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3 3

서로박: (4) 라블레의 텔렘 사원의 유토피아

(앞에서 계속됩니다.) 23. 라블레의 시대 비판: . 휘황찬란한 만화경의 상의 배후에는 작가가 처한 시대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이 은밀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라블레는 특권 계급을 비판하기 위해서 아이러니하게도 특권 계층의 유토피아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가령 텔렘 사원은 철저히 외부의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가령 위선적이고 경건한 척 하는 수사들은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이곳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가난한 자의 피를 빨아먹는 법률가 그리고 법을 어기고 진리를 은폐하는 공무원들은 이곳에 발도 들여놓을 수 없습니다. 끝없이 이윤을 추구하는 고리대금업자 역시 절대로 이곳으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라블레의 사악한 특권계급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읽을 수 있습니다. 24. 찬란한 삶과 무제한적인..

32 근대불문헌 2024.10.13

서로박: (3) 라블레의 텔렘 사원의 유토피아

(앞에서 계속됩니다.) 16. 사원 이상의 의미를 지닌 사원: 텔렘 사원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법과 변호사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는 정치가도, 설교자도 전혀 쓸모없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화폐가 유통되지 않으므로, 고리대금업자가 주위의 사람들을 괴롭히지도 않고, 종교가 필요 없으니, 교회도 수사직도 무용지물에 불과합니다. 텔렘 사원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떠한 법적 규정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 스스로 의미 있게 그리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줄 알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외부 사회로부터 전해지는 도덕적 강요를 수용하지 않습니다.그들은 원천적으로 정직하고 고결한 심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남녀 사이의 완전한 자유와 완전한 평등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수도원에 들어올 수 있는..

32 근대불문헌 2024.10.13

(명저 소개) 장희창의 '춘향이는 그래도 운이 좋았다'

과문함을 책망하며 살아가고 있다. 장희창 교수의 책 『춘향이는 그래도 운이 좋았다. 세상 속으로 걸아가는 책 이야기』 (문학에디션 뿔, 2008)를 이제야 뒤늦게 구해서 읽었다.  책은 다섯 장 (문학, 역사, 제국, 자연 그리고 21세기)으로 분류된다. 여기에는 많은 동서양의 책들이 빼곡히 소개되어 있다. 서양 문학은 물론이고, 동양의 고전 또한 빠져있지 않다. 저자의 시각은 폭넓고 원시안적이지만, 자그마한 세부적 사항을 놓치는 법이 없다. 저자의 입장은 몇 가지 사항으로 확정되지 않고 유연함을 견지하는 것은 그만큼 현재, 과거 그리고 미래를 관망하는 저자의 시각이 유연하고 광활하다는 뜻이다. 장희창 교수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문체에 있다. 장희창 교수의 글은 간결하고 힘차다. 단어 하나 허투루 사용한 ..

1 알림 (명저) 2024.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