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4 3

서로박: (3) 괴테의 '친화력'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죄의식이 오틸리에를 죽음으로 몰아가다.: 모든 것은 에두아르트의 의지대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친애하는 C, 사랑의 행복을 위해서는 이타주의 내지는 죄의식을 저버려야 한다고 누가 말했던가요? 오틸리에는 그와의 결혼을 끝내 포기합니다. 아이의 죽음에 대한 죄의식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가 죽은 것은 누구보다도 자신 탓이니, 스스로 끔찍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미는 에두아르트와 결혼을 포기하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러나 에두아르트는 그미의 이러한 결심을 도저히 용납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간에 오틸리에의 의사를 되돌려야 했습니다. 불같은 성격의 에두아르트는 그미를 어느 여관에 감금..

40 근대독문헌 2024.10.14

서로박: (2) 괴테의 '친화력'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에두아르트, 아내를 오틸리에로 착각하며 정을 통하다.: 부부는 순식간에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르게 될까봐 전전긍긍합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심정적으로 각자의 애인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에두아르트는 오틸리에가 집에서 허드렛일만 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그미가 약간 동떨어진 다른 집에서 거주하는 게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샤를로테 역시 자신의 애인인 오토를 그냥 무위도식하는 남자로 마냥 방치할 수 없어서, 그에게 반듯한 직장 하나를 알선해주려고 합니다.  어느 날 밤에 에두아르트는 성을 돌아다니다가 오틸리에의 방으로 잠입합니다. 그러나 그곳은 아내 샤를로테가 머물고 있었습니다. 에두아르트는 격정적인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임을 끌어안습니다. 이때 그는 어둠 ..

40 근대독문헌 2024.10.14

서로박: (1) 괴테의 '친화력'

1. 사랑이 금속처럼 결합되고 분할되는가?: 친애하는 C., 오늘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749 - 1832)의 소설 한편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것은 다름 아니라 1809년에 발표된『친화력 (Die Wahlverwandtschaften)』이라는 중편입니다. 괴테는 처음부터 이 작품에 집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약 2년 전 『빌헬름 마이스터의 방랑시대』를 집필하던 과정에서 한 가지 착상이 떠올랐는데, 이 착상으로 인하여 결국 한 편의 중편 소설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괴테는 언젠가 스웨덴 출신의 화학자 토르베른 베르히만 Torbern Bergman이 1775년에 발표한 논문 「금속의 인력 引力에 관하여 (De attractionibus electivis)」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 논문에서는 ..

40 근대독문헌 202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