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고대 문헌 68

서로박: (2) 플라우투스의 '허풍선이 장교'

(앞에서 계속됩니다.) 7. 첫 번째 계략: “납치된 여인은 처녀 PH의 쌍둥이 여동생이다.”: 노예 P로부터 연인의 소식을 전해 들은 젊은 항해사는 모든 일을 접고 에페소스로 황급히 달려옵니다. 도착 직후에 그는 오래전에 우정을 나눈 적이 있던 옆집 주인 PE의 집에 기숙하게 됩니다. 그런데 옆집 주인의 집은 허풍선이 장교의 집 바로 옆에 붙어 있었습니다. 젊은 항해사는 벽과 벽 사이에 자그마한 구멍을 내어, 허풍선이 장교의 집안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봅니다. 아니, 자신이 사랑하는 처녀 PH가 결박된 채 밀실에 갇혀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노예 P는 천성적으로 꾀주머니였습니다. 그는 가련한 젊은 항해사를 물심양면으로 도우려고 모든 수단을 강구합니다. 그는 보초를 매수하여 젊은 항해사가 밀실로 들어갈 수 ..

37 고대 문헌 2023.07.21

서로박: (1) 플라우투스의 '허풍선이 장교'

1. 겉 다르고 속 다른 마초: 친애하는 J, 오늘은 한국에 아직도 체계적으로 연구되지 않은 플라우투스의 극 작품 하나를 분석하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다루려고 하는 것은 표리부동한 인간형에 관한 것입니다. 이러한 인간형은 특히 고위 공무원 그것도 검사에게서 구체적으로 엿보이고 있습니다. 검사들은 겉으로는 자신이 세상사의 모든 것을 정의롭게 구현할 수 있다고 기세등등하게 공언하지만, 속으로는 이기적으로 자신의 이득만을 챙기고 뒤에서 호박씨를 까는 마초들입니다. 언젠가 김지하 시인이 담시 『오적』에서 다섯 명의 도둑들이라고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렸으며, 그들의 표리부동한 태도는 판소리인 『배비장전(裴裨将伝)』에서 우스꽝스럽게 풍자된 바 있습니다. 자칭 강직하고 금욕적이라고 거드름을 피우는 배비장은 제주도에 ..

37 고대 문헌 2023.07.21

서로박: 플라우투스의 '포로들'

친애하는 P, 티투스 마키우스 플라우투스 (기원전 254 – 184)는 헬레니즘 시대에 활동하던 희극작가입니다. 주지하다시피 기원전 로마는 비교적 평화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고대 로마에서는 일관된 질서가 없었지만, 사람들은 전쟁 없이 비교적 평화롭게 살 수 있었습니다. 기실 전쟁은 사람들에게 진지함을, 평화는 유쾌함을 선사하는 법입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로마인들은 비극보다는 희극을 더 애호했습니다. 극작가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여 사티로스의 해학을 작품 속에 담았습니다. 플라우투스는 160편 정도의 작품을 집필했는데, 오늘날 전해 내려오는 것은 21편에 불과합니다. 플라우투스의 희극은 즉흥적으로 이어지는 대화, 욕설, 사랑 고백, 그리고 속담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관객을 자연스럽게 미소짓게 합니다..

37 고대 문헌 2023.07.20

서로박: 롱고스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2)

(앞에서 계속됩니다.) 5. 가을 이야기: 제 2권에서 가을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레스보스 사람들은 농사를 짓거나, 목자로 살아갔습니다. 목자들 가운데에는 필레타스라는 이름을 지닌 노인이 있었습니다. 필레타스는 우연한 기회에 다프니스와 클로에의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서로 얼굴을 붉히며 이를 주체하지 못하는 청소년 소녀가 바로 그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필레타스는 젊은 남녀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이로써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알지 못했던 마음속의 열병이 무엇을 뜻하는지 비로소 알게 됩니다. 말하자면 그들은 나이 많은 목자를 통해서 사랑과 성의 의미를 체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필레타스는 다음과 같이 가르쳐줍니다...

37 고대 문헌 2023.02.27

서로박: 롱고스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1)

1. 잘 알려진 고대의 연애 소설: 친애하는 L, 오늘은 고대의 연애 소설, 『다프니스와 클로에』에 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소설은 고대 그리스의 연애 소설 가운데에서 어떤 독자적인 유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작가가 등장인물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충실히 묘사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현대적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롱고스의 문장은 수려하며, 사건과 등장인물의 마음을 세밀하게 그리고 리드미컬하게 묘사한다는 점에서 과히 독보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놀라운 것은 각 장을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로 나누어놓은 것도 농부의 작업을 위한 달력을 연상시키게 합니다. 봄이 사랑의 싹트는 시기라면, 여름은 사랑이 만개하는 시기이며, 가을은 사랑과 성..

