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유토피아 73

서로박: 알프레트 도렌의 유토피아론

알프레트 도렌은 1927년에 「갈망의 장소 그리고 갈망의 시간 Wunschträume und Wunschzeiten」이라는 논문을 집필하였다. 원래 그는 1920년대에 출현한 한스 기어스베르거 Hans Girsberger 그리고 헤르만 온켄 Hermann Oncken의 저작물을 접하고 유토피아의 지형도를 분명하게 설정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었다. 도렌은 유토피아 그리고 천년왕국설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시켜서 독립적으로 해명하는 처사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유토피아와 천년왕국설은 그 자체 갈망의 장소 내지 갈망의 시간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도렌은 유토피아의 문헌으로서 모어의 『유토피아』를 거론하지만, 천년왕국설의 문헌으로서 『오버라인 지역의 혁명가 Der oberrheinisc..

26 유토피아 2024.04.19

서로박: 미하엘 빈터의 유토피아

미하엘 빈터는 1978년 『유토피아 개관 Compendium Utopiarum』의 발표했는데,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즉 서구 산업 국가가 유토피아로부터 등을 돌린 것은 유토피아의 사고가 대폭 실현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토피아의 땅은 오늘날 스위스로부터 하와이를 거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어진다고 한다. 현대 사회는 의학을 발달로 인간의 수명을 늘려놓았으며, 프랜시스 베이컨이 추구하던 식량 공급의 이상을 실현하였다고 한다. 신용카드는 영원한 풍요로움을 보장해주고, 여행 산업은 지속적으로 붐을 맞이하고 있다. 맹수는 지구상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인간은 법령에 의해서 어느 정도 제한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자연의 위험은 현대의 간접 자본의 시설로 인해서 사전에 차단되고, 국지전을 제외하면 거..

26 유토피아 2023.10.31

서로박: 홀란트-쿤츠의 페미니즘 유토피아

요아힘 페스트는 1991년에 『유토피아의 종말』을 발표하여, 현대에는 더 이상 유토피아가 필요하지 않다고 피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여성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바르바라 홀란트-쿤츠는 「다른 주체의 유토피아」그리고 『새로운 여성 운동의 유토피아』에서 페스트의 주장을 한 마디로 일축하였다. 왜냐하면 60년대 이후로 수많은 여성 작가들이 21세기 새로운 삶의 가능성으로서의 여성주의 유토피아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유토피아의 설계는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그 이유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온 여성에 대한 성 정치적 편견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드리히 실러가 자신의 시에서 묘사한 바 있듯이 세계 각국의 사람들은 “여성에게서 고뿔이 풀리면, 가장 끔찍한 광기가 날뛰게 ..

26 유토피아 2023.09.11

서로박: 빌케의 아토피아 사회

헬무트 빌케 (1945 - )는 니클라스 루만의 시스템 이론에 입각하여 자신의 아토피아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21세기에 이르러 현대 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가령 국가의 영토 구분은 오늘날 급진적으로 해체되어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에 제한이 없으며, 사회의 변형이라든가 이행의 과정은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다. 고전적 유토피아의 전통은 거의 파괴되고, 그 대신에 디지털 사회 구조가 정착되었다. 이로써 출현하는 것은 아토피아라고 한다. “아토피아”는 유토피아의 뜻과는 달리 정치적 영역으로서의 장소의 중요성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아토피아는 정치와 복지 국가에 대한 믿음에 대항하는 사고로 출현한 셈이다. 변화된 사회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

26 유토피아 2023.04.08

서로박: (5) 토마스 뮌처의 천년왕국설

(앞에서 계속됩니다.) 25. 재세례파와 토마스 뮌처의 농민 혁명에 대한 평가: 15세기 말부터 유럽의 가난한 사람들은 오랫동안 국가의 폭력 그리고 이에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교회 체제에 굴복하면서 살았습니다. 이들은 뮌처를 중심으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터전으로서의 상호부조의 사회를 건설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계획은 종교 혁명의 운동으로 시작되었으며, 결국은 재세례파와 뮌처의 농민 운동으로 발전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존엄성을 고수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토대는 종교 개혁 및 사회 개혁의 움직임으로 발전되었던 것입니다. 이는 더 나은 삶을 구현하여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지상의 천국을 구현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발전되었습니다. 나중에 카를 카우츠키는 자신의 책에서 농민 혁명을..

