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 52

박설호의 시, '뮌헨을 떠나며'

뮌헨을 떠나며박설호- “나는 이제 너희를 떠난다./ 우리는 오랫동안 함께 지냈다.” (Oskar Panizza) * - 잘 있어 뮌헨이여차갑게 보이는 높새바람빙하기에도 침식하지 않을삼각 집 겨울 내내 쌓인눈이여 안녕 잘 있어 베네딕트너무나 맑지기 때문에믿음이 흐릿한 성당구름에 가려 그림자 잃은하늘이여 안녕 잘 있어 법(法)이여죄 저지르면돈으로 보상하면 그만지폐 들고 파출소 옆에서 갈긴소피여 안녕 잘 있어 너무 호듯한푸른 눈의 노랑머리 여자여그대는 겉만 눈부실 뿐안아도 안아도 정(情)을 모르는서러움이여 안녕 잘 있어 시간이여언제 떠날 텐가 하고다그치며 유예된 일 년을비자 속에 가두어버리던관청이여 안녕 잘 있어 나의 복마전내가 설 땅은 어디인가새내기 배움터 방 구하려고수요일마다 뒤적거렸던신문 광고여 안녕 잘..

20 나의 시 2024.10.10

(단상. 520) 자동차의 색, 색채 심리학

한국 사람들은 어떠한 자동차 색을 좋아할까? 단연코 검정이다. 사람들은 흑 -> 백 -> 회색 순서대로 차를 고른다. 통계에 의하면 젊은 사람들은 검은색을 선호하고, 나이 든 사람은 회색 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MW, 볼보, 벤츠 메르체데스 회사는 한국의 고객을 위해서 색깔 있는 자동차를 모델로 권하지 않고 있다. 요즈음은 독일에서도 서서히 색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 다음의 도표는 이를 말해주고 있다.  검정이 지니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흑(黑)은 진지함, 우아함, 영리함, 사치 그리고 성공을 상징한다. 그래서 번쩍거리는 까만색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여성들은 하얀 자동차를 선호한다. 백(白)은 순결함과 순수함을 드러낼 수 있다. 또한 솔직함과 청결함을 상징하는 게 흰색이다. 한국 사람들은 ..

3 내 단상 2024.10.10

서로박: (4) 신화와 유토피아, 일치성과 불일치성

(앞에서 계속됩니다.) 16. 신화 수용 역사에 관한 비교 연구: 물론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예외적 사례를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신화 연구 자체가 아닌, 이후의 시대에 나타난 신화 수용사의 연구에서 나타나는 예외사항입니다. 우리는 신화 수용의 역사 연구에서 그 수용 시점의 시대정신과 결부된 신화의 수용에 나타나는 차이점을 “통시적으로diachronisch” 비교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특정한 시대에 왜 특정한 신화가 유독 활발하게 수용되었는가? 하는 문제를 검토하면, 우리는 신화가 특정한 시대에 끼친 영향 그리고 신화와 주어진 현실 사이의 상호관계를 도출해낼 수 있습니다. (Jørgensen: 301). 이를테면 왜 유독 괴테의 시대에 프로메테우스의 신화가 활발히 수용되었으며 헤라클레스 ..

서로박: (3) 신화와 유토피아, 일치성과 불일치성

(앞에서 이어집니다.) 11. 신화적 역사적 유형의 파멸 이론: 물론 신화 연구가들 가운데에는 과거의 찬란한 삶을 동경하여, 최상의 삶의 조건들을 찾으려는 학자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들은 주어진 현실을 하나의 끔찍한 파국으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 역사를 비판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려고 합니다. 이러한 방법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의 자세 속에 처음부터 현대의 파멸의 역사를 염두에 둔, 찬란한 과거에 대한 무의식적 동경 내지는 갈망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19세기 중엽에 출현한 마르크스의 진보 이론을 처음부터 부정하고, 시민 사회의 이상을 고대 그리스에서 발견하려는 과거 지향적 반동주의를 고수하는 자세입니다. 고대 사회가 계층사회 ..

박설호의 시, '상처 입은 장비로구나'

상처 입은 장비로구나박설호  가랑비 무시로 내리다 등에 아기 업은 채 삼지창을 높이 들고 이자 강을 터벅터벅 건너다 뒤에는 아내가 옷고름 풀어헤친 채 병아리 걸음으로 올망졸망 걷다 앞에는 백인 무사들 낯설게 보이는 우리에게 독침 날리다 행여나 갓 태어난 아들이 다칠까 두 팔 허우적거리며 방어하지만 비틀거리며 미소 흘리는 아내가 다치면 어이 할꼬 영국 공원 그늘 아래 잠시 휴식 취하며 공자의 쪽지를 꺼내어 정독하다 “안회야, 네가 자랑스럽구나. 하찮은 음식, 더러운 골목에 살지만, 너는 배움에 항상 행복해하는구나.”* 불현듯 안회가 꿈에 나타나 나를 꾸짖다 어리석은 짓거리 답습하지 말라고 이제 절반 달려왔는데 노잣돈과 식솔들이 앞길을 가로막는구나 당장 되돌아갈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눈안개 가득 피어 ..

