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사회심리론 57

서로박: (2) 미처리히의 '반성할줄 모르는 무능력'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사회적 인간, 체제 순응주의: 미처리히의 책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단락은 아무래도 ?도덕의 상대화 - 우리의 사회가 용인해야 하는 모순들에 관하여?입니다. 도덕적 질서 없이는 그룹 내의 공동적 삶은 결코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싫든 좋든 간에 어떤 사회 형태의 일원입니다. 그렇기에 개개인은 제각기 배워나가야 하는 수많은 질서들을 모조리 거부할 수 없습니다. 영혼을 조절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체제로서의 자아를 생각해 보세요. 자아는 교육의 과정 속에서 충동의 포기를 견뎌낼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합니다. 개인은 교육자와 동일하게 사고함으로써 내면에 초자아와 이상적 자아 등이 형성됩니다. 이로써 개개인들은 계명 그리고 금지 사항을 추종할 수 있게 됩니다. 문제는 이..

5 사회심리론 2023.07.16

서로박: (1) 미처리히의 '반성할 줄 모르는 무능력'

1. 미처리히의 놀라운 책: 가해자의 자기반성에 관한 심리 분석의 책 한 권을 다루려 합니다. 그것은 "반성할 줄 모르는 무능력. 공동적 태도의 토대Die Unfähigkeit zu trauern. Grundlagen kollektiven Verhaltens"입니다. 알렉산더 미처리히 (Alexander Mitscherlich, 1908 - 1982) 그리고 마르가레테 미처리히 (Margarete Mitscherlich, 1917 - 2012)의 책은 1967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간행되었습니다. 두 작가는 세밀한 심리 분석을 통하여 독일인의 공통 심리라는 핵심적 주제를 깊이 천착하였습니다. 이 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역사 그리고 50년대 그리고 60년대 서독의 현실상 그리고 독일인의..

5 사회심리론 2023.07.16

서로박: (4) 라이히 금지된 유희와 허용된 굴레

(앞에서 계속됩니다.) 21. 감정의 페스트, 조현병: 특히 우리가 관심을 지녀야 하는 것은 정신분열증 (조현병)에 관한 라이히의 연구입니다. 미리 말씀드리건대 “감정의 페스트”라고 불리는 정신 질환은 신생아에 대한 보육의 문제와 직결된다고 합니다. 신생아가 태어나면, 그의 몸은 주위의 수많은 환경에 의해서 자극을 받습니다. 이러한 자극을 통해서 신생아의 신체는 반응하게 되는데, 이와 병행하여 반응하는 것은 인간의 신경 조직이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신체 발달과 심리 발달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생아의 신경 조직의 반응의 조절입니다. 한 인간의 바람직한 심리의 발전은 바로 이러한 영유아의 발달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적 영향을 받게 됩니다. 물론 정신분열증에 관해서 아직도 연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5 사회심리론 2023.06.03

서로박: (3) 라이히 금지된 유희와 허용된 굴레

(앞에서 계속됩니다.) 15.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 혹은 인성 교육의 함정: 라이히가 서술한 여섯 가지 유형 가운데 어떠한 유형이 가장 위험한 자들일까요? 이에 대한 판단은 당신에게 유보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인간의 억눌린 분노가 언젠가는 반드시 밖으로 표출된다는 사실입니다. 흔히 중고등학교에서 인성 교육을 언급하면서 고분고분하고 말 잘 듣는 학생들을 칭찬하곤 합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는 놀랍게도 이른바 불량학생에게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중에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은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며, 온순한 학생들입니다. 기실 학생들 가운데 크든 작든 간에 분노를 표출하는 학생이 있는데, 이는 그다지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학교 내의 문제아는 오히려 의외로 끔찍한 문제를 일으키..

5 사회심리론 2023.06.02

서로박: (2) 라이히 금지된 유희와 허용된 굴레

9. 성격갑옷, 물리적 심리치료로서의 식물 치료: 라이히의 물리적 심리 치료는 식물에게 나타나는 생장의 흐름에 관한 오스트리아의 병리학자 프리드리히 크라우스의 이론을 계승한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든 간에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합니다. 이로 인하여 생겨나게 되는 것이 인간 심리의 성격 갑옷입니다. 마치 소라가 외부의 위험과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고동을 자신의 갑옷으로 사용하듯이, 인간 역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성격 갑옷을 착용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노이로제를 앓든 정신분열증을 앓든 간에 이러한 성격 갑옷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심리적 방어를 위한 신드롬과 관계됩니다. 그렇다면 심리적 방어 신드롬은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요? 이것은 “무성 생식asex..

5 사회심리론 2023.05.31

서로박: (1) 라이히 금지된 유희와 허용된 굴레

“여기서 빌헬름 라이히는 하나의 범례일 뿐이다.” (필자) “나의 딸이여, 인간의 삶에서 사랑은 가장 귀중하고도 값진 일이다. 남녀의 사랑이 그렇게 고귀할진대 어찌 처녀성만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며 살아가는가? 수단으로써 사람을 사귀는 게 아니라면, 몇 번이고 구애받지 말고 몸과 마음을 열어젖혀라. 다만 네가 사랑하는 남자는 돈과 권력을 무기로 삼는 소인배가 아니어야 하느니라.” (천승세: 딸에게 주는 글) 1. 순교자인가, 패륜아인가: 이 장에서 중요한 것은 라이히의 삶의 행적 내지 생애 자체가 아니라, 이데올로기로 기능하는 성도덕의 문제점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라이히의 삶과 학문을 통해서 가장 사적이고 개인적인 사랑의 삶이 근본적으로 가장 정치적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빌헬름 라..

5 사회심리론 2023.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