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현대영문헌

서로박: 러스의 '여자 사람' (3)

필자 (匹子) 2021. 3. 2. 10:59

14. 자엘이 살아가는 세계, 남자의 나라 그리고 여자의 나라: 자엘이 처해 있는 세계 역시 여성들만 살아갑니다. 그러나 여자의 나라는 인접해 있는 남자의 나라의 국민들과 40년 전부터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남자의 나라는 과거에 존재했던 가부장 사회와 마찬가지로 남성의 권위를 강하게 드러냅니다. 남자들은 여자의 나라를 정복하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남자의 나라에서는 여자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수의 여성들만 살려두어 남자들이 원하는 성 노예 내지 아이 낳는 기계로 활용할 뿐입니다. 말하자면 소수의 여성들은 대리모로서 남자들의 자손들을 번식시키는 도구로 사용될 뿐입니다. 여성들은 남성들의 무력적 파상공세를 피하기 위해서 지하에 거주합니다. 전시 체제 속에서 모든 일을 일사불란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국가가 마치 거대한 군대처럼 조직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자의 나라는 계층 차이가 존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15. 자엘의 세계 끔찍한 디스토피아: 여성들은 때로는 적들과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불사하지만, 때로는 경제적 이유에서 물물교환을 서슴지 않습니다. 이따금 물품 뿐 아니라, 인간을 매매하기도 합니다. 여자의 나라에서 태어난 젖먹이 사내아이는 남자의 나라에 판매됩니다. 남자의 나라에 구매된 젖먹이 사내아이들은 나중에 성 전환수술을 통해서 여성들로 재탄생됩니다. 그들은 나중에 남자들의 성욕을 채우는 쾌락의 도구로 활용됩니다. 남자의 나라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고유한 판단력을 지닌 인간존재가 아니라, “리얼돌Real-Doll”과 다름이 없습니다.

 

여자의 나라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은 모두 레즈비언들은 아닙니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이성애의 감정을 지닌 여성들도 존재합니다. 자엘 역시 이성애의 감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미는 데이비라는 로봇을 구비하여, 자신의 성적 욕망을 해결하곤 합니다. 데이비는 여자 나라의 소수의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남성 인형 로봇입니다. 데이비는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렬하게 자엘과 육체적으로 결합합니다. 요약하건대 작가는 자엘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 언급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미래의 대안에 관해서 그미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려고 합니다.

 

Bildergebnis für the female man

 

16. 작가, 요안나 러스가 생각하는 유토피아: 유토피아는 적어도 작가 러스에게는 자치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상태와 관련됩니다. 이는 행동하는 주체의 갈망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개인의 자유가 침탈되면, 남는 것이라고는 공허한 이상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유토피아가 실현될지 아닐지는 오로지 이러한 자유의 갈망이 성취되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습니다. 자네트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남자들은 약 800년 전에 화일어웨이에서 어떤 오염으로 모조리 죽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이때 자엘은 다음과 같이 반박합니다. “너는 오염을 말하지만, 그건 거짓말이야. 세계의 발전 과정을 생각해 봐. 그 노선은 우리와 같은 몇몇 사람들의 노력으로 변화되지 않아. 화일어웨이에서의 오염은 누군가가 지어낸 하나의 망상 내지 현혹에 불과해. 너의 선조들은 후손들에게 진리를 전하지 않았어. 어쩌면 내가 오염일지 몰라. 나의 전쟁이 너의 세상을 축조했어. 자네트, 나와 동족 사람들은 너에게 천년의 평화, 천년의 사랑을 선사할게, 그러면 화일어웨이에서 찬란하게 피어나는 꽃들은 우리가 살해한 남자들의 뼈로써 영양을 공급받게 될 거야.” (Russ: 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