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글 158

부울경이 총선에서 국민의 힘을 지지한 이유는?

"가족이라는 단어 속에는 폐쇄성이라는 진리의 쓴 맛이 도사리고 있다." (Karl Krauss) "가정, 단체, 사회가 개방되지 않으면, 집단 이기주의의 망령 속에 함몰될 수 있다." (Pierre Bourdieu) "공동체 아비투스에서 나타나는 폐해 내지는 갈등을 제거하려면, 폐쇄적 집단이라는 프레임을 파괴해야 한다." (Norbert Elias) .................................. 1. 투표용지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투표용지란 유시민의 발언에 의하면 종이로 만든 탄환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자신의 정치적 뜻을 위해 무력을 활용하였다. 바스티유 감옥의 폭파, 파벌 싸움과 람살 그리고 수많은 결투 등은 민주주의가 정착되지 않았던 시대에 비일비재하게 행해진 바 있다. 민주..

2 나의 글 2024.04.18

박설호: D 학점과 신춘 문예

1. 방학 동안에 D 학점을 취득한 몇몇 학생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누구도 “경애하는 선생님을 뵙고 싶어 전화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왜 젊은이들은 그토록 학점에 민감하게 반응할까요? 장학금이라는 돈이 개입되기 때문일까요? 한편으로는 이해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약간 서운했습니다. 하기야 유럽의 대학생들은 교수를 찾아 대학을 옮기는 데 비해, 한국의 학생들은 대학의 위치만을 고려합니다. 한국의 대학은 모조리 서열로 정해져 있습니다. 한국의 학생들은 대체로 학문을 추구보다는 학점과 졸업장 따는 일에 몰두합니다. 입학 문화만 존재하고 졸업 정원제는 실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등록금을 내면 졸업장을 자연스럽게 수령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주 서운할 필요 없다고 나 자신을 다독거렸습..

2 나의 글 2024.03.26

서로박: (2) 혐오에서 연민으로

(앞에서 계속됩니다.) 차라리 자신과 타인을 위해서 혐오를 혐오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사회적 혐오의 여러 증상을 치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어쩌면 관용에 근거하는 방관의 자세를 습득해야 할지 모릅니다. 여기서 말하는 방관이란 타인의 고충을 그냥 무시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타자 내지는 타자의 다른 삶의 방식을 용인하자는 말입니다. 가령 "침"을 생각해 보세요. 입속에 고여 있는 침은 나의 소화 기능을 돕는, 꼭 필요한 액체입니다. 그런데 나의 침이 바깥으로 튀어나가는 순간 침은 타자에게는 더러운 무엇으로 인지됩니다. 나의 침은 입에 고여 있을 때 깨끗하지만, 밖으로 튀길 때 불쾌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렇듯 혐오의 배후에는 자아의 깨끗함, 순수함, 청결함, 결벽증세 등에 대한 반대급부의..

2 나의 글 2024.03.14

서로박: (1) 혐오에서 연민으로

2 나의 글 필자 (匹子) 2022. 7. 5. 11:53 2 나의 글 필자 (匹子) 2022. 7. 5. 11:53 우리는 현재 분노의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일용직 노동자들은 박한 월급에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한다고 분노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빈부차이로 인한 경제적 박탈감으로 분노하며, 중산층 사람들은 자식 교육을 생각하면서 SKY를 우선시하는 학벌 중심주의에 분노하고, 여성들은 남성들에 의해서 차별당하며 살아야 하는 극한적 현실에 분노하며, 농민들은 더 이상 수입을 기대할 수 없게 만드는 국가의 세계화 정책이 분노하고, 학생들은 불투명한 미래와 수수방관하는 사회에 분노하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분노가 계기가 되어 결국 마음속에는 점점 혐오가 쌓여갑니다. 내면에서 분노가 축적되면, 자신과 다른 처지에..

2 나의 글 2024.03.14

서로박: (2) 중국은 지나(支那)버렸다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자유와 인권의 억압 그리고 중앙집권주의: 시진핑 정부의 정책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로 자유에 대한 탄압: 많은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공안 당국에 의해 체포되어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개개인에 대한 감시체계는 확고하므로, 누구도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론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홍콩 사태에서 중국의 죽의 장막 정책은 중앙집권적 권위주의의 민낯을 여지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중국이 개별 지역에 자치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사태는 차제에 끔찍한 양상으로 비화할 것입니다. 둘째로. 중앙집권주의는 어쩌면 변방에 의해서 붕괴할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의 전례를 찾을 수 있습니다. 나라가 커지면 중앙집권적으로 다스리는 데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

2 나의 글 2024.03.13

서로박: (1) 중국은 지나(支那)버렸다.

