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고대 문헌

서로박: 메난드로스의 까다로운 인간 (1)

필자 (匹子) 2020. 11. 28. 10:17

고대 그리스의 희극작가, 메난드로스에 관한 삶은 오늘날 많이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는 아테네에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소요학파의 학교에서 수학했다고 전해집니다. 메난드로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후계자 테오프라스토스의 제자가 되어 학문을 닦고, 마케도니아왕 데메트리오스 1세의 우대를 받았으며, 철학자 에피쿠로스와도 친교를 맺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영향은 그의 작품 속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파네스로 대표되는 고대 희극이 그의 신희극의 표본이기는 하나, 그 특징에 있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작품에서 풍자나 분방한 공상은 찾아볼 수 없고, 소재 역시 평범한 아테네 시민의 일상생활에서 채택하였습니다. 주로 연애 중심의 인정 희비극이 태반을 이룹니다.

 

메난드로스는 기원전 290년에 아테네에서 목욕하다가 사고로 돌발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가 쓴 작품 수는 100편이 넘었다고 하지만, 현존하는 것은 여섯 편밖에 없습니다. 됩니다. 방패Aspis」 「중재 법정Epitrepontes」 「머리카락 잘린 여자 Perikeiromenē」 「사모스의 처녀 Samiā, 시키온의 사내Sikyonios등의 작품이 복원되었고, 1959년에 발견된 「까다로운 인간Dyskolos가 완전한 작품으로서는 유일한 것입니다. 그의 희극은 로마 희극의 표본이 되어 후세의 희곡문학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5막 희극 「까다로운 인간Dyskolos」은 기원전 317년에서 316년 사이에 발표되었습니다. 작가는 데뷔한 지 5년 만에 이 작품을 발표한 셈입니다. 작품의 원본은 오늘날까지 잘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1958년에 보드머에 의해 발굴된 파피루스 문헌에서는 20행정도가 빠져 있을 뿐 나머지는 온전하게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1952년 스위스의 마르틴 보드머는 이집트에서 22묶음의 파피루스를 발견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신구약성서의 일부, 호메로스의 작품, 그리고 메난드로스의 작품이 실려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귀중한 파피루스 문헌을 보드머 파피루스라고 명명하는데, 여러 곳을 거쳐서 지금 현재 바티칸 도서관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까다로운 인간」을 하나의 성격희극으로 명명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작품은 마치 테오프라스토스Theophrast성격 이론에서 언급된 바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특수한 성격에 관한 사항을 분명히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메난드로스의 작품은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 유독 불편함을 드러내는 인간의 유형을 핵심적으로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크네몬이라는 사내인데, 주위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고, 자신에 대해 항상 불만이며 언제어디서나 불평을 터뜨립니다. 그는 아티카의 어느 마을 필레에서 거주하는 나이 많은 농부입니다. 작품은 주인공 크네몬이 어떠한 이유에서 기괴한 성격을 지니게 되었는지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까다로운 인간」은 주인공이 어떤 묘한 계기로 스스로의 잘못을 인지하게 되고, 주위 사람들과 공동체에 다시 합류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요컨대 메난드로스 문학의 기본적인 테마는 인간성의 승리로 요약됩니다. 등장인물들은 기이하게 헝클린 난제를 해결하고,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며, 여러 가지 잘못된 인간관계를 바로 잡고, 어떤 분명한 질서를 세우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은 메난드로스의 극작품 전체에서 발견되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작품 내에서 주인공 크네몬은 주어진 현실에서 파생되는 혼란스러운 갈등으로 인하여 몹시 괴로워하면서 생활합니다. 모든 게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갈팡질팡 꼬이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근본적으로 크네몬 자신의 까칠한 성격 때문입니다. 이 점에 있어서 메난드로스는 테오프라스토스의 입장과 매우 근친합니다. 작품의 첫 부분인 프롤로그에서 작품은 Pan” 신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판은 극적 줄거리의 핵심적인 동력을 추동하는 신입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노래합니다. “농부 크네몬은 나의 법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 그가 인간일까/ 아니, 그렇지 않아, 말라비틀어진 인간의 적/ 모든 사교성을 증오하지-/ 내가 사교성을 말하는가? 어떠한 친절한 말/ 어떠한 인사도 끔찍하고/ 이웃들에게는 과도할 뿐이야./ 힘든 고통 속에서 그는 나,/ 판 신을 일시적으로 생각했지./ 비록 나중에는 후회했지만, 잘 알고 있어./ 노인은 자신의 창녀인 늙은 하녀와 함께/ 혼자서 살고 있어, 목재를 질질 끌면서/ 힘들게 경작하고, 온 세상을 저주하지.

