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81

문레기, 문과충, 혹은 Pink Floyd

남한처럼 인문학이 무시되고 이공계 과목이 중시되는 나라는 지구상에 거의 없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이공계는 전체에서 3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할 때 너무 과도한 현상입니다. 박근혜 정부 이후로 국가는 학생들을 오로지 사회의 일꾼으로 키우려 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인문학을 공부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고, 체제나 비판하는 인간으로 키우게 한다는 것이 대부분 교육 관료 그리고 실용주의자들의 생각입니다. 대학에서 문과충, 문레기라는 단어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도 이와 맞물려 있습니다. "문과충"은 아무래도 쓸모 없는 문과 벌레라는 뜻이며, 문레기는 문과 쓰레기의 줄임말입니다. 전화기 > 건도토 > 문사철 (전기전자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은 건축, 도로, 토목보다, 낫고, 문사철보..

박설호 시집: '반도여 안녕 유로파' (울력 2024)

필자 소개 박설호는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현대시학 신풍 시집 (1974)에 시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군 복무 후 부산 동고에서 교사로 일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발발한 이듬해에 유럽으로 출국했다. 유럽에서 10년간 체류하다가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기 전에 귀국했다. 그후에 한신대학교 인문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디기 퇴직했다. 에른스트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 (5권) 번역 외에도, 저서로서 『라스 카사스의 혀를 빌려 고백하다』,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5권) 등 이십 여권을 간행했으나, 시집의 간행은 처음이다. 『반도여 안녕 유로파』에는 1980년대 유럽에서의 삶의 체험이 담겨 있는데, 떠남의 외로움 그리고 귀환의 괴로움이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부디 작품집이 이별과 만..

1 알림 (명저) 2024.07.18

박설호: (11) 블로흐 용어 해제

김진 3: 김진, 물질의 개방성과 좌파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에른스트 블로흐의 아리스토텔레스 이해, in: 철학 연구 43집, 1987, 95 – 113.김진 4: 희망의 인문학, 울산대 출판부 2021.문광훈: 알렉산드르 게르첸 읽기, 아카넷 2024,박설호 1: 박설호, 꿈과 저항을 위하여, 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1, 울력 2011.박설호 2: 박설호, 자연법과 유토피아, 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3, 울력 2014.부르디외, 피에르, 성찰적 사회학으로의 초대, 이상길 역, 그린비 2015.자연법: 에른스트 블로흐,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 박설호 역, 열린책들 2011.조영준 1: 조영준, 자연과의 공생과 연대 그리고 제휴 기술. 셸링의 자연철학과 블로흐의 기술 철학을 중심으로, 새한 철학회, 철학 논총..

27 Bloch 저술 2024.07.17

박설호: (10) 블로흐 용어 해제

(앞에서 계속됩니다. 가나다 순) 표현주의 Expressionimus [표현주의는 블로흐의 경우 예술 사조 내지는 예술 창작의 방법론을 넘어서는 미학의 사상으로 이해된다. 표현주의에 대한 블로흐의 견해 속에는 블로흐가 추구하는 두 가지 의향이 도사리고 있다. 그 하나는 “출범의 카테고리Kategorie des Aufbruchs”이며, 다른 하나는 구원의 가르침을 지칭한다.(Münster, Arno: Utopie, Messianismus und Apokalypse im Frühwerk von Ernst Bloch, Frankfurt a. M. 1982, S. 185).예술 작품에 반영된 “더 나은 다른 삶”은 인간이 갈구하는 최상의 예술적 상 속에 용해되어 있다. 블로흐는 루카치의 총체성을 시종일관 비판했..

27 Bloch 저술 2024.07.17

삶은 겸허한 자세로 노력하는 과정이다

“조언하지 말라. 세상에서 가장 좋은 충고는 자신의 잘못된 삶을 이야기하는 일이다.” (필자) 친애하는 M, 한국의 부모들이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식들이 더욱더 인간답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남보다 불행하게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싼 등록금 지출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호랑이 굴에도 뛰어들려고 할 것입니다. 한국의 대학생들은 부모님들의 이러한 뜻을 따릅니다. 더러는 대학을 그냥 대충 다니고, 졸업장 따서 그럴듯한 데에 취직하여 행복하게 살려고 합니다. 나라면 무조건 이를 따르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무작정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학문보다 중요한 것은 살림이며, 먹고 사는 게 능사이기 때문입니다. 굶어본 사람이면, 이를 뼈..

2 나의 잡글 2024.07.16

히틀러의 일기는 위작이었다.

