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로 서서히 자취를 감춘 선교 (仙敎): 요동과 만주 지역에 퍼진 홍산 문화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고조선의 부권주의의 정치적 제도에 의해 그리고 외부에서 수입된 이질적 사상과 종교에 의해 서서히 약화되었습니다. 마치 청동기 문화가 철기 문화에 의해 잠식되었듯이, 고조선이라는 광활한 지역에 살던 한인들의 인성과 사고방식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중국, 몽고 등의 문화에 포함 (包含)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명맥은 한반도에서 “유불선 삼교에 포함한 현묘한 풍류도”로 전해 내려왔습니다. 이는 최치원의 「난랑비서 (鸞郎碑序)」에도 분명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최치원의 글에 의하면 삼국 시대에는 도교와 불교가 전파되기 이전에 무속 신앙 속에 이미 풍류도라는 현묘한 도가 이미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묘지도 (玄妙之道)는 단군 이전과 이후의 시대에 요동과 만주 지역에 살던 한인들의 삶에 용해되어 있던 “한 사상”을 가리킵니다. (김상일 B: 115).
한 사상은 단군 이래로 전승된, 무속과 뒤섞인 선도 (仙道), 낭도 (郎道), 신도 (神道)를 지칭합니다. 실제로 단재 신채호는 「동국 고대선교고」라는 논문에서 한국의 고유한 “포함삼교 (包含三教)”가 시기적으로 유교와 불교를 앞선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대한 매일신보 1910년 3월 11일자).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될 수 있습니다. 즉 고대 동양의 문화는 근원적으로 중화주의에 의한 게 아니라, 단군 이후의 고조선 사람들의 고신도 (古神道)에 의해서 축조된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러한 현묘지도는 삼국시대에 이르러 고구려의 조의, 백제의 대선 그리고 신라의 화랑 등과 같은 “한 사상”으로 전승되어 왔는데, 이는 먼 훗날 동학사상, 증산 강일순의 사고 그리고 대종교의 강령 속에서 제각기 새로운 민족적 사상으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요약하건대 고대의 동양 문화의 토대는 중국이 아니라, 한, 맥 그리고 예라는 한민족에 의해서 다져진 것입니다.
“동양 유토피아의 흐름” 역시 중요한 연구 분야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사항을 부연설명하려고 합니다. 태초에 동북아 문화를 근원적으로 토대를 닦은 사람들은 한인 (漢人)들이 아니라, 만주와 요동 지역에 살던 한인(韓人)들이었습니다. 동북아의 문화적 토대는 한국인들에 의해서 다져진 것입니다. (안호상: 107). 이는 국수주의적 시각으로 비칠지 모르지만, 엄밀히 따질 경우 여러 학자들에 의해 사실로 확인된 것입니다.
구석기 그리고 청동기 시대의 문명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어졌지만, 문헌이 아니라, 기껏해야 발굴된 유물로 추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헌이 없다고 해서 밝혀지지 않은 진리가 무작정 은폐되거나 허구로 매도될 수는 없습니다. 가령 동북아 지역의 홍산 문화는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까지 이어졌으며, 모계 사회의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현재 이라크 지역에서 태고 시대의 수메르 문화 유품들이 발굴되었는데, 설형 문자, 모계 사회, 고산 숭배 사상 그리고 검은 머리칼, 상투, 평평한 후두부 등과 같은 특성은 동이족과 많은 부분에 있어서 유사하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앙아시아의 우랄 지역에서 인종이 분포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수메르 문화는 이집트 문명보다도 앞선 것으로서 차제에 심도 있는 고고학적 연구를 필요로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유토피아 연구에서 황금의 시대의 특성을 논할 때 우리는 수메르 문명 뿐 아니라, 홍산 문화와 고조선 그리고 여기서 유래한 한 사상 등에 대한 탐구를 결코 생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상기한 사항을 고려하면 동북공정 (東北工程)에서 드러나는 중국 역사가들의 역사왜곡 그리고 한반도 남부지방을 “임나 (任那)”라는 일본 땅으로 간주하는 일본인들의 역사왜곡은 차제에는 반드시 수정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은 차제에 동양 유토피아의 흐름과의 관련성 하에서 새롭게 개진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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