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현대영문헌 82

서로박: 길먼의 여성주의 유토피아 (2)

7. 세 명의 남자: 세 사람은 학문적 호기심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성품에 있어서는 제각기 다릅니다. 이러한 이질성은 특히 사랑과 성에 관한 그들의 이질적 입장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첫째로 “테리”, 즉 테리 O. 니콜슨은 야심과 성공의 욕구로 가득 차 있는 진상입니다. 그는 미지의 땅 끝까지 찾아가 탐색하려는 열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테리는 모터보트, 자동차 그리고 비행기를 능수능란하게 조종할 줄 압니다. 둘째로 “제프”, 즉 제프 마그레이브는 과학의 기적을 경탄해 마지않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사내입니다. 옛날에 태어났더라면, 시인이 되었거나, 사제가 되었을 법한 인물이지요. 제프는 생물학과 의학을 전공하였는데, 여성들의 삶의 방식을 흠모하는 부드러운 사내입니다. 셋째로 주인공, “나인 “반”..

36 현대영문헌 2021.06.29

서로박: 길먼의 여성주의 유토피아 (1)

1. 페미니즘의 유토피아, 『여자들만의 나라』: 19세기 후반에 유럽에서 거대한 이슈는 마르크스의 사상과 실천이었습니다. 이 와중에서도 남녀평등의 문제는 마르크스의 조류 내에서 지엽적으로 논의되었습니다. 페미니즘 성향의 작가들 가운데에는 샬럿 퍼킨스 길먼 (1860 – 1935)이 있습니다. 그미는 벨러미와 마찬가지로 “미국 페이비언The American Fabian”이라는 잡지에 자극을 받아서, 발전된 현대 국가 그리고 성의 역할 등에 관하여 오랫동안 고심하였습니다. 처음에 길먼은 사회학적 논문을 발표하다가, 유토피아 소설 『여자들만의 나라Herland』(1915)를 발표하였습니다. 작품은 종래의 유토피아 소설들과는 한 가지 사항에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자의 나라』는 순수하게 여성들만 살아가는..

36 현대영문헌 2021.06.29

서로박: 피어시의 '그, 그미 그리고 그것' (2)

지구상에는 멀티와 맞서서 싸우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말카의 딸이자, 주인공 시라의 어머니인 “리바 Riva”도 있습니다. (리바는 처음부터 가족에 대한 커다란 애착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 시라는 주로 할머니인 말카 곁에서 자라날 정도였습니다. 그렇기에 주인공에게 리바는 어머니가 아니라, 단순히 공동체의 책임자 한 사람으로 느껴질 뿐입니다.) 리바는 이스라엘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또 다른 여성 사이보그인 “닐리 Nili”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닐리는 요드보다 막강한 힘을 지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이보그로서의 몇 가지 초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미는 지금까지 지하 이스라엘의 여성 공동체를 수호하는 임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그렇기에 ..

36 현대영문헌 2021.05.20

서로박: 피어시의 '그, 그미 그리고 그것' (1)

친애하는 P, 마지 피어시는 1993년에 사이언스픽션 계열의 소설 『그, 그미 그리고 그것 Er, She and It』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유리의 육체 Body of Glass”라는 제목으로 해외에 소개되었는데, 영국에서 아더 클라크 Arthur Clarke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작가는 더 이상 페미니즘의 문제에 집착하지 않고, 성, 계급 그리고 젠더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간과 기계, 인간과 동식물 등의 생명체, 물질과 형이상학 등과 같은 이원구조의 갈등은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극복 가능한가? 하는 물음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러한 물음은 종래의 인간학의 관점을 벗어나서 고도로 발전된 과학 기술 사회에서의 새롭게 제기될 수 있는 윤리학과 관련됩니다..

36 현대영문헌 2021.05.20

서로박: 러스의 '여자 사람' (3)

14. 자엘이 살아가는 세계, 남자의 나라 그리고 여자의 나라: 자엘이 처해 있는 세계 역시 여성들만 살아갑니다. 그러나 “여자의 나라”는 인접해 있는 “남자의 나라”의 국민들과 40년 전부터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남자의 나라는 과거에 존재했던 가부장 사회와 마찬가지로 남성의 권위를 강하게 드러냅니다. 남자들은 여자의 나라를 정복하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남자의 나라에서는 여자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수의 여성들만 살려두어 남자들이 원하는 성 노예 내지 아이 낳는 기계로 활용할 뿐입니다. 말하자면 소수의 여성들은 대리모로서 남자들의 자손들을 번식시키는 도구로 사용될 뿐입니다. 여성들은 남성들의 무력적 파상공세를 피하기 위해서 지하에 거주합니다. 전시 체제 속에서 모든 일을 일사불란..