 

메난드로스는 다른 희극작품에 비해 안간 혐오자를 집필할 때 주인공의 성격에 치중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고, 일직선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주인공 크네몬은 언제나 퉁명스럽고 화를 잘 내는 나이든 농부입니다. 그는 동거녀, 시미케 그리고 그미의 딸, 미리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원래 크네몬에게도 아내가 있었습니다. 그의 아내는 첫 번째 남편이 죽자, 아들을 데리고 크네몬과 함께 동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딸을 낳은 뒤에 크네몬의 아내는 어느날 밤에 가출하고 맙니다. 왜냐하면 크네몬의 성격이 도저히 함께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냉혹하고 까다로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크네몬의 아내는 아들인 고르기아스와 다른 곳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판 신은 크네몬의 딸, 미리내를 무척 애호합니다. 그래서 그는 어느 젊은이 소스트라토스의 마음속에 사랑의 감정을 불어넣어서, 그미에게 연정을 품도록 조처합니다.

 

등장인물, 소스트라토스는 도시의 부유한 시민 가정 출신의 젊은이입니다. 그는 편안하고 게으르게 살아가지만, 마음씨하나는 나무랄 게 없는 사내인데, 어느 순간 한 처녀를 바라보고 가슴을 타오르게 됩니다. 그 처녀가 바로 미리내였습니다. 소스트라토스는 미리내와 혼인하기 위해서 일단 차제에 장인이 될 크네몬의 하인으로 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농기구를 빌리고 싶다는 일로 그에게 면담을 청하지만, 이는 거절당합니다.

 

이후에도 크네몬은 자신을 만나주지 않습니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그는 크네몬의 무뚝뚝함과 괴팍한 인간성에 대해 탄식을 터뜨립니다. 어느 날 스트라토스는 어느 모임에서 고르기아스를 사귀게 됩니다. 이때 고르기아스는 자신의 여동생을 함부로 집적거리지 말라고 스트라토스에게 경고합니다. 비록 계급이 다르지만, 자신의 여동생 미리내는 정갈한 처녀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스트라토스는 자신이 그미를 평생의 배필감으로 여기며, 제발 미리내와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소연합니다.

 

어쩌면 고르기아스가 어떤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르기아스는 아버지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미리내의 남편감에 관해 말을 꺼냅니다. 그러나 크네몬은 일언반구의 대꾸도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소스트라토스는 노에의 신분으로 변장하여, 양털 외투를 걸치고 크네몬의 소작농으로서 밭에서 일하는 척합니다. 그래야 크네몬을 한 번이라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경작지에서 하루 종일 뼈 빠지게 일했으나, 크네몬은 밭에 나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바로 그날 자신의 집 앞에서 낯선 사람들의 출입을 가로막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소스트라토스의 어머니와 그녀의 하인들이 근처에 위치한 판 신과 요정의 동굴에서 희생제를 거행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크네몬의 집을 왁자지껄하게 지나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소란 속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크네몬이 우물가에서 고개 숙이다, 실수로 그만 우물에 빠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고르기아스는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그를 깊은 우물에서 구출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한편 소스트라토스는 미리내를 만나, 자신의 마음을 전하며, 결혼해달라고 간절하게 요청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고리기아스가 소스트라토스에게 달려와서 도움을 청합니다. 미리내는 아버지가 사고로 죽을까 두려운 나머지 눈물을 흘립니다. 결국 두 사내는 꼬장꼬장한 장년의 목숨을 구해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