1983년에 누군가 히틀러의 일기를 발견하여, 잡지 슈테른 Stern에 공개하였다. 그는 슈테른의 기자 게르트 하이데만Gerd Heidemann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이것이 진품이라고 주장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콘라트 쿠야우 Konrad Kujau 가 일기를 조작한 사람이었다. 히틀러의 비밀스러운 사고, 히틀러의 여인들 - 이는 놀라운 센세이션이었고, 밀리언 셀러를 기대하는 시도였다. 장난 치고는 대단한 판매고를 기록하였다.  콘라트 쿠야우는 히틀러의 일기를 조작하여, 엄청난 돈을 벌었다. 다음을 클릭하면 기록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48분)기록영화의 하단에는 독일어가 적혀 있으니,듣기 연습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zdf.de/3sat/d..

14 유럽 정치 2024.07.16

박설호: (9) 블로흐 용어 해제

(앞에서 계속됩니다.) 재-기억 Anamnesis [플라톤은 진리는 과거에 존재했던 원형으로서의 이데아이며, 오로지 이러한 이데아를 다시 기억해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였다. 블로흐는 지금까지의 철학이 이러한 과거 지향성에 구속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심지어 헤겔 역시 모든 지식은 과거 속에 자리한다고 주장하면서, 미래를 가볍게 생각하면서 무시하였다. 지금까지의 대부분 철학적 사고는 블로흐에 의하면 과거만을 중시하고 과거 사항만을 다시 환기할 뿐이라고 한다. 이로써 등장하는 것은 과거지향적 반동주의라고 블로흐는 주장한다. 변증법을 숙고한 헤겔 역시도 역사적 변증법이 오로지 처음과 시작을 연결시키는 원(圓)으로 이어진다고 확신했다. 미래는 헤겔에 의하면 흩날리는 왕겨와 같은 무엇으로 떠올랐을 뿐이다.  태초의 ..

27 Bloch 저술 2024.07.16

콩에 관한 생각

Gutes Soja, Schlechtes Soja독일에서도 콩이 재배되고 있습니다.유전자 조작 식품 (GMO) 가운데 콩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사람들은 "유전자 조작된 콩 Gen- Soja"을 먹으려고 하지 않습니다.그러나 유전자 조작의 콩은 병충해에 강하고, 경제적입니다.그렇기에 농부들은 유전자 조작의 콩을 재배하지만,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농부들은 돈을 벌지만, 토양은 심각하게 훼손됩니다.    다음을 클릭하면, 방송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https://www.zdf.de/nachrichten/ratgeber/lebensmittel-gesundheit-ernaehrung-langlebigkeit-100.html Wie eine gesunde Ernähr..

12 세계 문화 2024.07.16

서로박: (2) 기억과 갈망의 몽타주. 이정주의 시세계

(앞에서 계속됩니다.) 4.이정주는 『현대시학』 2007년도 7월호에 최근작들을 발표하였다. 여기서 시인은 중의적 표현 기법 내지 복합적인 장면 배열 등을 지양하고, 어떤 사소하지만, 생략될 수 없는 관점을 집요하게 투시한다. 가령 「러브레터」에서 시인은 어느 노동자의 일상을 마치 카메라의 렌즈 속처럼 들여다본다. 인간의 존재는 과학 기술에 의해서 장악되고, 인간이 행하던 모든 일은 이제 기계에 의해서 영위될 뿐이다. 최근작에서 시인은 유연한 시각을 견지하고, 약간의 체념적인 톤을 드러내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예술적으로 포착하려는 의지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필자는 최근작 10편 가운데 「물가로 갈 것인가 도서관으로 갈 것인가」를 가장 관심 있게 읽었다. 물가에서 “숭어”와 “새”가 죽임의 두려움에 ..

19 한국 문학 2024.07.15

서로박: (1) 기억과 갈망의 몽타주. 이정주의 시세계

1.독일의 화가, 프란츠 마르크 (Franz Marc)는 언젠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림 그리는 일은 다른 공간에서 다시 태어나는 행위이다.” 마르크에 의하면 또 다른, 가능한 공간에 대한 열망이 결국 화가로 하여금 붓을 들게 만든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어째서 이정주의 시를 읽을 때마다 떠오르는 것일까? 가장 훌륭한 공간에서 머물면서 지고의 행복을 느끼려는 욕구야 말로 시인으로 하여금 창작에 몰두하게 하는 것일까? 2.흔히 사람들은 이정주의 시가 초현실주의적 실험 정신을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이는 틀리지 않지만, 그 자체 충분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이정주의 시 속에는 과거의 특정한 정신 사조와 비교할 수 없는, 어떤 독특함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독특함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즉 이정..

19 한국 문학 2024.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