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고대 문헌 68

서로박: 키케로의 '스키피오의 꿈'

19. 「스키피오의 꿈」: 이제 우리 『국가론』 제 6권 가운데 9장에서 29장에 실려 있는 「스키피오의 꿈」을 살펴보겠습니다. 작품은 『국가론』의 제 1권부터 제 5권에 비하면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고대 사람들의 우주론을 접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스키피오는 20년 전, 그러니까 기원전 149년에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때 그는 지금은 알제리에 있는 루미디아를 다스리는 마니시아 왕을 알현한 적이 있었습니다. 두 반째 스키피오는 그날 밤 늦게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양부인 첫 번째 스키피오가 출현하여 기이한 말을 전합니다. 즉 두 번째 스키피오는 앞으로 약 3년이 지나 카르타고를 쳐부수고, 이곳을 다스리리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에스파냐의 고대 도시인 누만티아를..

37 고대 문헌 2021.03.17

서로박: 메난드로스의 까다로운 인간 (2)

지금까지 크네몬은 절대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도움을 주지도 않으며 살아가기로 작심하고 그렇게 독립적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게 됩니다. 바로 이 순간 그는 자신의 존재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관해서 성찰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크네몬이 자신의 완고한 성격 내지 인간을 혐오하는 습성마저 저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살아온 나날이 앞으로 살아갈 나날보다 월씬 적다는 것을 느끼며, 이제 얼마 지나면, 자신도 목숨을 잃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크네몬은 과거의 습성을 고치고, 짧은 삶을 약간 다르게 살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리하여 내려진 결정은 자신 소유의 땅 그리고 그 경영권을 아들, 고르기아스에게 넘겨주는 일이었습니다. 소스트라토스에게도 이..

37 고대 문헌 2020.11.28

서로박: 메난드로스의 까다로운 인간 (1)

고대 그리스의 희극작가, 메난드로스에 관한 삶은 오늘날 많이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는 아테네에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소요학파의 학교에서 수학했다고 전해집니다. 메난드로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후계자 테오프라스토스의 제자가 되어 학문을 닦고, 마케도니아왕 데메트리오스 1세의 우대를 받았으며, 철학자 에피쿠로스와도 친교를 맺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영향은 그의 작품 속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파네스로 대표되는 고대 희극이 그의 신희극의 표본이기는 하나, 그 특징에 있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작품에서 풍자나 분방한 공상은 찾아볼 수 없고, 소재 역시 평범한 아테네 시민의 일상생활에서 채택하였습니다. 주로 연애 중심의 인정 희비극이 태반을 이룹니다. 메난드로스는 기원전 290년에 아..

37 고대 문헌 2020.11.28

서로박: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스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오레스테스”는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 “오레스테스”는 원래는 4개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가멤논”, “무덤가의 희생자들” “복수의 여신들” 그리고 “프로테우스”). 여기서 마지막의 “프로테우스” 편은 앞의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서 씌어졌는데, 안타깝게도 오래 전에 유실되어 오늘날 전해지지는 않는다. 세 편의 작품들은 제각기 네 개의 장면으로 나누어지며, 이 장면들은 사건의 진행상 평행을 이루고 있다. 극작품은 기원전 458년에 아피드나 출신의 크세노클레스 (Xenokles)에 의해서 맨 처음으로 상연되었다고 한다. 일단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 트로야에서 귀환한 왕, 아가멤논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오랫동안 그리스를 떠나 있었으므로, 그의 아내, ..

37 고대 문헌 2020.11.01

서로박: 헤시오도스의 노동과 나날

헤시오도스의 서사시 “노동과 나날 (εργα και ήμεραι)”은 6각운, 828행으로 씌어진 서사시이다. 이 작품은 “신들의 탄생”과 함께 후세에 전해졌다. 헤시오도스는 경건한 마음으로 제우스를 모시는 시인이었다. 또한 호메로스와는 달리 농촌 중심적 세계관을 지니고 있었으며, 자연을 세밀하게 관찰하였다. 헤시오도스의 작품은 시인이 얼마나 모든 것을 세밀하고 정확하게 성찰하고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준다. 사실 상기한 내용을 염두에 둘 때 “노동과 나날”이야말로 “신들의 탄생”을 뛰어넘는 수준 높은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헤시오도스의 시는 취약점을 지닌다. 가령 폐쇄적 나열이라든가, 후세 사람들의 가필 정정 등으로 인해 원래의 작품이 손상되었다는 점은 하나의 취약점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37 고대 문헌 2020.10.18

서로박: 에우리피데스의 이온 (2)

