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52

서로박: 이채양명주, "디 올 백"을 외치자

이채양명주. 이 단어는 윤석열 정권의 100가지 잘못 가운데 가장 커다란 다섯 가지 잘못을 요약한 것이다. 1. 이태원 참사 2. 채상병 죽음 이혹, 3. 양평 도속도로 변경 시도, 4. 명품백 불법 수수, 5. 주가 조작의 혐의. 전공의, 전문의 교수들은 외친다. 김건희의 디올백 문제를 다루라고, 의료 개혁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말로 디 올 백 Die All Back 하라고. 문제는 디올 백 Dior-Bag이라고 디 올 백 Die All Back, 바로 그것이라고 정부가 2000명 의대생 충원 계획을 공표한 다음, 수련의들은 자의에 의해서 일터를 떠나고 있다. 문제는 언론의 편파적이고 피상적 보도에 있다. 조중동을 포함하여 한겨레 신문조차도 정부의 주먹구구식 발표를 일차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의사 협회..

3 내 단상 2024.03.31

서로박: (6) 여인들의 브레히트, 사랑의 슬픔

6. 엘리자베트 하우프트만 (1897 – 1973) 여자: 하우프트만은 브레히트의 창작을 돕던 도우미였지요? 남자: 네, 그미의 삶은 롤러코스터의 연속이었습니다. 평생 네 번 결혼한 것이 이를 반증하지요. 사랑의 실패로 인하여 그미는 두 번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첫 번째의 자살은 브레히트가 헬레네 바이겔과 결혼했을 때 행해졌으며, 두 번째의 자살은 1949년에 그미의 남편, 파울 데소Paul Dessau의 배신 때문이었습니다. 음악가, 파울 데소는 55세의 나이에 27세의 젊은 여배우, 안체 루게Antje Ruge를 사랑하며, 무작정 동거에 들어갔던 것입니다. 여자: 그미는 언제 어디서 브레히트와 안면을 익히게 되었습니까? 남자: 1924년 초에 베를린이었습니다. 브레히트는 그미의 재능을 즉시 알아보고,..

46 Brecht 2024.03.31

서로박: (5) 여인들의 브레히트, 사랑의 슬픔

(앞에서 계속됩니다.) 5. 마리안네 초프 (1893 = 1984) 여자: 마리안네 초프는 브레히트의 첫 부인이었지요? 남자: 네, 1893년 오스트리아 빈 근처에서 군인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미는 뛰어난 외모를 갖추고 노래를 잘 불러서, 뮌헨에서 오페라 가수로 성공하려 랬지요. 1919년 9월 초프는 오페라 「카르멘」에서 집시 소녀, 메르세데스 역을 맡아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궁핍하게 살던 그미는 뮌헨의 출판업자, 오스카 카밀루스 레히트Oskar Camillus Recht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했습니다. 여자: 브레히트는 1919년에 아우크스부르크 시립 극장에서 초프를 처음으로 만났지요? 남자: 아닙니다. 1920년 2월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 브레히트는 황급히 분장실로 뛰어 들어가, 그미의 미모와..

46 Brecht 2024.03.31

박설호: (17) 희망의 원리. 제 4차 강의

(16 강의에서 계속됩니다.) 5. 파우스트, “머물러라 그대는 아름답도다.”, “고정되어 있는 지금nunc stans”: 파우스트는 돈 조반니, 오디세우스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인간형입니다. 파우스트는 세상을 완전히 체험함으로써 자신을 완성시키고 세계를 완전한 공간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품고 있었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인간에게는 의지가 없다고 믿었습니다. 그렇기에 파우스트라는 인간형은 루터에게는 교만하고 사악한 인간으로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괴테는 위대한 창의적인 인간을 다르게 묘사합니다. 즉 파우스트는 무언가를 추구함으로써, 결국에는 구원을 받습니다. 세계 속에서의 주체의 깨달음은 성취된 순간이라는 본질적 문제와 관련됩니다. 그는 마지막에 이르러 어떤 성취된 순간으로서의 “고정되..

