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현대영문헌 84

서로박: 러스의 '여자 사람' (1)

1. 미국 작가, 조안나 러스: “물질 추구 이후의 시대”는 우리를 망각의 늪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비록 크고 작은 사건은 그치지 않고 출현하지만, 세계대전은 더 이상 발발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삶은 그 자체 무미건조하고 허망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마음은 거대한 감정의 파도를 주체하지 못하며, 머릿속에는 때로는 섬뜩함을 느낄 정도로 어떤 거역하는 사고가 출현하곤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말과 글로 무언가 표현하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 일일까요? 세상사에 관해 그리고 우리 자신에 관해 침묵만 고수한다면, 70억 인구 가운데 한 마리인 우리는 모두 망각의 늪 속으로 가라앉고 말 테니까요. 오늘은 미국 작가, 조안나 러스 (Joanna Russ, 1937 - 2011)의 을 살펴보도록 하겠습..

36 현대영문헌 2021.03.02

서로박: 오웰의 '1984년' (2)

11. 고문당하고 세뇌당하는 개개인들: 101호실은 마치 지옥과 같은 고문이 자행되는 곳입니다. 오브라이언은 주인공이 쥐를 몹시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주인공을 거대한 새장 속에 가둔 뒤에 그의 손발을 묶어둡니다. 세장의 바깥에 두 마리의 굶주린 쥐를 서성거리게 합니다. 새장의 문이 열리면 언제라도 쥐가 달려들어, 윈스턴의 몸을 물어뜯을 것 같아 보입니다. 극도의 고통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보루, 즉 줄리아에 대한 사랑을 포기합니다. 가령 윈스턴은 고문당해야 할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줄리아라고 언성을 높입니다. 이로써 주인공이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둔 내적인 사랑의 감정마저 송두리째 산산 조각나고 맙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윈스턴은 출옥합니다. 그는 허름한 ..

36 현대영문헌 2021.02.08

서로박: 오웰의 '1984년' (1)

1. 민주적 사회주의자, 조지 오웰: 친애하는 F, 이번의 강의는 조지 오웰의 『1984년』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조지 오웰의 본명은 에릭 아더 블레어입니다. 그는 1903년 인도의 비하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영국의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파견된 동인도회사의 관리였는데, 가족과 함께 인도에서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오웰은 아버지의 권고로 1921년 영국의 식민 경찰의 연수를 받다가, 도중에 그만 두고 맙니다. 왜냐하면 그는 십대의 나이에 영국의 식민지 경영이 가난한 인도인들의 재화를 착취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에 항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력 쌓기를 스스로 포기한 영국의 젊은이의 앞에 가로놓인 것은 가난과 주위사람들의 냉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오웰은 독립하기 위하여 온갖 허드렛..

36 현대영문헌 2021.02.08

서로박: 에코토피아 출현 (5)

21. 중앙 정부와의 내전 가능성: 미국 정부는 에코토피아가 미합중국의 체제를 파괴한다고 믿고, 볼리나스의 독립을 심각한 우려로 수용하게 된다. 그리하여 정부는 볼리나스 지역에 연방 방위대를 파견한다. 연방 방위대는 지금까지 홍수 및 재난 지역의 구조대로 활동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그 군대는 효율적인 전문 군사조직은 아니었다. 대원들은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자원한 지원군이었다. 두 국가의 군인들의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을 때, 볼리나스 민병대는 삐라를 살포하여, 사태를 분명하게 해명한다. “볼리나스는 생태 친화적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며, 결코 무력 투쟁을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연방방위대가 마린 카운티의 보안관의 명령을 받고, 국경을 넘어선다면, 폭력으로 대응하리라는 것..

36 현대영문헌 2020.11.05

서로박: 에코토피아 출현 (4)

17. 암환자 특공대 성명서: 암환자 특공대의 성명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지난 한 해 동안에 30억 파운드 이상의 농약이 생산되었습니다. 1940년에 생산된 농약이 10만 파운드이니, 그 증가량을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극독물질이 확산된 까닭은 화학회사의 사악한 상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국민들의 영양을 책임지려고 식량을 공급했기 때문은 결코 아닙니다.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서 회사는 극독 물질을 생산해낸 것입니다. (...) 우리는 암으로 시한부 삶을 판정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곧 죽을 테고, 죽기 전에 인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무언가 행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 위험한 옴니 화학공장을 선택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회사 사람들은..

