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사회심리론 55

서로박: 에릭 에릭슨과 루돌프 슈타이너의 교육 심리 이론 (1)

1. 보덴 호수 위를 달려온 기사: 갑자기 보덴 호수 위를 달려온 기사에 관한 동화가 생각 납니다. 어느 기사는 참으로 중요한 일을 해치우기 위해서 말을 타고 황급히 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겨울이라 주위는 온통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습니다. 그래서 기사는 그곳이 호수인지, 대로인지 전혀 분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기사는 눈을 질끈 감고 애마의 가슴에 박차를 가합니다. 실제로 기적 같은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애마가 호수 위를 달려 건너온 것이었습니다. 기사는 자신의 용무를 마친 다음에 자신이 그렇게 광활한 보덴 호수 위를 달려온 것을 기억해냅니다. 기사는 불가능할 정도로 놀라운 일을 행한 기억으로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즉사합니다. 보덴 호수의 이야기는 히틀러 독재를 겪어온 독일인들에게 자주 회자되는 이..

5 사회심리론 2019.01.08

결혼 이야기, 혹은 루신데 (6)

작품은 슐레겔이 남긴 유일한 소설로서, 영원한 사랑을 갈구하는 여성에 관한 논문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작가의 관심은 전인적으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여성의 유형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슐레겔은 연애가 결혼이며, 결혼이 연애라고 주장합니다. 남자는 사랑을 사랑하고, 여성은 남자를 사랑한다고 합니다. 여성은 이로써 사랑을 깊이, 더욱 강렬하게 체득하지만, 사랑의 본질을 꿰뚫어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성과 여성은 역지사지의 자세로 다른 성의 입장에서 자신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슐레겔은 연애와 결혼을 동일하게 생각하지만, 예리하게 투시하면 우리는 연애와 결혼이 기능상 서로 다른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봉건 사회가 18세기말까지 부인과 연인의 기능을 엄격하게 구..

5 사회심리론 2018.08.06

결혼 이야기, 혹은 루신데 (5)

프리드리히 슐레겔의 작품 『루신데』에 영향을 준 여성은 카롤리네 셸링이었습니다. 작품 가운데 「남성의 수업시대」는 카롤리네를 이상적 여성의 상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카롤리네는 놀라운 상상력과 자유연애의 지조 등으로 인하여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원래 그미는 1763년 신학과 동양학을 가르치던 괴팅겐 대학 교수, 요한 다비드 미하엘리스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나이 22세가 되었을 때 카롤리네는 괴테와 만나, 불타는 사랑을 나누었는데 아기를 임신하게 됩니다. 그 후에 그미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시골의사, 요한 프란츠 뵈머 (1753 – 1788)와 결혼하였습니다. 그와의 결혼에서 세 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그 중 두 명만 살아남았습니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아우구스테는 괴테와의 사랑을 통해..

5 사회심리론 2018.08.06

결혼 이야기, 혹은 루신데 (4)

작품 『루신데』를 살펴보기 전에, 두 명의 여성의 삶을 언급해보기로 하겠습니다. 도로테아 슐레겔과 카롤리네 레싱이 바로 그 여성들입니다. 두 여인은 작품의 집필 뿐만 아니라, 독일 낭만주의 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영혼들입니다. 도로테아 슐레겔은 1764년에 원래 독일의 계몽주의자인 모제스 멘델스존의 둘째 딸로서 베를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유대인의 학문과 전통을 받으면서 성장하였습니다. 그미는 낭만주의 음악가 멘델스존의 고모인 셈입니다. 도로테아의 나이 불과 18세가 되던 1783년에 도로테아는 부모가 시키는 대로 자신보다 열 살이나 나이 많은 유대인 상인인 시몬 바이트와 결혼하게 됩니다. 그미는 아들을 네 명 낳았는데, 두 명은 죽고, 요나스와 필립만 살아남았습니다. 그미의 두 아들은 나중에 ..

