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82

(단상. 513) 꿈, 한반도, 희망 사항

수장은 단체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의 일감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그 하나는 단체를 대표하는 제반 형식적 외교적 만남 내지 의전 활동을 가리키며, 다른 하나는 사회 가장 낮은 곳, 골치 아픈 문제점을 파고 들어서 이를 해결하는 일을 가리킨다. 제발 부탁드리건대 대통령은 전자에 신경 쓰지 말고, 후자에 신경 쓰기 바란다. 국가의 수장은 가장 만나기 껄끄러운 사람을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이어야 한다. 조속한 시기에 북한의 김정은을 만나서 핵문제 해결, 긴장 완화 그리고 평화 협정 체결, 이산 가족의 상봉 등을 직접 논의하여 좋은 결론을 도출해내었으면 좋겠다. 이러한 문제가 실현되면, 국방비가 감축될 것이고, 이에 대한 재원은 사회복지 자금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정치가는 어떻게 해서든 학교와 병원..

3 내 단상 2024.07.06

박설호: (2) 중국 문명의 토대를 닦은 자들은 동이족이었다

단군 이래로 서서히 자취를 감춘 선교 (仙敎): 요동과 만주 지역에 퍼진 홍산 문화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고조선의 부권주의의 정치적 제도에 의해 그리고 외부에서 수입된 이질적 사상과 종교에 의해 서서히 약화되었습니다. 마치 청동기 문화가 철기 문화에 의해 잠식되었듯이, 고조선이라는 광활한 지역에 살던 한인들의 인성과 사고방식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중국, 몽고 등의 문화에 포함 (包含)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명맥은 한반도에서 “유불선 삼교에 포함한 현묘한 풍류도”로 전해 내려왔습니다. 이는 최치원의 「난랑비서 (鸞郎碑序)」에도 분명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최치원의 글에 의하면 삼국 시대에는 도교와 불교가 전파되기 이전에 무속 신앙 속에 이미 풍류도라는 현묘한 도가 이미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이러..

2 나의 잡글 2024.07.06

박설호: (1) 중국 문명의 토대를 닦은 자들은 동이족이었다

이들 가운데 누가 가장 멋있는가? 서양 사람들의 동양 문화에 관한 오류: 동양 문화에 관한 서양인들의 오류 내지 북동아 지역의 고대 문화에 대한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의 편견 등은 참으로 심각합니다. 독일 철학자들은 라이프니츠 이래로 거의 대부분의 경우 동양의 문화가 중국의 사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착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고대 동북아 지역의 문화는 오직 중국의 황허 문명에 국한될 수는 없습니다. 아니, 그것은 엄밀히 따지면 중화주의의 사고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왜냐하면 고대의 동양 문화는 황하강 유역의 용산 문화가 아니라, 송화강 유역의 홍산 문화에 의해 그 토대가 다져졌기 때문입니다. 홍산 문화는 고조선 이전의 시대와 고조선 시대의 한민족의 문화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이는 20세기 후반에 고고학적..

2 나의 잡글 2024.07.06

(단상. 512) 21세기 시 작법

1. 아직도 함량 미달의 시를 쓰는 내가 어찌 당신에게 조언할 수 있을까요?외람되오나 한 가지 말씀을 전합니다. 창작에는 왕도가 없습니다.독서와 끝없는 사색이 집필의 선결 조건이 되어야 합니다. 2. 시를 완성한 다음에 내용과 표현을 고려하면서, 60번 계속 수정하세요.술 취한 채 음풍농월을 읊조리던 이태백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지구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달은 자신의 뒷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3. 식사할 때 음식을 삼키기 전에 30 번 씹으면, 영양을 많이 흡수한다고 합니다.그런데 시 작품 완성을 위해서는 최소한 60 번의 수정이 필요합니다그렇게 하면 당신은 작품을 찢어야 할지, 발표할지를 스스로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4. 박물관의 고려 청자는 천년이 지났지만, 자신의 자태를 그대로 ..

3 내 단상 2024.07.06

볼프 비어만: Lied vom donnernden Leben

https://www.youtube.com/watch?v=x-p_AsaNLnI     천둥치는 삶에 관한 노래 모든 게 다 그러했던 것은 아닌 것 같아약간의 일요일 그리고 어린아이들의 고함소리 그건 어느 곳 어디선가 주어져야 해 주어져야 해 시간 외 일하는데도 받는 건 고작 몇 푼저녁에는 내심 천국을 멍하니 바라보고 이때 난 아무런 의미를 바라볼 수 없어 바라볼 수 없어 모든 게 다 그러했던 것은 아닌 것 같아그렇지만 무언가 어떤 무엇이 도래해야 해! 아니 이때 새로운 무엇이 우리 삶을 바꿔야 해 삶을 바꿔야 해 어이, 동료, 그렇게 진지하면 재미가 어디 있어?오직 만들기, 강탈하기, 기침하기 그리고 증오 그렇게 되면 숟가락을 돌려줄 거야 돌려줄 거야 이제 모든 게 그러했다고 사람들은 말하지약간 축구하고..