27 Bloch 저술 2024.03.30

이광이: 시인 서정춘의 100년을 달리는 기차

이광이 선생님의 글을 허락도 없이 퍼왔습니다. 출전: 한겨레 신문 2024년 3월 27일 ................... ‘꽃 그려 새 울려놓고 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 소식’ (봄, 파르티잔, 1995) 시 한편이 스물한자다. 읽다가 ‘소식’ 하고 끝나버리니, 걷다가 길이 끊긴 듯, 몸이 앞으로 기우뚱한다. 입에서는 못 빠져나간 바람이 한숨이 되어 새어 나온다. 그 소식 이후에 다른 소식은 없었는지 늘 궁금했다. 바람 부는 날이면 동구에서 띄우던 연줄이 툭 끊겨 산 너머로 멀리멀리 날아가던, 꼬리를 흔들며 하늘하늘 사라져버린 그 가오리연이 가끔 생각나듯이, 소식만 남기고 산골짜기로 떠나버린 그의 뒷소식이 궁금했다. 시인 서정춘, 41년생이니 올해 여든셋이다. 사람들은 그를 ‘삼단(三短)시인’이라 부..

2a 남의 글 2024.03.30

박설호: (16) 희망의 원리. 제 4차 강의

(앞에서 계속됩니다.) 1. 젊은 괴테, 방랑자의 폭풍 노래: 제48장에서 블로흐는 문학예술이 나타난 갈망의 상을 서술합니다. 그가 첫째로 선택한 것은 젊은 괴테의 열정과 문학 작품입니다. 젊은 시절 괴테는 혼란스러움을 느끼면서 자신의 불확정적인 갈망을 연속적으로 추적하였습니다.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 풍족하게 살았지만, 불안으로 인해 어디에서도 안주하지 못했습니다. 괴테의 발효하는 동경은 그의 편지에서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령 베르테르의 열광적 사랑과 이에 병행하여 출현한 괴로움은 괴테 자신의 혼란스러움뿐 아니라, 시대적인 문제점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사실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는 폭정에 저항하는 질풍과 노도의 운동과 연결되어, 당시에 청춘의 저항 운동을 분출하게 했습니다...

27 Bloch 저술 2024.03.29

서로박: (3) 미셸 투르니에의 '쌍둥이 행성'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소설의 구조적 특징: 소설의 관점의 측면에서 우리는 다음의 사항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즉 작품의 첫 부분에서는 주로 일기 형식의 서술로 등장인물의 다양한 관점이 복합적으로 드러납니다. 이러한 서술은 정태적 사진처럼 평이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관점은 소설의 중간 부분부터 서서히 폴. 한 사람의 관점으로 좁혀집니다. 사건의 흐름 역시 역동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소설의 진행이 정태적 상황의 서술로부터 역동적 사건의 서술로 변한다는 점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소설의 두 가지 사건, 다시 말해서 알렉상드르의 이야기 그리고 장과 폴의 이야기는 상호 보완적인 의미를 지니는데, 주제를 고려할 때 서로 상반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앞에서 언급했..

33 현대불문헌 2024.03.27

서로박: (2) 미셸 투르니에의 '쌍둥이 행성'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장과 폴 사이에 나타난 갈등: 뒤이어 장과 폴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장과 폴은 서로 갈등을 빚게 되는데, 이는 장의 태도에 기인합니다. 어느 날 장은 아버지의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과 하룻밤 정사를 치른 다음에, 그것도 모자라 파리에서 소피라는 젊은 처녀를 사귀게 됩니다. 이때 장은 그미와 이탈리아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대놓고 선언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폴의 마음을 매우 아프게 만듭니다. 장이 자신의 정체성을 추구하면서 폴과의 관계를 근절하려는 데 비해, 폴은 장과의 애틋한 사랑의 관계를 시종일관 고수하려고 합니다. 어느 날 장은 혼자서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데, 폴은 이 사실을 나중에 알아차리고 그의 뒤를 추적합니다. 사실인즉 폴은 장에 대한 사랑의 감정 외..

33 현대불문헌 2024.03.27

서로박: (1) 미셸 투르니에의 '쌍둥이 행성'

1. 대립하는 문학적 공간: 미셸 투르니에의 장편 소설 『쌍둥이 행성Les Météores』(1975)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비교적 방대한 이 작품은 한국어 문헌으로 아직 번역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작가는 이전에 발표된 소설의 배경으로 설정된 두 개의 대립적 현실을 다시 소환해내고 있습니다. 첫째로『방드르디 혹은 태평양의 끝Vendredi ou les Limbes du Pacifique』 (1967)에는 로빈슨 크루소 그리고 방드르디 (금요일이라는 가상적인 인물)가 등장합니다. 이로써 작가는 문명과 야생의 차이점, 한계 그리고 어떤 대안으로서의 태양 축제 등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둘째로『마왕Le roi des Aulnes』 (1970)은 작품 배경으로서 프랑스와 독일이라는 두 개의 대립하는 가..

33 현대불문헌 202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