36 현대영문헌 2020.11.05

서로박: 에코토피아 출현 (3)

12. 하지 말라 십계명 (3): 세 번째 강령은 “발암성 물질이나 돌연변이 유발 물질을 제조하지 말라.”이며, 네 번째 강령은 “음식물에 불순물을 넣지 말라.”이다. 현대인의 삶을 위협하는 것은 거창한 이슈 내지 계층 간의 대립이 아니라, 더러운 물과 공기 그리고 오염된 토양이다. 부와 경제성장을 이룩하려는 열망은 수많은 화학 약품 그리고 산업쓰레기를 양산시키게 하였다. 가령 제초제, 살충제 속에는 암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오늘날에도 인간의 생명을 치명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가공 음식물 속에는 수많은 식품첨가물들이 들어 있다. 이것들은 방부제, 보존료, 산화 방지제, 색소, 과당 등 수많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발색제에 해당하는 아질산나트륨은 암을 불러일으키고, 착색제인 적색..

36 현대영문헌 2020.11.05

서로박: 에코토피아 출현 (2)

6. 작가의 시대 비판 (4): 다섯째로 칼렌바크는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낭비의 풍조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마트와 대형 백화점에서는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을 구매하려고 모인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능률중심주의 내지 이행능력 중심주의의 사고는 미국 서부 개척의 역사에서 맨 처음 출발하였고, 무한대의 재화를 차지하려는 열망은 카우보이의 생활관으로 정착되었다. 이는 특히 미국 사회에서 결국 자연을 무한대로 착취하려는 “미국식 삶의 방식”으로 정당화되기도 하였다. 칼렌바크는 이러한 낭비의 풍조야 말로 현대인들 개개인이 떨쳐야 하는 끔찍한 악덕이라고 규정한다. 이와 관련하여 생존자 당은 환경에 미치는 폐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물건의 재순환과 재활용을 열렬히 지지한다. 특히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세계의..

36 현대영문헌 2020.11.05

서로박: 에코토피아 출현 (1)

1. 칼렌바크의 또 다른 작품, 『에코토피아 출현』: 1981년에 칼렌바크는 『에코토피아 출현 Ecotopia Emerging』이라는 작품을 발표하였다. 1975년에 발표된 『에코토피아』가 1999년에 미국 서부 지역에서 새롭게 건립된 생태 국가에 관한 이모저모를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면, 『에코토피아 출현』은 1980년까지 생태 국가, 에코토피아가 어떻게 건립되었는가? 하는 과정을 심도 있게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작품을 읽게 되면, 다음의 물음에 대한 해답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서부 지역에 출현한 생태 국가인 에코토피아가 어떠한 계기로 그리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탄생했는가? 하는 물음을 생각해 보라, 독자가 『에코토피아』한 작품만을 독파한다면, 다소 황당무계하게 비치는 현실 설정에 어..

36 현대영문헌 2020.11.05

서로박: 재크 런던의 '철제 발굽' (3)

10. 작가의 의향: 런던은 작품 『철제 발굽』에서 어떻게 해서든 다가올 미래의 끔찍함을 진단하고 이를 독자에게 경고하려고 했습니다. 그는 1900년에 윌리엄 제임스 젠트 W. J. Ghent의 국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품을 집필했는데, 1905년에 재크 런던은 이에 관한 칼럼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는 1902년에 간행된 『우리의 호의적인 봉건주의 Our benevolent Feudalism』에서 자본가들이 거짓된 이데올로기를 동원하여 대중들을 속이고 노동조합 사람들에게 돈으로 매수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자본가들은 권력자와 결탁하여 온갖 흑색선전을 동원하여 사회를 다시금 봉건적 구조로 환원시키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작품 『철제 발굽』에서는 권력자가 어떠한 방법으로 교회의 대표자, 언론사의..

36 현대영문헌 2020.09.22

서로박: 재크 런던의 '철제 발굽' (2)

5. 300년 후의 미래 소설.: 이제 작품 『철제 발굽』에 관해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제목인 “철제 발굽”이라는 표현은 그 자체 완강한 권력 집단의 폭력을 떠올리게 합니다. 실제로 그것은 과두제의 폭력의 집단을 가리킵니다. 작품이 정치적 사회적 측면에서 드러난 참담한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디스토피아의 문학의 계열에 포함됩니다. 기원후 27세기의 어느 날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사람들은 공허한 떡갈나무 아래에서 오래된 원고뭉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애비스 에버하드라는 여인이 1932년에 집필한 미완성 수기였습니다. 남편은 주인공 어니스트 에버하드인데, 당시에 권력 집단에 회부되어 처형당하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는 노동자 출신이지만, 놀라운 지적 능력을 발휘하여 혁명 운동을 주도하며 ..

36 현대영문헌 202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