“떳떳한 패배와 포기가 승리일 수 있다.” (마리 폰 에브너-에셴바흐) 1. 위대한 양심은 오로지 자기반성이라는 자양으로 성장하는 법이다. 인간이든 국가든 간에 치열한 자기 성찰이 없으면, 아집과 오만으로 말라비틀어져 결국에는 고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고인 물은 썩고, 마른 물은 사막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인간이나 국가는 한 번 정도는 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죄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이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일은 참으로 아름다우며, 위대한 용기가 아닐까요? 그러나 중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자성(自省)을 게을리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기대는 중국 국가의 엘리트들이 아니라, 오히려 인민들로 향해야 ..

2 나의 글 2024.03.13

서로박: (3) 검정고시

(앞에서 계속됩니다.) 참으로 기이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다름 아니라 암행 감사였습니다. 대통령의 밀명으로 비밀리에 전국을 순회하면서 비리를 척결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예비역 대령이었는데, 항상 두 명의 경호원과 함께 은밀히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아버지는 암행 감사를 우연히 만나서, 나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고 합니다. 이때 암행 감사는 다음과 같이 대꾸했습니다. 그래요? 물론 재학생이 검정고시에 응시하는 것은 물론 위법이오. 그렇지만 이미 자퇴 처리가 되어 있고, 당신 아들은 이미 예비고사까지 합격하지 않았나요? 검정고시의 규정은 엄정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옳지만, 이 제도는 어려운 학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니, 당신의 아들은 이번 기회에 구제되어야 하오. 아버지는 이때 가만히 그의 말..

2 나의 글 2024.03.13

서로박: (2) 검정고시

(앞에서 계속됩니다.) 그래 12월은 얼마나 추웠던지요? 지금에야 편안하게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당시의 시간은 나에게는 마치 지옥에서의 삶인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한복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내 아래에는 두 명의 동생이 중학교 그리고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는데, 생활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출소하여 다시 무슨 일이든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한 그는 다시 상경하였습니다. 일본에서 전자 기기를 수입하여 대학에 납품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아버지는 우연히 C 대학교 의과대학의 교무처장을 알게 되었는데, 담소를 나누다가 내가 겪었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러자 교무과장은 사실 확인을 위하여 그해의 예비고사 합격자를 기술한 두툼한 책자를 뒤졌습니다..

2 나의 글 2024.03.13

서로박: (1) 검정고시

아래의 글은 엄밀히 따지면 소설이 아니라, 르포르타주에 해당한다. 글의 배경이 되는 시간과 장소는 임의로 변경되었다. ................... 뭐라고? 원서를 제출해? 마산 교육청의 L 장학사는 나를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그건 불가능해. 자네 검정고시 합격은 취소 처리되었어. 청천벽력과 같은 말이었습니다. 나는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네는 1981년 8월 10일에 검정고시 시험을 쳤지? 뒷조사를 해보니 그해 9월 25일 자로 마산 N고등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더군. 그러니 재학생 신분으로 검정고시를 치른 셈이야. 자네는 법 규정을 위반했어. 당시 우리 가족은 몹시 힘든 삶을 영위해야 했습니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여 밀린 돈을 갚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붕장어를 일본으로 수출했는데..

2 나의 글 2024.03.13

박설호: (2) 윤석열 정권의 10가지 문제점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이 없다. 현 정권은 인구 감소를 극복할 대책을 근본적으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에 관한 사항은 부동산 가격 폭등, 열악한 교육 환경, 가족 구성원에 대한 얄팍한 복지, 여성의 노동과 그 한계에 관한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엉킨 난제입니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이러한 난제를 하나씩 구체적으로 해결하기는커녕, 여성가족부를 아예 폐지하는 우를 범하였습니다. 교육부가 내세운 정책은 기껏해야 초등학교 조기입학밖에 없었습니다. “자식을 낳으면, 삶이 내리막길이다.”라는 고정관념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가 나서서 젊은이들이 자식을 낳고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개선하기 위한 크고 작은 정책을 실천하는 수밖에..

2 나의 글 2024.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