37 고대 문헌 2023.02.27

서로박: (3) 아리스토파네스의 "새들"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파이테타리오스의 성스러운 결혼식: 조만간 꿈나라에 하나의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것은 헤라클레스, 포세이돈 그리고 거칠게 생긴 야만의 신 등으로 구성된 신들의 사절이 도착하리라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새들은 제우스의 도전자, 프로메테우스로부터 회담을 유리하게 이끄는 방법을 미리 배운 바 있었습니다. 게다가 헤라클레스는 상습적인 대식가였는데, 새들은 융숭한 식사 대접으로 그의 배를 가득 채우게 합니다. 배부른 헤라클레스는 새 왕국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도록 돕겠다고 약속합니다. 꿈나라의 요리사들은 군침 돋게 만드는 음식 냄새를 풍겨, 헤라클레스로 하여금 모든 타협책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했던 것입니다. 결국 제우스는 파이테타이로스를 천국으로 초대하여, 천국의 여왕으로 하여금 인도..

37 고대 문헌 2023.02.08

서로박: (2) 아리스토파네스의 "새들"

(앞에서 계속됩니다.) 8. 새들의 왕국의 지도자: 친애하는 A, 인간의 영역이 확장되는 것은 인간에게는 좋겠지만,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에게는 커다란 손실로 작용합니다. 인간으로 인하여 이를테면 동식물의 영역이 축소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세요. 공중에 살고 있던 새들은 바로 이러한 위험의 가능성 때문에 두 남자가 창조하려고 하는 “꿈나라”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반대합니다. 합창이 계속되는 동안에 새들 그리고 주인공들 사이에 작은 마찰로 인한 싸움이 벌어집니다. 왜냐하면 새들은 두 사람을 적으로 생각하고, 오디새를 배반자로 간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파이테타이로스는 세부적 사항을 거론하면서, 새들을 차근차근 설득하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놀라운 계획을 실천에 옮깁니다. 파이테타이로스는 새들..

37 고대 문헌 2023.02.08

서로박: (1) 아리스토파네스의 "새들"

1. 갈망과 이상에 관한 고대인의 상: 친애하는 A, 유토피아에 관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사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작품을 숙고하다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새들」을 선택하였습니다. 물론 그의 희극 「여성 인민회의」라는 작품은 유토피아의 부분적인 이슈가 되는 남녀평등의 이상을 반영하고 있으나, 풍자문학의 특성이 강하게 풍긴다는 점에서 여기서 배제되었습니다. 여성 운동과 남녀평등의 문제는 20세기 후반부에 커다란 반향을 받게 되었을 뿐, 고대 사회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새들」이 유토피아의 사고를 풍자하는 문학의 계열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작품은 기원전 414년에 공연되었는데, 갈망과 이상에 관한 고대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작품입니다. 미리 말씀..

37 고대 문헌 2023.02.08

서로박: 루키아노스의" 참된 이야기"

친애하는 C, 오늘은 후기 그리스 시대에 활동하던 작가, 사모사타 출신의 루키아노스 그리고 그의 문학 작품 “참된 이야기 (Αλήθη διχήγηματα)”에 관해 거론하기로 하겠습니다. 루키아노스의 생애는 확실하게 알려진 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는 루키아노스에 관한 정보들을 동초서초하여, 당신에게 전하려고 합니다. 루키아노스는 기원후 120년경에 (지금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역 근처에 있는) 사모사타 (삼사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 점토 모형을 만드는 재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조각가인 삼촌의 도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말다툼이 화근이 되어 가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친애하는 C, 흔히 말하기를 젊은이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일이 독서와 여행이라고 합니다. 독서가 사고의 깊이 내..

37 고대 문헌 2023.01.31

서로박: (2) 카리톤의 "카이레아스와 킬리오에"

(앞에서 계속됩니다.) 7. 킬리오에 남편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장례를 치러주다.: 어느 날 킬리오에는 누군가로부터 잘못된 소식 하나를 접합니다. 그것은 남편의 부음 소식이었습니다. 즉 소식에 의하면 남편은 카리엔 지역의 해안에서 해적을 만나 피 흘리면서 싸웠는데, 안타깝게도 전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그미는 몹시 슬펐지만, 남편, 카리에라스의 죽음을 하나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입니다. 비록 낯선 땅이지만, 최소한 장례식을 치름으로써 남편의 영혼을 위로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미는 자신의 주인에게 조촐하게라도 장례식을 치르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밀레의 귀족, 디오니시오스는 도량이 넓은 장부였습니다. 그는 킬리오에와 혼인하게 되었지만, 임신한 몸을 고려하여 그미와의 합방을 먼 훗날로 연기합니다. 그..

37 고대 문헌 202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