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잘로 라미레스 *박설호 그대가 내게 선물한남미 음악의 카세트에는그대의 희망과 노여움그대의 참을 수 없는고독이 배여 있다 그 음악을 듣고 있으면그대 숨겨 주었다고단도에 찔린 친구피가 배인 볼리비아의진흙이 떠오른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커피와 마리화나의 땅허나 그대 아랑곳없이투박한 인디언의미소를 남기곤 했지 곤잘로 언제였던가그대는 뮌헨에서 내게에스파냐 글을 보여주었네시방은 남의 식솔이 된처자의 뒤엉킨 편지를 신(神)과 혁명 그리고사랑 노래한 그대의시(詩)들 하지만 유럽인들횃불에 둘러앉아서노래 부를 줄 모른다 서양의 꽃송이들 다만그대의 남성을 사랑하고순박한 여자바라기그들의 차가운 가슴에불 지필 줄 안다 그대 내게 선물한남미 음악의 카세트에는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칠백 마르크의 생활비망명의 눈물이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