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는 보라매였다. 할아버지는 늑대였다. 그리고 증조부는 바닷속의 강도와 같은 생선이었다.” 1. 들어가는 말 요하네스 보브롭스키 (1917 - 1965)의 "레빈의 방앗간. 나의 할아버지에 관한 34개의 문장 Levins Mühle. 34 Sätze über meinen Großvater" (1964)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 사이에 빚어지는 생존 문제와 갈등을 예리하게 묘파하고 있다. "레빈의 방앗간"은 독일인, 폴란드인, 리투아니아인 그리고 그들 속에 섞인 유대인들이 겪게 되는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 갈등의 양상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보브롭스키는 시를, 특히 산문을 쓰는 의도가 “동부 지역의 민족에 대한 독일 민족의 불행한 죄의식을 표현하는 데 있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이로써 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