 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소네트를 통해서 표현했던 것..

46 Brecht 2026.05.19

(명시 소개) 전홍준의 시, 순장(殉葬)

순장 殉葬전홍준 천수를 누리다 왕이 죽었다 사후세계에서 시중 들고지킬 젊은이로순결하고 단아한 처녀와씩씩하고 수려한 청년이선발되었다 무덤이 완성될 때까지선발된 자원들은안가에 모셔져 있었다 감언이설인 줄 알면서선택이 영광이라는 위세 앞에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피를 쏟고 짧은 생을 접을 때까지 기다리는살 떨리는 시간들 지배자의 무덤을 장식할도구로서의 저 목숨! *시작노트아라가야 지배자들의 무덤인 함안 말이산 고분과,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무덤의 내부를 들여다 보니, 외곽에는 돌로 쌓았고, 안쪽에는 나무관을 배치했다.이런 무덤 형태를 '돌덧널무덤'이라고 한다.관 중앙에는 주인공이 눕고, 발치에 토기를 든 여종 두명이 웅크리고, 관 밖에는 세명의 병사가 지키는 구조로 되어있다.자연사한 지배자와 순장된 하인들!'..

19 한국 문학 2026.05.18

블로흐 (2):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계속 이어집니다.) 만약 낮의 인간은 멍한 상태로 축 늘어져 있고, 두 남녀가 밤의 축제적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눈다면, 우리는 이에 상응하는 선율이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단호하고 경직된 리듬이 이어지는데, 이는 이졸데의 부끄러운 마음과 트리스탄의 당당함을 대신 말해준다. 제2막에서는 강한 음이 연속적으로 울려 퍼진다. 닻은 꺾이고, 방향타는 풍랑에 넘실거리며, 돛과 돛대는 거센 바람이 휘날린다. 세계, 권력, 광채, 명예, 기사도, 우정 등과 같은 낮의 모든 가치는 마치 하나의 스쳐 지나가는 꿈처럼 파손되어 있다. 일순간 가장 비밀스러운 나라로 향하는 항해 길이 열린다. 사악한 인간, 멜로트는 요란한 낮의 모티프를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누가 나를 감히 조롱하는가?” 두 번째 ..

10 음악 예술 2026.05.17

박설호의 시, '노랑붓꽃'

노랑붓꽃박설호 우금치 계곡에서 장군님 영혼이 깨어났어요 흰옷의 피가 오롯이 싹 하나 틔우게 했을까요 첫번째 외화피는 어머니의 통곡 소리 그래도 버덩에서 살며시 옷 벗어 던졌지요 시천주 외치다 그만 눈자위 퉁퉁 부었지*일본의 흰꼬리수리 나절가웃 모두를 노렸지요 장군님 우린 꼼짝 않고 따뜻한 봄 기다렸어요 두번째 외화피는 고개 숙인 아내 근심 씨앗들 성 이름 바꿔 멀리 떠나야 했지요꽃말이 이어질 것을 무시로 타울거렸지장군님 나와 함께 그늘에서 감투거리 즐겨봐요 지나가는 청포 장수 우릴 보며 얼굴 빨개지지요 세번째 외화피는 딸이 흘린 피 냄새 죽음이 우릴 다시 사랑하게 했어요 에움길에서 마파람 꽃씨 몇 개를 부안으로 날렸지 ................ * 시천주: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

20 나의 시 2026.05.15

블로흐: (1)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출전: Ernst Bloch: Geist der Utopie, die zweite Fassung, Frankfurt a. M. 1985. S. 108 - 114. (박설호 역) .......................... 그런데 모차르트의 참된 모습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그의 음악은 아즉도 완전히 성취되지 않았다. 보리수 나뭇잎의 움직임을 생각해 보라. 잎사귀는 우아하게 흔들리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Der fliegende Holländer」, 「탄호이저Tannhäuser」, 혹은 「로엔그린 Lohengrin」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게다가 「뉘른베르크 명가수 Der Nürnberger Meistersänger」의 놀라운 무대 설정에 관해서 말..

10 음악 예술 2026.05.14

서로박: 로티의 '철학 그리고 자연의 거울'

리쳐드 로티 (R. Rorty, 1931 - 2007)의 "철학 그리고 자연의 거울 (Philosophy and thr mirror of nature)"은 1979년 프린세톤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로티는 실증주의 철학의 포스트 모던한 방향을 주도하는 탁월한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조직적 분석 철학의 대안으로서 그는 어떤 역동적, 역사적, 대화 중심적 입장을 개진한다. 로티의 이러한 입장은 철학의 인식 이론적 원칙보다는 오히려 해석학적 원칙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지금까지 철학의 영역에서는 칸트 이후로 다음과 같은 가설이 인정되어 왔다. 즉 “철학은 지식의 토대를 문제 삼고, 이로써 모든 학문의 출발점 및 문화적 성과의 효용성에 대해 하나의 결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학문의 기본적 훈련과 같다..

23 철학 이론 2026.05.11

Ian Anderson의 신과 함께 추는 12개의 댄스

다음을 클릭하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47분) https://www.youtube.com/watch?v=FRKHDB0lZl4&list=PLW_7N985la48LIojHo9DQ_oc9BZ8bOz7k&index=1 Jethro Tull의 리드 보컬이자 플루티스트인 이안 앤더슨은 1996년에 놀라운 LP를 간행하였다. 제목이 특이하다. 신과 추는 12개의 춤이라니, 참으로 놀랍다. 12곡 모두 연주곡이며, 켈트 음악("In the Grip of Stronger Stuff"), 에스파냐 음악("In the Pay of Spain"), 아프리카 음악("En Afrique") 등 다양한 민족 음악 전통의 영향을 받았다. 앤더슨은 1995년 솔로 투어를 진행했는데, 콘서트 전반부에는 앨범 전체를 처음부터 끝..

10 음악 예술 202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