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동독문학 65

구 동독의 교육자 소설 개관

“잘못된 교육이 교사직을 택하게 한다.” (Pröbel) “말 깨나 하는 놈 재판소 가고,/ 애 깨나 낳는 년 갈보 짓 하네” (격언) “교사도 교육받아야 한다.” (Marx) 1949/ 50년: 홀디네 슈타헬 Holdine Stachel의 "새로운 날을 맞이하여 Dem neuen Tag entgegen": 여교사, 로레 슈탈호프는 북독 해안가의 어느 가상적인 장소에 있는 학교에 부임하였다. 그리하여 전쟁의 시대 그리고 전후 시대를 벗어나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그미는 동료 교사, 학생,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맞아서 새로운 관점에서 교육을 행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1954년: 엘프리데 브뤼닝 Elfriede Brüning의 "우리 앞에는 삶이 Vor uns das Leben": 동베를린의 노동자..

45 동독문학 2024.02.07

서로박: 쿠네르트의 '모자의 이름으로'

"모자의 이름으로"는 쿠네르트가 1967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은 구 동독의 작가 동맹의 기관지인 "신독일 문학 (NDL)"에 부분적으로 발표되었으며, 같은 해에 서독에서 책으로 간행되었다. 구동독에서는 1976년에 비로소 간행되었다. 쿠네르트는 지금까지 시와 단편만을 써왔는데, 악한 소설 (Schelmenroman) 내지는 -알프레트 되블린 (A. Döblin)이 주로 다루었던- 시대 소설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가령 마력적인 모자 그리고 마법의 외투인 도롱이라든가 주인공의 초자연적인 재능과 같은 익살스럽고도 기괴한 요소를 생각해 보라.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그림멜스하우젠 (Grimmelshausen)의 "짐플리치시무스 (Simplizissimus)" 그리고 귄터 그라스 (G. Gras..

45 동독문학 2024.01.25

서로박: 하인의 '처음부터'

크리스토프 하인의 근영 사건은 구동독의 50년대 중엽에 발생한다. 주인공 “나”는 다니엘이다. 다니엘의 아버지는 목사님이다. 주인공에게는 형님이 있고, 도를레라는 여동생이 하나 있다. 게다가 네 명의 남동생이 있다. 다니엘은 도를레와 함께 숙제한다. 숙제를 도와주는 사람은 막달레나 아줌마이다. 그미의 약혼자는 전쟁에서 전사했기 때문에 혼기를 놓쳤다. 그미는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종종 들려준다. "인간은 자신의 삶을 처음부터 분명히 바라보아야 한다." 다니엘은 가족의 사진첩에서 미지의 여인을 바라본다. 사진첩의 하단에는 루시아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다니엘은 루시아가 누군지 엄마에게 물어보지만, 엄마는 인상을 찌푸리며, 아버지에게 물어보라고 말한다. 수업 시간에 루돌프 박사는 플라스크로 실험하고 있..

45 동독문학 2023.09.02

폴커 브라운: 힌체와 쿤체

제목인 “힌체와 쿤체”라는 말은 “박김이” 내지는 “이놈 저놈: 내지는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의미를 지닌 단어이다. 영어권에서는 ”톰과 딕 그리고 해리“라고 표현되며, 프랑스에서는 ”피에르, 폴 그리고 자크“라고 일컫는다, 레싱이 이러한 제목으로 시를 발표한 바 있는데, 폴커 브라운은 여기에서 착안한 것 같아 보인다. 24 장면으로 이루어진 자유 리듬 및 산문의 극작품. 극작품의 초고는 1968년에 완성되어, 1968년 8월 27일에 바이마르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책으로 처음 간행된 것은 󰡔극작품 I󰡕에서이다. 두 번째 원고는 1973년 5월 4일 카를 마르크스 슈타트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시간: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장소: 동독 브라운은 파우스트 소재에서 갈등 구조의 틀을 차용하였다. [예컨대 ..

45 동독문학 2023.07.26

보브롭스키의 '리타우의 피아노'

보브롭스키의 또 하나의 장편소설 『리타우의 피아노』는 (그가 죽은 뒤 일 년 후인) 1966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작품의 테마는 -『레빈의 방앗간』과 마찬가지로- 동유럽 지역에서의 여러 민족들의 공존에 관한 문제입니다. 소설의 틀을 구성하는 배경은 『레빈의 방앗간』과 마찬가지로 다차원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틸시트 출신의 두 남자, 김나지움 교사, 보이크트 (Prof. Voigt)와 관현악 단장인 가벤 (Gawehn)은 함께 작업하여, 하나의 오페라를 쓰려고 합니다. 그들은 오페라의 등장인물로서 리타우 지방의 민족시인, 크리스트요나스 도넬라이티스 (Kristijonas Donelaitis)를 택합니다. [도넬라이티스는 1743년부터 1780년 사망하기까지 톨밍케멘의 목사이자 시인이었습니다. 기압계, 체온계 ..