20 나의 시 2024.10.08

고대 그리스 그리고 스파르타 (2)

(앞에서 계속됩니다.) 이번에는 스파르타에 관해서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스파르타는 과거에는 라코니아라고 명명되었습니다. 스파르타 사람들은 당시에 "라케다이모니오이 Λακεδαιμόνιοι"라고 명명되었는데, 이곳 지명을 따서 그렇게 불리운 것입니다. 지도에서 나타나듯이 스파르타는 아테네로부터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스파르타는 왕권제 그리고 관료제 그리고 민주제가 혼합된 체제로 유지되었습니다. 이는 특수한 경우입니다. 왕권이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제한되고,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관료가 작은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며, 시민 모두가 군인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스파르타에서는 세 가지 제도가 뒤섞여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스파르타의 남자들은 노예를 제외하면 일체의 생업에 종사하지 않았습니다. 대..

12 세계 문화 2024.10.08

고대 그리스 그리고 스파르타 (1)

코로나 19의 세계적인 전파로 인하여, 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참으로 많습니다. 일부 국가들은 외국인의 입국을 원천 봉쇄하면서, 자국민들에게도 통행 금지 조처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은 여행사 그리고 항공사입니다. 2020년 가을에는 어느 정도 완화되리고 기대하지만, 미래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언젠가는 해외 관광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므로, 자료 하나를 올려봅니다. 그것은 그리스와 스파르타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스는 지중해 연안에 자리잡고 있으므로, 교통의 중심지였으며, 온화한 기후로 인하여 문명이 발달하였습니다. 서쪽으로는 이탈리아 반도가  위치하고 있고, 동쪽으로는 흑해로 나가는 보스페로스의 해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는 지중해의 교역에 있어서 핵심적 요..

12 세계 문화 2024.10.08

서로박: (3) 모나리자, 눈부신 현혹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모나리자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첫째로 초상화 속의 인물은 어쩌면 거울 속의 상일 수 있습니다. 모나리자의 시선은 외부가 아니라, 내면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거울 속 자기 자신을 대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그미는 주어진 현실 속에서 타자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어떤 이상화된 내적인 자아를 고찰하고 있습니다.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은 대상화 이론에서 이러한 관점에 관해서 자세히 언급한 바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머니 (혹은 애호의 대상자)와의 관계 속에서 외부적 조건을 알려고 합니다. 자신과 어머니 사이의 관계는 주위 환경에 대한 이해 내지는 관심사와 정비례하지요. (Melanie Klein: Ein Kind entwickelt sich. Met..

11 조형 예술 2024.10.07

서로박: (2) 모나리자, 눈부신 현혹

(앞에서 계속됩니다.)  2023년 4월에예술사가 실바노 빈센티노는 토스카나 지방의 아레초에서 서쪽으로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로미토 다리가 작품의 배경이라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7. 모나리자는 미소를 짓고 있는가?: 그림 속에서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모나리자의 눈썹 부분 그리고 입술 부분입니다. 그미의 눈길은 약간 왼쪽으로 향해 있습니다. 입을 다물고 있지만, 왼쪽 입가가 약간 올라가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모나리자가 미소를 짓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모나리자의 입은 측면에서, 혹은 정면에서 고찰할 때 약간 달리 보입니다. 과연 그미는 미소를 짓고 있을까요? 이러한 물음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나리자의 미소야말로 여성의 모든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나리..

11 조형 예술 2024.10.07

서로박: (1) 모나리자, 눈부신 현혹

“눈을 떠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잘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1. 예술의 부흥은 지원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예술은 야콥 브루크하르트Jacob Burckhardt의 말대로 "인류의 가장 위대한 가치를 담은 놀라움"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등 위대한 예술가들이 동시대에 활약하여 이탈리아를 찬란한 빛의 공간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이탈리아의 탁월한 그림, 조각품, 위대한 건축물 등은 이들에 의해 완성되었습니다. 그들이 생계의 걱정 없이 자신의 모든 삶을 예술 창조에 바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보다도 메디치 가문의 학문과 예술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때문이었습니다. 일반 재벌이 기껏해야 비싼 그림을 구매함으로써 재산을 축적하고 탈세의 방식을 ..

11 조형 예술 2024.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