36 현대영문헌 2021.03.02

서로박: 러스의 '여자 사람' (2)

6. 두 명의 여성, 20년 이상의 나이 차이에도 연인 관계를 맺다.: 자네트는 그곳에서 윌딩스의 딸, 로라 로제를 사귀게 됩니다. 로라는 자네트에게 신뢰감을 드러내면서 자네트의 거침없는 행동 방식에 무척 놀라워합니다. 자네트는 말하자면 화일어웨이라는 남자 없는 공동체서 자발적으로 살아가던 여성이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로라는 미래에서 찾아온 중년 나이의 여성, 자네트에게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그것은 애틋한 사랑의 감정이었습니다. 로라는 자신의 감정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기로 결심합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서로 애무하면서 성 관계를 맺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는 두 사람에게 황홀한 행복감을 만끽하게 하지만, 다른 한편 어떤 당혹스러움 내지는 부담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로라는 동성연애가 다..

36 현대영문헌 2021.03.02

서로박: 러스의 '여자 사람' (1)

1. 미국 작가, 조안나 러스: “물질 추구 이후의 시대”는 우리를 망각의 늪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비록 크고 작은 사건은 그치지 않고 출현하지만, 세계대전은 더 이상 발발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삶은 그 자체 무미건조하고 허망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마음은 거대한 감정의 파도를 주체하지 못하며, 머릿속에는 때로는 섬뜩함을 느낄 정도로 어떤 거역하는 사고가 출현하곤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말과 글로 무언가 표현하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 일일까요? 세상사에 관해 그리고 우리 자신에 관해 침묵만 고수한다면, 70억 인구 가운데 한 마리인 우리는 모두 망각의 늪 속으로 가라앉고 말 테니까요. 오늘은 미국 작가, 조안나 러스 (Joanna Russ, 1937 - 2011)의 을 살펴보도록 하겠습..

36 현대영문헌 2021.03.02

서로박: 오웰의 '1984년' (2)

11. 고문당하고 세뇌당하는 개개인들: 101호실은 마치 지옥과 같은 고문이 자행되는 곳입니다. 오브라이언은 주인공이 쥐를 몹시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주인공을 거대한 새장 속에 가둔 뒤에 그의 손발을 묶어둡니다. 세장의 바깥에 두 마리의 굶주린 쥐를 서성거리게 합니다. 새장의 문이 열리면 언제라도 쥐가 달려들어, 윈스턴의 몸을 물어뜯을 것 같아 보입니다. 극도의 고통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보루, 즉 줄리아에 대한 사랑을 포기합니다. 가령 윈스턴은 고문당해야 할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줄리아라고 언성을 높입니다. 이로써 주인공이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둔 내적인 사랑의 감정마저 송두리째 산산 조각나고 맙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윈스턴은 출옥합니다. 그는 허름한 ..

36 현대영문헌 2021.02.08

서로박: 오웰의 '1984년' (1)

1. 민주적 사회주의자, 조지 오웰: 친애하는 F, 이번의 강의는 조지 오웰의 『1984년』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조지 오웰의 본명은 에릭 아더 블레어입니다. 그는 1903년 인도의 비하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영국의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파견된 동인도회사의 관리였는데, 가족과 함께 인도에서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오웰은 아버지의 권고로 1921년 영국의 식민 경찰의 연수를 받다가, 도중에 그만 두고 맙니다. 왜냐하면 그는 십대의 나이에 영국의 식민지 경영이 가난한 인도인들의 재화를 착취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에 항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력 쌓기를 스스로 포기한 영국의 젊은이의 앞에 가로놓인 것은 가난과 주위사람들의 냉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오웰은 독립하기 위하여 온갖 허드렛..

36 현대영문헌 2021.02.08

서로박: 에코토피아 출현 (5)

21. 중앙 정부와의 내전 가능성: 미국 정부는 에코토피아가 미합중국의 체제를 파괴한다고 믿고, 볼리나스의 독립을 심각한 우려로 수용하게 된다. 그리하여 정부는 볼리나스 지역에 연방 방위대를 파견한다. 연방 방위대는 지금까지 홍수 및 재난 지역의 구조대로 활동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그 군대는 효율적인 전문 군사조직은 아니었다. 대원들은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자원한 지원군이었다. 두 국가의 군인들의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을 때, 볼리나스 민병대는 삐라를 살포하여, 사태를 분명하게 해명한다. “볼리나스는 생태 친화적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며, 결코 무력 투쟁을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연방방위대가 마린 카운티의 보안관의 명령을 받고, 국경을 넘어선다면, 폭력으로 대응하리라는 것..

36 현대영문헌 2020.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