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32

박설호: (5) 블로흐의 물질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21. 물질은 객관적 현실적 가능성의 실체이며, 마지막 목표를 지향한다. 세계의 실험 과정에 처해 있는 물질: 블로흐는 아리스토텔레스 좌파, 브루노, 스피노자 그리고 셸링의 사상을 차례로 언급하면서, 물질의 어떤 새로운 지평을 정의하려고 합니다. 물질은 블로흐에 의하면 “앞으로 향해 나아가는 개방적인 특징”을 고수합니다. (Bloch, MA: 20). 1937년 프라하 원고에서 앞으로 향해 나아가는 개방적인 물질에 관해 논평한 바 있을 정도로 블로흐는 평생 이 개념을 추적하였습니다. 이 개념은 “객관적 현실적 가능성의 실체”로 이해되는데, 세상의 새로운 무엇을 보장해주고 증명해주는 무엇입니다. (Bloch, MA: 469).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필수불가결한 전제 조건이 첨부됩..

27 Bloch 저술 2024.09.14

박설호의 시, '칼립소에게'

칼립소에게 *박설호 당신은 표류하는 나를구조하여 보살펴 주었어요 고마움어떻게 보답해야 할지모르겠어요 당신 곁에 머무는 게올바른 선택일까요 어찌 곁부축하는 마음헤아리지 못할까요 기억이당신의 크낙한 마음 알지 못하게했을까요 내 눈을 가린 것은귀환의 괴로움인가요 오랜 방랑이 내 마음을위축시키고 변함없는 고결한 사랑보듬지 못하게 했을까요거친 풍파가 방랑자를이토록 냉혹하게 만들었을까요 감사하는 마음 어떻게되갚을까요 밤마다 당신의 침실벗어나지 못하는 나는어리석은 바사기 거울 속 그윽한바깥의 세계 잊고 살았지요 드디어 떠나게 되었어요나의 뗏목에 비상식량 걸어주는당신 이별의 손 흔들었지요아 구차한 눈물 보여주기 싫어허둥지둥 노 저었지요 십 년 후 절감하고 있어요우리의 소중했던 일수유내 가슴엔 하늬바람그리움 그리고 사라..

20 나의 시 2024.09.13

박설호: (4) 블로흐의 물질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16. 물질 이론과 변증법적 물질 이론: 블로흐가 물질 개념에서 찾아내는 두 번째 사항은 근본적으로 변증법적 물질 이론과의 관련성을 가리킵니다. 블로흐는 여러 문헌을 바탕으로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데모크리토스의 사상을 연결하고, 헤겔의 사상과 토머스 홉스의 사상적 토대를 과감하게 관련시키고 있습니다. (Bloch, LdM: 168f). 헤겔은 질적 차원의 변증법을 수미일관 추적한 데 비하면, 홉스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세계 자체를 구명하려고 시도한 바 있습니다. 이로써 논의되는 것은 “변증법 그리고 물질 사이의 결혼” 내지는 합금입니다. 블로흐는 헤겔이 추적한 “과정의 논리학”으로서의 변증법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과정의 논리학이란 -『주체와 객체. 헤겔에 대..

27 Bloch 저술 2024.09.13

최병건: (2) 최악의 투사

(앞에서 계속됩니다.) 투사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일어나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일어납니다. 그럴 경우 좀더 ‘순도 높은’ 투사가 일어납니다. 모르는 만큼 환상으로 채워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연예인에 대한 태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람들은 특정 연예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의 환상을 투사해서 그 사람의 이미지를 만듭니다. 그 이미지는 당연히 사람에 따라 무척 다릅니다. 그래서 같은 연예인을 두고 팬과 ‘안티’로 갈라져 설전을 벌이곤 합니다. 연예인 외에도 정치인, 운동선수 등 널리 알려진, 하지만 실제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순도 높은 투사의 대상이 됩니다. 투사는 사람을 대상으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정치집단, 직업군, 지역, 국가 등이 모두 투사의 대상이 됩니다..

