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19전독문헌 27

서로박: 아이헨도르프의 '뒤란데 성'

친애하는 J, 요젭 프라이헤어 폰 아이헨도르프 (Joseph Freiherr von Eichendorff, 1788 - 1857)의 소설 "뒤란데 성 (Das Schloss Dürande. Eine Novelle)"은 1837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아이헨도르프의 어떠한 산문도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의미에서의 낭만주의의 특성으로 다루어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이헨도르프의 산문에 나타난 낭만주의적 요소는 -장편 소설이든, 중편이든 간에- 어떤 사회적 관련성 및 정치적 특성을 동시에 지니기 때문입니다. 가령 "뒤란데 성"에는 자유롭고도 무조건적인 사랑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는 봉건 사회 체제 내의 규범과 전적으로 대립되는 것입니다. 더욱이 등장인물들의 격렬한 사랑은 특히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41 19전독문헌 2024.01.20

서로박: (2) 실러의 '돈 카를로스'

(앞에서 계속됩니다.) 사건은 제 2막에서 시작됩니다. 엘리자베트를 모시고 있는 에볼리 공주에 의해서 전개됩니다. 에볼리 공주는 비밀리에 돈 카를로스를 연모하고 있었습니다. 기품 있는 얼굴, 늠름한 외모는 에볼리 공주의 몸과 마음을 불타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연정에 주체할 수 없었던 그미는 발신인의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연애편지를 돈 카를로스에게 전달합니다. 친애하는 S, 편지가 실러의 극작품에서 언제나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하는 것을 감지하였겠지요? 이에 대한 예를 우리는「간계와 사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눈이 먼 돈 카를로스는 편지를 쓴 당사자가 엘리자베트라고 지레짐작합니다. 우연히 복도에서 에볼리 공주와 조우했을 때, 그는 편지를 쓴 당사자가 에볼리 공주임을 뒤늦게 알아차립니다. 에볼리 ..

41 19전독문헌 2023.05.09

서로박: (1) 실러의 '돈 카를로스'

친애하는 S, 프리드리히 실러 (1759 - 1805)의 「돈 카를로스 에스파냐 왕자 (Don Karlos. Infant von Spanien)」는 5막으로 이루어진 “극시 das dramatische Gedicht”로서 1785년에 집필되었고, 1787년에 함부르크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실러는 이 작품을 애호한 나머지, 여러 번 개작을 시도했는데, 그의 대부분의 원고는 잡지 “라인 탈리아”에 실렸습니다. 「돈 카를로스」는 특히 얌부스 스타일의 운율을 사용하여, 무척 아름답고도 정교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여기서 얌부스는 약강격의 운율을 가리킵니다. 실러가 이 작품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만하임 극단의 단장이었던 달베르크 Dahberg의 요구 때문이었습니다. 달베르크는 이 소재로 작품을 집필하라고 자극했던 것입..

41 19전독문헌 2023.05.09

서로박: (2) 뷔히너의 '당통의 죽음'

(앞에서 계속됩니다.) 또 한 가지 지적해야 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실제로 고통당하는 계급인 프롤레타리아가 혁명의 행위로부터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당통은 인간 삶을 즐기고, 향락을 추구한다. 이에 반해 로베스피에르 그리고 생 쥐르는 급진적으로 미덕을 수호하려고 한다. 문제는 이들 두 그룹 사이에 굶주리는 인민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뷔히너는 편집자 구츠코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져 있다. “혁명이 성공을 거두려면, 배운 계급 뿐 아니라, 배우지 못한 가난한 계급 역시 혁명의 자양을 뜯어먹어야 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말해 프랑스 혁명은 이 점을 전혀 건드리지 못했다. 혁명은 사회 현실의 궁극적 변화를 이끌지 않고, 스스로를 소모시키고 있다. 물론..

41 19전독문헌 2023.05.05

서로박: (1) 뷔히너의 '당통의 죽음'

「당통의 죽음」은 게오르크 뷔히너 (1813 - 1837)의 4막으로 이루어진 극작품 (1835년 발표)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오랫동안 묻혀 있다가 1902년에 베를린에서 초연되었다. 기센의 의학생이었던 뷔히너는 1834년 초에 프랑스 혁명의 역사를 공부하였다. 그는 특히 자유주의적 프랑스 역사가인 L. A. 티르스 (Thiers)의 "프랑스 혁명의 역사 (Histoire de la Révolution Françqise)?"를 읽었다. 티르스는 앙시엥 레짐의 몰락 그리고 나폴레옹 시대까지의 투쟁을 “관료주의와 시민 사이의 싸움”으로 평하고 있다. 티르스는 F. A. M. 미네 (Minet)와 함께 역사 서술의 숙명론을 주창한 바 있다. 1834년 10월부터 1835년 1월 사이에 다름슈타트 대공작 도서..