세 번째 막간 노래 (1048행 - 1105행)는 왕권과 자식을 둘러싼 주제를 다시 한 번 언급하면서, 마지막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결론Exodos” 부분 (1106 행 - 1622행)은 비교적 많은 개별적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느 하인은 크레우사의 독살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보고합니다. 크레우사는 놀라운 결과에 의식을 잃고 쓰려집니다. 그미는 깨어난 다음에 신전으로 도주합니다. 이온은 그미를 추적하여, 자신을 살해하려고 하는 앙녀를 반드시 처형시키려고 계획합니다. 바로 이때 이온의 뇌리에는 아폴론을 모시는 여사제가 떠오릅니다. 여사제는 어린 이온을 보살펴주고 키워준 장본인이었는데, 이온이 아테네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꽃바구니 하나를 건네주었습니다. 어릴 때 강보에 싸인 아기 옆에 이 꽃..

37 고대 문헌 2020.10.09

서로박: 에우리피데스의 이온 (1)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이온」은 기원전 412년에서 408년 사이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품은 「헬레나」(BC 412)와 「오레스트」(BC. 408)의 발표 시점 사이에 집필된 것으로 보입니다. 극작품에 원용된 신화는 그리스 부족의 초창기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소재가 초창기의 신화를 그대로 서술한 것인지, 아니면 에우리피데스가 자신의 상상을 어느 정도 가미했는지 하는 물음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집필 계기로서 우리는 어떤 정치적인 이유를 첨부할 수 있습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끝날 무렵 그리스 사람들은 아테네가 주도적으로 이오니아의 여러 도시들을 다스려야 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극작가는 이러한 정치적 분위기를 작품 속에 반영하려고 했습니다. 신화에 의하면 ..

37 고대 문헌 2020.10.09

서로박: 플루타르코스의 리쿠르고스의 삶 (3)

19. 스파르타인의 결혼 풍습: 스파르타에서의 결혼의 적령기는 20세에서 30세 사이라고 합니다. 신랑은 신부를 납치하는 방식으로 결혼을 거행합니다. 물론 신부는 육체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결혼할 수 있는 상태에 처해야 합니다. 신랑이 신부를 납치해오면, 하녀는 신부를 맞이합니다. 하녀는 신부의 머리를 깎이고, 신부로 하여금 남자의 의복과 신발을 걸치게 합니다. 뒤이어 신부는 머리 위에 밀짚을 걸치고, 혼자서 어둠 속에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신랑은 친구들과 거나하게 식사를 마친 다음에 신부를 찾습니다. 이 경우 신랑은 술에 만취해서도 안 되고, 다른 잡념에 사로잡혀 있지 말아야 합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신랑을 기다리고 있는 신부를 발견합니다. 그러면 신랑은 신부를 안고 침대로 데리고 가서 첫날밤을 ..

37 고대 문헌 2020.09.20

서로박: 플루타르코스의 리쿠르고스의 삶 (2)

10. 스파르타 시민들을 위한 리쿠르고스의 토지 분배: 정책의 발의, 심의 그리고 이행에 관한 문제를 언급한 다음에, 리쿠르고스는 사회적 문제를 다룹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시민들 사이의 빈부의 차이를 극복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봉토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게 시급했습니다. 자고로 사유재산은 사회 전체에 사악한 영향을 끼치는 법입니다. 부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과도하게 지니게 되면, 부패한 생활을 영위하게 될 테고, 그렇게 되면 국가의 안정에 악재로 작용한다고 리쿠르고스는 확신하였습니다, 만약 사람들이 서로 다른 크기의 토지를 지니고 있으면, 수확량 역시 차이가 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시민들 사이에는 가진 자에 대한 질투심, 가진 자의 오만한 마음, 사기 그리고 속임수 등과 같은 범죄가 속출하리..

37 고대 문헌 2020.09.20

서로박: 플루타르코스의 리쿠르고스의 삶 (1)

1. 전설과 신화 사이에서 진실 찾기: 기원전 5세기경부터 스파르타는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아테네와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플라톤이 아테네를 하나의 도시 국가로 설정하고, 하나의 바람직한 이상 국가를 설계하였다면, 스파르타를 이상적으로 서술한 사람은 플루타르코스 (Plutarch, 45 - 125)였습니다, 플루타르코스에 의하면, 리쿠르고스는 실존 인물이 아니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신비로운 입법자의 출신, 여행지 그리고 죽음 그리고 그가 제정한 법 규정 등에 있어서 여러 가지 의심스러운 면이 많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그가 살았던 시간과 그의 업적을 고려할 때 불일치점들이 많이 속출합니다. 이는 스파르타에 두 사람의 리쿠르고스가 살았기 때문입니다. (Pauly 7: 579). 입법자 리쿠르고스 외에도 또 ..

37 고대 문헌 2020.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