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고대 문헌 63

서로박: 테렌티우스의 안드로스의 처녀 (1)

1. 놀라운 처녀작: 오늘은 고대 로마의 희극작가, 푸블리우스 테렌티우스 아퍼 (Publius Terentius Afer,BC. 195 184 - BC. 159)의 「안드로스의 처녀Andria」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테렌티우스의 삶에 관해서는 이전에 「환관」을 다루면서 자세히 언급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극작품 「안드로스의 처녀Andria」는 테렌티우스의 처녀작입니다. 이 작품이 초연된 시기는 기원전 166년 4월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키벨레 여신의 축제에서 당선작으로 선정되어,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공연되었습니다. 테렌티우스는 첫 작품에서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그의 극작품을 이전의 극작가들 이를테면 안드로니쿠스Androni..

37 고대 문헌 2022.10.25

서로박: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아

에우리피데스 (기원전 485 - 406년)의 비극 메데아는 기원전 430년경에 씌어졌다. 극작품은 메데아라는 어느 처녀에 관한 소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소재에 의하면 메데아는 멀리서 온 낯선 용사를 사랑하여 그를 도와 온갖 모험과 위험을 무릅쓰고 그의 고향으로 향한다. 그녀는 나중에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버림받게 되어, 이에 대해 괴로워하다가, 잔인한 복수극을 감행한다. 대부분의 그리스 고대 비극이 그러하듯이 메데아 소재 역시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령 아르고 호 선원들의 이야기는 아폴로니오스 로디오스 (Apollonios Rhodios)의 “아르고나오티카”에서 따온 것이다. 그러나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아」는 주제 상으로 영상학적 차원에서 그리고 사상적으로 나름대로의 고유한 특성을 지니..

37 고대 문헌 2022.10.07

서로박: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탄생' (2)

(계속 이어집니다.) 뒤이어 가이아의 손자들이 묘사되고 있다. 가령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에 대항하여 폭동을 일으키다 실패하여 제우스신에게 항복을 선언한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징벌을 가하는 한편, 최초의 여자, 판도라와 판도라의 항아리를 지상으로 내려 보내 에피메테우스를 유혹하게 한다. 판도라 (πάνδορα)는 “모든 것을 선물하는 여자”라는 의미를 지닌다. 에피메테우스는 판도라의 항아리를 열어젖힌다. 이때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는 모든 것들이 나타난다. 흔히 말하는 “판도라의 상자”는 판도라의 항아리의 와전된 표현이다. (V. 507 - 616). 뒤이어 제우스와 100개의 팔을 가진 거인들은 타이탄에 대항해서 싸운다. 결국 거인들은 지하의 깊은 곳 황천으로 보내진다. 헤시오도스는 타르타로스에 관..

37 고대 문헌 2022.06.20

서로박: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탄생' (1)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도스 (? - BC. 700?)의 "신들의 탄생 (theogonia, θεόγονια)"은 그의 서사시 "노동과 나날 (εργα και ήμεραι)"과 함께 유일하게 전해 내려오는 작품이다. 헤시오도스는 직업적 음유 시인으로 출발했다. 원래 그는 농촌 출신이었고, 엄격하게 교육 받았다. 그가 믿었던 신은 가장 강력한 신, 제우스였다. 어린 시절부터 헤시오도스는 영웅시를 암송하면서, 서사시의 기법과 어휘를 익혔다고 한다. 에우보이아 섬의 칼키스에서 노래 경연대회가 개최되었는데, 헤시오도스가 이에 참가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사실 헤시오도스만큼 그리스 신들의 탄생과 변화 과정을 세밀하게 기술한 작가는 없을 것이다. 헤시오도스는 주로 간명한 문장을 병렬적으로 나열함으로써, 이른바 복문 ..

37 고대 문헌 2022.06.20

서로박: 플라톤의 '필레보스'

“필레보스”는 플라톤의 철학적 대화를 담은 글로서 기원전 360년경에 탄생하였다. 이 문헌은 내용상 "정치학 (Politikos)" 그리고 "티마이오스 (Timaios)" 사이에 편입될 수 있다. 필레보스는 필사본으로 전해지는데, 여기에는 “혹은 쾌락에 관하여, 윤리적 대화”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사실 플라톤의 모든 작품들은 이른바 논리학, 물리학 그리고 윤리학 등으로 나눈 스토아 학자들의 구분에 의해 나누어지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음의 사항을 확정할 수 있다. 즉 플라톤은 그리스 정신사에서 오랫동안 민중적 전통을 지녔던 테마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다는 사항 말이다. 가령 모든 생명체에게 선한 무엇은 과연 쾌락 속에 자리하고 있는가, 아니면 정신 속에 결정되어 있는가? 하는 물음을 생각해..