5 사회심리론 2018.08.06

결혼 이야기, 혹은 루신데 (3)

19세기 유럽 내의 가부장적 시민 사회에서 결혼제도는 특히 여성들의 경우 성을 해방시켜주기는커녕 오히려 개인적 자유를 옥죄이는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부부관계가 좋을 경우 아무런 문제가 출현하지 않지만, 부부관계가 깨어질 경우 남자들은 홍등가 내지 술집을 찾으면서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결하였습니다. 이 경우 여성들은 다른 연인을 찾을 기회가 거의 박탈되어 있었습니다. 매춘의 역사를 살펴보면, 19세기까지 홍등가에는 거의 여자들이 줄지어 서서 남자들을 유혹하곤 하였습니다. 남창이 생긴 경우도 드물게 있었지만, 콜 보이는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사회적으로 출현하게 됩니다. 이는 남녀 평등의 결과로 이해됩니다. 이혼은 19세기 초까지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유대주의와는 달리 기독교는 이혼을 나쁜 행동..

5 사회심리론 2018.08.06

결혼 이야기, 혹은 루신데 (2)

남한에서 결혼이란 친척과 지인들에게 합법적으로 성생활을 영위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이러한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있습니다. 혼전 동거가 일상화되어 있으므로, 결혼에는 “합법적인 성생활에 대한 사회적 허가”라는 의미가 도사리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결혼의 의미는 동서양에서 다릅니다. 남한에서 결혼이란 성생활을 합법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의 의미가 강한 반면에, 유럽에서는 동거하는 두 사람이 아이를 낳아 기르겠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결혼하지 않고 두 남녀가 살아도 아무 지장이 없지만, 자녀가 생긴다면, 그 자녀는 호적에 올려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메클렌부르크에 있는 결혼 사무소의 모습. 신랑신부들은 이곳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즉시 혼인신고를 한다. 그렇기에 유럽의 동거..

5 사회심리론 2018.08.06

결혼 이야기, 혹은 루신데 (1)

고대에는 결혼 제도가 아예 없는 지역도 있었습니다. 물론 부분적으로 고대 그리스에서 채택한 결혼 제도는 어느 정도 완화된 일부일처제였습니다. 플루타르코스의 "리쿠르고스의 삶"을 읽으면 우리는 다음의 사항 또한 접할 수 있습니다. 즉 고대의 일부 남자들은 –노예가 아닐 경우- 다른 여자를 거느렸으며, 미모의 청년과 동성연애도 즐겼다는 사항 말입니다. 타키투스에 의히면 게르만 족은 대체로 일부 일처제를 관습으로 살았으며, "다부 일처제 Polyandrie"를 예외적으로 인정했다고 합니다. 기독교가 도래하면서 일부 일처제가 하나의 올바른 관습으로 정해지게 됩니다. 아래의 사진은 사제들이 침대에서 결혼한 남녀를 축하하고 있습니다. 중세에 이르러 사람들은 일부일처제를 강조했습니다. 가부장적 사회의 질서를 고수하기..

5 사회심리론 2018.08.06

호모 아만스. 치유를 위한 문학 사회심리학 서문 (6)

19. 나오는 말씀 정신분석학의 청맹과니인 필자가 문학 사회심리학의 연구서를 세상에 내놓다니,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요? 도합 16장의 내용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고, 제각기 별개의 사항처럼 논의되고 있습니다. 심리학은 개별적 사례 분석에서 출발해야 마땅한데, 구체적 사례를 생략한 채 원론적으로 추상적으로 논의를 개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리한 독자, 당신은 논의의 저변에 흐르는 어떤 일관성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변명 같지만, 필자는 구체적인 사례를 첨부하는 대신에 치료를 위한 범례를 문학 작품에서 찾으려 했습니다. 따라서 이어지는 또 다른 책, 『서양문학 속의 호모 아만스. 스토리텔링 치료』는 이러한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부디 부탁드리니, ..

5 사회심리론 2018.05.14

호모 아만스. 치유를 위한 문학 사회심리학 서문 (5)

16. 본서의 내용 (5) 제 14장 「정서적 능력. 성소수자에 대한 불편한 시각」은 말 그대로 정서적 능력과 사회적 관계를 다룬 글입니다. 감성지수야 말로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간접적으로 치료해주며, 나아가 대인관계 그리고 사회성을 결정짓는 덕목으로서의 배려 등을 함양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미래를 위한 계획 내지 성공을 위한 노력이 삶의 수직 구도로 측정될 수 있다면, 공감과 배려의 덕목이야 말로 인간관계의 문제점을 해결해주고 사회적으로 적응하게 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마지막 대목에서 필자는 사회의 건강성의 척도는 역설적으로 성 소수자에 대한 시각이 얼마나 관대한가? 하는 물음과 비례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려고 하였습니다. 제 15장은 생태주의..

5 사회심리론 2018.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