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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설호의 시, '아린 아리랑'

아린 아리랑박설호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아리랑 한평생 쓰라리가 났네 * 왕년엔 고명딸 꽃보다 예쁜봉긋한 젖가슴 나의 벗님들아린 아리랑 쓰린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아리랑 열여섯 쓰라리가 났네 고샅길 봄 향기 흠뼉 젖었지상일꾼 엄마 품에 안기곤 했지앓은 아리랑 시린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아리랑 큰아기 쓰라리가 났네 마을 잔치 누리고 귀가하다가붙잡혀 만주까지 떠나야 했나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아리랑 스무 살 쓰라리가 났네 단발머리 흰 얼굴 나의 누부야은장도 챙기고 거기 눕지 마아린 아리랑 쓰린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아리랑 꽃님이 쓰라리가 났네 여관서 슬그머니 잠이 드는데마츠모도 다가와 옷을 벗겼네앓은 아리랑 시린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아리랑 멀리서 쓰라리가 났네 첫눈이 내린 날 실키고 ..

20 나의 시 2024.05.07

블로흐: (3) 청춘 시대, 실험 예술, 실증주의 비판

(2에서 계속됩니다.) 페처: 루카치씨, 당신은 제 1차 세계대전의 시기부터 에른스트 블로흐와 개인적으로 친교를 맺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사항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지요? 루카치: 세부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한편으로는 블로흐는 나에게는 놀라운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니까요. 그를 알게 된 것은 나에게 정말로 커다란 체험이었습니다. 대부분 고리타분한 교수들이 철학을 연구해 왔는데, 갑자기 기발한 철학자가 부활한 것 같았으니까요. 블로흐는 고대의 철학자 그리고 고대 철학의 정신을 독일어로 설파했습니다. 그건 놀라운 경험이었지요. 오랫동안 우리는 친밀한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전쟁도 우리를 갈라놓지 못했어요. 두 사람 모두 세계대전을 혐오했으며, 정치적으로 좌-편향적인 태도를 견..

30 bloch 대화 2024.05.07

서로박: (5) 벤야민의 역사 철학 테제

(앞에서 계속됩니다.) 5. “가능한 구원의 실험실”로서의 세계. 프랑크푸르트학파는 1960년 초반에 벤야민의 역사적 진보에 대한 논평을 언급하면서, 에른스트 블로흐가 진보적 낙관주의를 과도하게 맹신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역사에 대한 벤야민과 블로흐의 견해가 커다란 차이를 드러내는 것은 아닙니다. 벤야민은 1940년 무렵에 「역사의 개념에 관하여」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합니다. “진보라는 개념은 파국의 이념 속에 토대를 이루고 있다. 말하자면 역사에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파국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미래가 아니라, 그냥 우리 앞에 주어져 있을 뿐이다.” (Benjamin, GS. Bd. 1/2: 683). 아도르노는 벤야민의 발언을 염두에 두면서 다음과 같이 평가했습니다. “..

25 문학 이론 202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