45 동독문학 2023.07.17

서로박: 브라쉬의 '사랑스러운 리타'

이번에는 브라쉬의 극작품 「사랑스러운 리타 Lovely Rita」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1975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원래 이 제목은 비틀즈 Beatles의 노래에서 유래합니다. 이 작품은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라는 LP에 수록되어 있는 곳입니다. 비틀즈의 멤버인 폴 메카트니는 철저할 정도로 질서를 준수하는 미국의 “여경찰 Meter Maids”을 비아냥거리고 싶었는데, 이로써 탄생한 곡이 “사랑스러운 리타”입니다. 이에 착안하여 브라쉬는 리타라는 인물을 아예 정반대의 인물로 다루었습니다. 주인공 리타는 17세의 리타 그라보 Rita Grabow는 처음부터 사회적 질서의 편에 서있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극작가는 여주인공으로 하여금 다음과 같이 ..

45 동독문학 2023.06.14

서로박: (2) 귄터 드 브륀의 '부리당의 당나귀'

카를이 직장에서 물러나긴 했으나,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처럼 심각한 사건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사회는 카를의 새로운 삶을 위한 시도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카를 에르프의 태도는 “외도”라기 보다는 자신의 보다 나은 개인적 생활을 위한 훌륭한 결정이라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카를의 친구이자 동료인 프레트 만텍은 카를을 찾아와서, 카를의 현재 상황에 관해 나름대로 해석을 내리며, 베를린 행정청에서 일하는 게 어떨지? 하고 카를에게 묻습니다. 젊은 여자와의 새로운 삶을 위한 결단이란 만텍의 견해에 의하면 확고한 개성, 일관적 태도, 삶에 대한 진지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고루한 자만심, 복지부동 그리고 체념 등을 극복하고 과거의 열정 및 용기를 다시 취득하게 한다는 것입..

45 동독문학 2023.05.21

서로박: (1) 귄터 드 브륀의 '부리당의 당나귀'

친애하는 B, 흔히 사람들은 부리당의 당나귀에 대한 비유를 언급하곤 합니다. 당나귀 한 마리는 동일한 양으로 이루어져 있는 건초 더미 사이에서 서성거립니다. 놈은 어느 건초 더미를 선택하지 못하고 망설이다 결국 굶어 죽습니다. 이러한 비유는 중세의 철학자, 부리당에 의해서 언급된 바 있는데, 나중에 프로이트에 의해서 “사랑과 미움이라는 심리적 양립 감정 Ambivalenz”으로 설명되었습니다. 이로써 프로이트는 자신이 오랫동안 숙고해오던 정서적 모순 관계를 해명하고, 이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적용하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다음과 같은 가설을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즉 부리당의 당나귀의 비유는 머릿속에서 추상적으로 상정해낸 우화라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현실적 상황에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45 동독문학 2023.05.21

서로박: 유렉 베커의 '권투선수'

친애하는 J, 오늘은 1997년에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유렉 베커 (Jurek Becker, 1937 - 1997)의 장편 소설, 『권투선수 Der Boxer』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1976년에 발표되었습니다. 베커는 이전의 작품에서 제3제국에서의 유대인 박해 문제 및 그 결과에 관해서 집요하게 추적해 왔습니다. 가령 『거짓말쟁이 야곱 Jakob der Lügner』(1969)은 폴란드에 위치했던 게토의 일상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권투선수 (Der Boxer)』는 전후 독일에서 살고 있는 과거 강제수용소 간수의 삶을 투영합니다. 나중에 이 문제는 『브론슈타인의 자식들 Bronsteins Kinder』(1986)에서도 유대인의 세대 사이의 갈등이라는 주제로 ..

45 동독문학 2023.05.18

서로박: (5) 유렉 베커의 '브론슈타인의 자식들'

(앞에서 계속됩니다.) 8. 나오는 말 자아의 고유한 핵심으로 향하는 여행은 얼마나 어려운가? 그것은 마치 “보덴 호수 위의 말달리기 ein Ritt über den Bodensee”처럼 죽음을 각오하는 처절한 자기반성의 과정을 거쳐야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공개적 사죄를 거부하는 자의 얄팍한 자존심은 공개적으로 용서를 구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주인공, 한스 브론슈타인이 아버지의 행위에 대해 심리적으로 저항하는 이유 역시 바로 그 때문이다. 어쩌면 작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기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서 자신을 성찰하도록 의도했는지 모른다. 나아가 자발적 자기반성은 궁극적으로 독일인들뿐만 아니라, 다원화된 사회에 살아가는 모든 인종들에게 공히 유효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문화 사회에서 ..

45 동독문학 202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