37 고대 문헌 2022.05.10

서로박: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스' (2)

세 번째 작품 “복수의 여신들” 편에서는 상기한 병렬적 구도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작품은 어떤 일원적인 요소를 지닌다. 세 작품은 제각기 네 단락의 이야기로 나누어진다. 작품의 첫 번째 대목에는 항상 질문이 제기된다. 아가멤논의 승리와 트로야의 몰락을 알리는 봉화는 언제 나타나는가? (아가멤논 1 - 39행). 아가멤논의 귀환 시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258 - 354행). 아가멤논의 무덤에서 무슨 사건이 발생하는가? (무덤의 희생자들 1 - 21행). 오레스테스는 귀국 후에 아버지의 죽음에 어떻게 복수하는가? (무덤의 희생자들 84 - 305행). 오레스테스는 복수의 여신들로부터 과연 도망칠 수 있는가? (복수의 여신들 1 - 234행). 복수의 여신들에 의해 붙잡힌 오레스테스 개별 작품에..

37 고대 문헌 2022.04.16

서로박: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스' (1)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오레스테스”는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 “오레스테스”는 원래는 4개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가멤논”, “무덤가의 희생자들” “복수의 여신들” 그리고 “프로테우스”). 여기서 마지막의 “프로테우스” 편은 앞의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서 씌어졌는데, 안타깝게도 오래 전에 유실되어 오늘날 전해지지는 않는다. 세 편의 작품들은 제각기 네 개의 장면으로 나누어지며, 이 장면들은 사건의 진행상 평행을 이루고 있다. 극작품은 기원전 458년에 아피드나 출신의 크세노클레스 (Xenokles)에 의해서 맨 처음으로 상연되었다고 한다. 일단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 트로야에서 귀환한 왕, 아가멤논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오랫동안 그리스를 떠나 있었으므로, 그의 아내, ..

37 고대 문헌 2022.04.16

서로박: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의 국가에 관하여" (2)

(앞에서 계속됩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로마 제국이 서서히 몰락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기독교 전파에 기인하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나아가 저자는 한 가지 사항을 강조합니다. 즉 로마 제국의 위대성은 이교도의 신들 그리고 그들이 장악한 운명에 의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이교도의 신들은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신적 존재입니다. 그들은 역사적으로 어떠한 실질적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설령 이교도의 신들이 영향을 끼쳤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영향들은 아무런 일관성 없는 신적 권능에 의해서 산만하게 흩어져, 기이하게 서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의 국가에 대하여』의 마지막 12장을 통하여 천국과 지상..

37 고대 문헌 2022.02.15

서로박: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의 국가에 관하여" (1)

친애하는 J,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 (Aurelius Augustin, 354 - 430)와 그의 대표적 저작물 『신의 국가에 관하여 De civitas Dei』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당시는 매우 어수선한 시기였습니다. 비록 기독교가 323년에 공인되었다고 하더라도, 기독교 교회는 작은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기원후 410년에는 이교도 민족인 “서 고트”인들이 로마를 침공하였습니다. 비록 거대한 역사적 사건은 아니었지만, 전쟁은 로마 도시를 어느 정도 황폐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때 로마인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고대의 신들을 더 이상 숭배하지 않고, 기독교 유일신을 신봉했기 때문에 찬란한 영화를 누려온 로마가 몰락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이었지요. 당시의 지식인들은 로..

37 고대 문헌 2022.02.15

서로박: 에우리피데스의 "헬레나" (2)

이제 작품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합시다. 서두 (1 -514행)에서 상기한 내용은 헬레나에 의해 그대로 전해집니다. 어째서 잘 생긴 사람은 항상 피곤함을 느껴야 할까요? 그것은 어리석은 인간들이 미남 미녀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헬레나가 이집트에 도착하자마자, 그곳의 권력자, 테오클뤼메노스는 그미에게 결혼해 달라고 강요합니다. 이때 헬레나는 프로테우스의 묘지에 숨어 지냅니다. 헬레나는 토이크로스라는 어느 군인에게서 모든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즉 그미의 가족, 그미의 조국 그리고 트로야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 헬레나 때문에 비참하게 살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 메넬라오스는 행방불명되었다고 했습니다. 이어지는 장에서 헬레나는 자신의 숙명에 대해 한탄을 터뜨립니다. 다음 에피소드의 첫..

37 고대 문헌 2021.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