41 19전독문헌 2023.05.04

서로박: (2) 뷔히너의 헤센 급사

(앞에서 계속됩니다.) (8) 헤센 급사의 내용 1, 부르주아 비판: 친애하는 D, 뷔히너의 관심사는 무엇보다도 헤센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경제적 궁핍함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뷔히너는 다음과 같이 기술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국가의 고통을 모조리 지고 있는 반면에, 고상한 자들은 이를 이용해먹고 있다고 말입니다. 가난한 자들에게 가해지는 법들은 귀족들, 부자들 그리고 국가의 관리들의 수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일반 사람들로부터 혈세를 짜낸다는 것입니다. 뷔히너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법을 소유하고 있는 계급은 사실상 사회에 중요하지 않는 부유한자들 그리고 학자들이다. 이들은 온갖 노력을 다하여 지배 권력을 차지하고 있다. 정의는 다만 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서, 너희들을 착취하고 괴롭히는 데..

41 19전독문헌 2023.01.07

서로박: (1) 뷔히너의 헤센 급사

(1) 혁명적 선전물로서의 헤센 급사: 친애하는 D, “헤센 급사”는 게오르크 뷔히너 (1813 - 1837)에 의해 씌어지고, 나중에 프리드리히 루드비히 바이디히 (1791 - 1837)에 의해 수정 가필된 사회 혁명적인 선언문입니다. 총 8 페이지에 달하는 이 글은 오펜바흐에서 총 1000 편으로 인쇄되었는데, 익명의 저자가 “1834년 다름슈타트”에서 간행하였다고 씌어져 있습니다. 이 작품은 연대기의 측면에서 그리고 주제상의 측면에서 마르크스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그리고 독일의 자코뱅주의자 칼 클라우어 (K. Clauer) 혹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레브만 (G. Fr. Rebmann) 등의 정치적 선언문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으로서 독일 삼월 전기 문학의 핵심적 출판물에 해당합니다...

41 19전독문헌 2023.01.07

서로박: 클라이스트의 '홈부르크 왕자'

친애하는 H, 오늘은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홈부르크 왕자」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작품은 5막으로 이루어진 비극으로서 1809년에서 1811년 사이에 완성되었습니다. 클라이스트가 1811년 베를린의 반호숫가에서 권총자살로 삶을 마감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그가 생전에 공연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마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작품은 클라이스트가 죽은 뒤 10년 후인 1821년에 빈에서 처음으로 공연되었습니다. 클라이스트의 모습 사건은 1618년 페어벨린 전투가 발발하기 하루 전날의 왕궁에서 사건이 발생합니다. 홈부르크 왕자는 몽유병자입니다. 잠자다가 벌떡 깨어나서, 페어벨린의 정원에서 월계수를 쓴 채 이곳저곳을 돌아다닙니다. 놀라운 것은 그가 전쟁의 승리자로 자처하며, 헛소리를 중얼거린다는..

41 19전독문헌 2022.12.20

서로박: 뷔히너의 보이체크 (2)

(8) 도대체 세상의 무엇이 임을 배신하게 하는가? 제 6장: 고수장이 드디어 마리의 방에 들어와서 은근히 성욕을 드러냅니다. 마리는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나중에는 그가 시키는 대로 옷을 벗고 성관계를 맺습니다. 제 7장: 보이체크는 골목에서 서성거립니다. 마리의 배신을 생각하자 순식간에 가슴이 쓰려옵니다. 과연 마리가 고수장과 살을 섞었을까? 보이체크는 이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제 8장: 보이체크는 돈을 벌기 위해서 의사를 찾습니다. 의사는 매일 강낭콩을 건네줍니다. 의사는 매일 강낭콩을 먹은 뒤에 환자의 뇌리에 떠오르는 환영을 주의 깊게 듣습니다. 보이체크는 박사에게는 마치 실험쥐와 같은 객체에 불과합니다. 제 9장: 장교와 의사가 거리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보이체크가 나타났을 때 두 사람은 주인공에..

41 19전독문헌 2022.11.30

서로박: 뷔히너의 보이체크 (1)

(1) 하층민, 처음으로 극작품의 주인공으로 묘사되다. 친애하는 H, 오늘은 독일의 천재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 (Georg Büchner, 1813 - 1837)의 작품 「보이체크」를 다루기로 합니다. 끝내 완성되지 않은 이 작품은 오늘날 명작으로 간주되며, 지금까지 수없이 공연되었습니다. 「보이체크」는 두 가지 점에서 독창적인 면모를 드러냅니다. 그 하나는 작품의 구성 면에서 종래의 전통극과는 차이를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극작가는 이른바 “발단, 전개, 절정 그리고 대단원”이라는 전통적 극형식을 지양하고, 여러 개의 장면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택은 줄거리 내지 시간적 흐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주인공의 내적인 갈등을 우선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가령 어떠한 이유에서 주인공이 살인이라..

41 19전독문헌 2022.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