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직도 함량 미달의 시를 쓰는 내가 어찌 당신에게 조언할 수 있을까요?
외람되오나 한 가지 말씀을 전합니다. 창작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독서와 끝없는 사색이 집필의 선결 조건이 되어야 합니다.
2. 시를 완성한 다음에 내용과 표현을 고려하면서, 60번 계속 수정하세요.
술 취한 채 음풍농월을 읊조리던 이태백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지구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달은 자신의 뒷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3. 식사할 때 음식을 삼키기 전에 30 번 씹으면, 영양을 많이 흡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 작품 완성을 위해서는 최소한 60 번의 수정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면 당신은 작품을 찢어야 할지, 발표할지를 스스로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4. 박물관의 고려 청자는 천년이 지났지만, 자신의 자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푸르지만 푸르럼이 안개 속에 감추어져 있고, 그 속에서 학이 날아오르고 있습니다.
실망에 가득했던 고려의 도공은 가마 앞에서 얼마나 많은 에스키스를 박살내었을까요?
4. 작품을 발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작품을 발표하지 않는 데에는 장점도 있습니다.
완벽한 작품으로 완성될 때까지 수십 번, 수 백번 수정할 수 있으니까요.
5. 시인은 당대에 자신의 만든 작품의 가치를 회수하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다른 한편 고려 청자와 같은 명작을 후세에 남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노자의 말씀을 새겨 듣습니다.
"낳지만 소유하지 않고, 행하지만 기대하지 않는다." 생이불유(生而不有) 위이불시 (為而不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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