26 유토피아 2023.04.02

서로박: (4) 토마스 뮌처의 천년왕국설

(앞에서 계속됩니다.) 17. 루터의 변절과 그의 언어적 폭력: 루터는 고위층에 대항하여 싸우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1521년 보름스 성당에서 고초를 겪은 뒤에, 성서 번역에 몰두하고, 세상사에 관여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루터가 보름스 성당에서 자신의 주장을 번복하고, 권력에 굴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체득한 죽음에 대한 위기의식은 이후 그의 정치적 행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후에 보여준 루터의 정치적 입장은 수구반동주의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가령 루터가 독일 농민 혁명 당시에 그냥 가만히 있지 않고, 농부들의 폭동을 천민들과 강도떼의 폭력적인 난동이라고 규정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세요. 루터는 기득권 세력에 빌붙어서 체제 옹호적으로 처신한 셈입니다. 그의 짤막한..

26 유토피아 2023.04.02

서로박: (3) 토마스 뮌처의 천년왕국설

(앞에서 계속됩니다.) 10. 심령주의 신앙과 세례: 뮌처는 글과 문헌을 중요한 무엇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뮌처는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식자들의 지식이 아니라, 진정한 믿음을 투시한 사람이야 말로 구약과 신약의 정신을 올바르게 수용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신을 두려워하는 예언자들이야 말로 현재 현실에 관여하는 신의 의지를 인지하고 인식할 뿐이라고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신의 뜻을 투시한 예언자만이 신의 말씀을 전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필자는 영지주의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영지주의와 심령주의는 영혼을 인지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영지주의는 기원 후 그리스도의 영혼을 재발견하려는 그노시스 학파로서, 하나의 종파의 차원에서 이해될 있습니다. 이에..

26 유토피아 2023.04.02

서로박: (2) 토마스 뮌처의 천년왕국설

(앞에서 계속됩니다.) 6. 뮌처의 강인하고 짧은 삶 (4): 1521년은 루터에게는 끔찍한 시련의 해였습니다. 그는 종교 개혁의 선언으로 보름스 성당에서 심문을 당하면서 쭉을 고비를 넘깁니다. 뮌처는 바로 이 시기에 「프라하 선언」을 발표하고, 종교 개혁에 전력투구하기로 결심합니다. 16세기 얀 후스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결성한 타보르 종파는 겉으로는 로마 가톨릭과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지는 않았지만, 내적으로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지상의 평등한 천국을 건설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잠행의 시기에 뮌처는 알트슈테트에 있는 요한니스 교회의 목사로 부임합니다. 이때 그는 창의력을 발휘하여 제법 많은 글을 집필합니다. 1524년에 이르러 주어진 여건은 정반대로 변화됩니다. 독일 남서부 슈틸링겐에서 농민들..

26 유토피아 2023.04.02

서로박: (1) 토마스 뮌처의 천년왕국설

1. 위대한 종교 개혁자, 라스카사스와 토마스 뮌처: 서양의 종교 개혁가 가운데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서 라스카사스LasCasas와 토마스 뮌처Thomas Müntzer가 손꼽힙니다. 그 이유는 라스카사스와 뮌처가 종교의 개혁과 정화 운동을 넘어서서, 주어진 현실의 비참한 상황을 개선하고 민초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라스카사스는 가톨릭 사제로서 신대륙에서의 인디언 학살과 제국주의의 비리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수없이 대서양을 횡단하였습니다. 뮌처는 16세기에 독일 농민 운동을 주도함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에게 지상의 천국을 선물하려고 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힘없고 가난한 인민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시대의 가장 끔찍한 모순을 고발하며 이를 ..

26 유토피아 2023.04.02

유토피아 문헌 목록

SF목록: Fredric Jameson이 Archaeologies of the Future(2005)의 작가와 작품들 제임슨이 언급한 작품은 없지만, 저자의 또다른 작품이 있는 경우에는 (*) 아이작 아시모프,『아이, 로봇』, 김옥수 옮김 (우리교육, 2008) 아이작 아시모프․로버트 실버버그,『나이트 폴』상․하, 김승욱 옮김 (작가정신, 1995) 아이작 아시모프,『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 김선형 옮김 (오멜라스, 2008) 그레그 베어,『블러드 뮤직』, 김옥수 옮김, 움직이는 책, 1992 (『괴혈』, 김옥수 옮김, 현장문학, 1995) 알프레드 베스터,『파괴된 사나이』, 김선형․강수백 옮김 (시공사, 1996) 에드가 라이스 버로즈,『화성의 프린세스』, 백석윤 옮김 (루비박스, 2008) 아..

26 유토피아 2023.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