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진 밤 건너온 여자들의 생을 안고 만 마리 물고기가 반짝이며 솟구치듯 달빛에 온몸이 감겨 까무러치는 파도여 박미소: 푸른 고서를 앍다, 들꽃세상 2020, 14쪽 너: 박미소 시인의 작품 가운데에는 암송하고 싶은 것들이 참으로 많은데, 선생님께서는 일견 소품과 같이 보이는 「지족 바다」를 선택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 「지족 바다『는 짤막한 시조입니다. 짤막하다고 해서 소품으로 취급하면 곤란합니다. 단순성 속에는 놀라운 사상 감정이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일견 이 작품은 밤바다에 관한 놀라운 인상을 언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너: 작품을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시가 독자에게 직관적으로 전해주는 분위기라든가 아우라가 약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몇 가지 살펴볼 시구들이 있어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