2a 남의 글 2024.09.12

최병건: (1) 최악의 투사

최병건 선생님은 미국 엘에이 정신분석 연구소에서 공부하였으며, 신경 정신과 의사로 일하다가, 책 "당신은 마음에게 속고 있다."라는 책을 간행하였습니다. 현재 다시 미국 뉴욕에 가서 공부를 계속하고 계십니다. .................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에, 세상 모든 일이 신의 뜻에 따라 일어난다고 사람들이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가 그랬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해와 달이 뜨는 것도, 천둥번개가 치는 것도 모두 신 때문이라고 그때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만 5000명에 이른다고 하니, 그들의 세상에서는 신이 끼어들지 않는 일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지어낸 사람의 마음을 반영합니다. 그리스 신화도 고대 그리스..

2a 남의 글 2024.09.12

박설호의 시 '히아신스'

히아신스박설호  슬퍼하는 나에게히아신스는 냉랭히 말한다오죽하면 임이그리 황망히 떠났을까요다시 오실 거예요 외로운 나에게히아신스는 귀거칠게 말한다오죽하면 임이그리 모질게 따졌을까요너그러움 찾아요 상처 입은 나에게히아신스는 애잔히 말한다오죽하면 임이그리 급히 화내었을까요그냥 보듬으세요 속이 타는 나에게히아신스는 또랑또랑 말한다오죽하면 임이그리 느루 집착했을까요편안 되찾으세요

20 나의 시 2024.09.11

박설호: (3) 블로흐의 물질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물질과 인간은 서로 대립하는 게 아니라, 변증법적 일원성으로 이해된다. 물질의 개념은 한마디로 “아직 아닌 존재의 존재론”의 핵심 사항입니다. 아직 아닌 것은 한편으로는 가능한 무엇으로 존재할 뿐 아니라, “예측된 상Vor-Schein”으로서의 출발점 내지는 이전 형태로 주어져 있는 무엇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아직 아님이라는 지평은 암시적인 방식으로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아직 아님의 핵 그리고 그 주위에 가득 찬 무엇은 세계의 과정에서 나중에 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의 실체가 바로 포괄적 의미에서 물질이라고 명명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질이란 자연의 소재일 뿐 아니라, 역사적 사회적 조건으로서의 프레임, 즉 주어진 현실의 틀을 가리킵니다.  물질은 무언가를..

27 Bloch 저술 2024.09.11

박설호: (2) 블로흐의 물질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아비켄나, 아베로에스 그리고 아비케브론: 중세에는 아라비아 철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를 연구하였습니다. 그들은 아비켄나, 아베로에스 그리고 아비케브론이었는데, 특히 의학의 영역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아비켄나(이븐 시나)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마찬가지로 물질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영원한 무엇이라고 파악했습니다. 그는 최상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고 형태인 신(神)은 더 이상 권능을 지니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Bloch, MA: 510).  신은 아비켄나에 의하면 물질 속에서 잠자고 있는 형태를 깨우는 자이며, 형태를 추출해내는 자세를 견지한 분이라고 합니다. 아베로에스 (이븐 루슈드)는 아비켄나의 사상적 단초를 비판하면서도, 그의 이론을 계속 발전시켰습니다. 모..

27 Bloch 저술 2024.09.10

(단상. 517) 한국인은 홍익(弘益)을 갈구한다.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한류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이제 세계는 문화적 일방 통행성을 극복하고, 변방이 중심으로, 중심이 변방으로 변화하는 모양새다. 좋은 조짐이 아닐 수 없다.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호감은 K 팝 그리고 K 드라마와 같은 단순히 외형적 전파 때문은 아닌 것 같다. 한국 문화의 진수는 한국인의 본원적 정서 그리고 근원적 정신에 도사리고 있다. 한국인의 특징은 -많은 석학들이 언급한 바 있지만,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정이 깊은 인성, 2. 끈기 그리고 불굴의 노력, 3. 남을 배려하는 마음, 4. 협동 정신, 5. 갈등과 투쟁을 싫어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요약하건대 한국인은 홍익을 갈구한다. 널리 이롭게 하는 마음 그것..

3 내 단상 2024.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