(명시 소개) 이달희의 시 '낙동강 1'

낙동강 1.                                                이달희 大寒 날얼어붙은 낙동강을홀로 건너가시던 할머니,명주수건으로 두른사천년의그 忍從의  시린 추위. 싸르륵 싸르륵마른 갈맡을 헤치는 회리바람을 지나모래 바람이 불꽃처럼 확확 타오르는강변을 지나 大寒 날얼어붙은 닉동강을홀로 건너가시던 할머니,호오 호오, 언 손 불어주시던사천년의그 면면한 사랑. 하얀 약첩을 펼치면숙지황익모초人蔘누렇게 한지에 밴 그 내음새,자주 앓던 자손을 언제나 걱정하시던사천년의그 빛바랜 애환 낙동강 2 섬돌 밑에 떨어진 낡은 고무신 한켤레 흐느끼고 있네.장독 뒤에 숨은 이 빠진 옹기그릇 하나 흐느끼고 있네.돌담 아래 넘어진 손때 묻은 박달절구 하나 흐느끼고 있네.장롱 속에 주인 잃은 구리비녀..

19 한국 문학 2024.07.04

박설호: (2)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전환기 이후의 문학을 고찰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통합과 소통의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갈등이다. 약 40년 동안 다른 나라에서 제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함께 아우르며 살아갈 수 있을까? 상대적으로 진지한 고민과 숙고가 부족했던 서독인들이 가진 경제적 우월감은 동독인들에게 피해의식으로 작용했다. 동독인들은 통일을 너무나 순진한 자세로 받아들이며 자본주의의 경쟁 구도를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심리적 상처를 입은 채로, 냉혹한 현실 속에서 서독인들과 조우하게 된 그들에게 남은 것은 실업의 충격과 구동독의 복지체제에 대한 향수였다. 저자는 통일된 국가 속에서 소통의 부재, 동화, 갈등과 같은 문제들은 문학의 영역뿐 아니라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 제반 영역에서 끝없..

2 나의 잡글 2024.07.04

박설호: (1)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무너지는 베를린 장벽을 바라보며 독일의 소설가들은 무엇을 이야기했는가? 통일 전후로 나타난 현대 독일 소설은 어떠한 문학적 특징과 의미를 가지는가? 독문학자이자, 다수의 독일 사상가와 문인들의 글을 우리말로 옮겨 온 저자 박설호는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에서 심도 있는 문학적 분석을 통해 통일 전후 독일 사회의 갈등과 그 해결 방안, 그리고 평화 공존의 모습을 우리 앞에 재연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동독 출신 작가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문학작품을 해석하고 있다. 국가의 몰락을 직접 체험하고 분단과 통일을 보다 절실하게 고찰했던 것은 서독이 아닌 동독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구동독 초기의 문예 운동 및 사회주의 예술 연구의 일환으로 탄생한 것이며, 저자가 꾸준한 학문적 관심을 바탕으..

2 나의 잡글 2024.07.04

(명시 소개) 전홍준의 시, '일흔'

잠 안 오는 새벽고병희가 부르는 아씨에게빨려든다 남편이란 나침반을 잃은늙은 여인이고독에게 치명상을 입고바라보는 노을 눈시울 적시는 덧없는 날들먹물처럼 번져오는죽음의 그림자 압축파일에 보관된뒤죽박죽, 생서산으로 넘어가는 노을에갈무리하기 좋은 나이 전홍준의 시 '일흔'  말년의 고독에 관해서 기술한 소설은 거의 없습니다. 기쁨과 오르가슴이 사라진 시간을 공유하고 싶지 않아서겠지요. 하지만 이 역시 인생의 일부이기 때문에 발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모이라 여신은 모든 생명체를 저세상으로 데리고 갑니다. 시간의 무심한 화살촉은 그미의 손처럼 여겨집니다. 새벽에 일어나 거울을 쳐다보니, 그렇게 멋지게 보였던 청춘의 얼굴은 어느새 누런 메줏덩어리로 뒤엉켜 있습니다. 머리통은 백발, 아랫도리에는 ..

19 한국 문학 202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