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치 25

서로박: 브레히트의 코이너씨의 이야기 (2)

(7) 코이너 씨는 카를 코르쉬를 지칭할 수도 있다: 넷째로 우리는 또 한 가지 경우를 상정할 수 있습니다. 코이너씨는 30년대에 브레히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카를 코르쉬 Karl Korsch일 수 있습니다. 친애하는 Y, 카를 코르쉬 (1886 - 1961)는 독일 뤼네브르크에서 태어난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입니다. 그는 오늘날 이탈리아의 그람시 Gramsci, 헝가리의 루카치 G. Lukács 등과 함께 마르스주의 철학의 혁신자로 손꼽히는 학자입니다. 1923년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전신인 “사회조사 연구소”의 창립 멤버로 일할 때, 코르쉬는 실증주의와 유물 변증법의 실천 사이에서 어떤 조정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후에 그는 당시 멤버였던 호르크하이머와의 불화로 인해서 “사회조사 연구..

46 Brecht 2019.01.25

서로박: 블로흐의 '유토피아의 정신' (1)

블로흐 (1885 - 1972)는 1918년에 뮌헨/ 라이프치히에서 제 1고를 발표하였다. "유토피아의 정신"에서 유토피아의 개념은 한마디로 이상 사회 내지 이상 국가에 대한 설계를 고려한 게 아니라, 하나의 원칙으로 이해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모든 개인 그리고 모든 존재의 근원 속에는 유토피아의 정신적 그리고 형이상학적 면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질풍과 노도”의 문체를 담은 이 책을 통해 에른스트 블로흐는 유토피아의 철학을 개진하였으며, 이는 나중에 (40년대 미국에서 집필되어 1959년에서 1959년 라이프치히에서 완결된) "희망의 원리"에서 완전한 사상적 형태를 갖추게 된다. 그는 동시에 “미적 체험”에 어떤 유토피아의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30년대 중엽에 불붙었던 모더니즘 논쟁에 상당하게 ..

27 Bloch 저술 2017.11.08

서로박: 카프카의 성 (2)

친애하는 J, 성이 암시하는 비밀은 무엇일까요? 첫째로 막스 브로트 Max Brod의 견해에 의하면 성이란 신의 은총에 대한 상징이라고 합니다. 모든 것을 요한의 묵시록처럼 7일 동안 서술하려고 한 점, K의 직업이 측량 기사라는 점 등은 이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성으로 들어가려는 인간의 노력은 궁극적으로 신의 은총으로 향하는 열정과 같다는 것입니다. 발터 벤야민 역시 이러한 견해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우리는 성의 비밀을 실존주의적으로 구명할 수 있습니다. 이를 주장한 연구자로서 우리는 빌헬름 엠리히를 들 수 있지요. 인간 존재는 마치 미로와 같은 세계 속에서 영원히 방황하면서 살아갑니다. 인간은 허무라는 거대한 고해의 바다 속에서 그냥 실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컨대 알베르 카뮈는 성에서 동시대..

43 20전독문헌 2017.08.17

서로박: 헤겔에 관한 루카치와 블로흐의 입장 차이

1. 소련의 안드레이 츠다노프는 1947년 “헤겔의 문제는 이미 오래 전에 해결되었다”고 천명한 바 있다. 왜냐하면 헤겔은 모든 통상적인 학문 내용들을 마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같은 자신의 카테고리 속으로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서 루카치와 블로흐는 헤겔의 사상을 추적하였다. 이들의 견해에 의하면 헤겔의 사상 속에는 긍정적인 경향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다른 관점에서 이를 피력했다. 2. 루카치는 그의 연구서 "젊은 헤겔 (Der junge Hegel)"에서 헤겔의 정확한 역사적 분석을 추적한다. 말하자면 그는 처음부터 마르크스의 관점에서 헤겔을 고찰하고 해석하려고 의도한다. 루카치는 다음의 사항을 무엇보다도 염두에 두고 있다. 즉 헤겔이 살았던 시기에는 ..

25 문학 이론 2016.08.03

서로박: 토마스만의 토니오 크뢰거

친애하는 K, 오늘은 토마스 만 (1875 - 1955)의 중편 소설 「토니오 크뢰거」를 다루기로 합니다. 사실 토마스만의 문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문장은 복합적으로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힘든 독서의 과정을 요하지만, 작품의 주제는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예술성과 시민성의 대비만 내세웁니다. 작품의 형식은 까다롭고 접근하기 어렵지만, 주제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확정되어 있는 게 토마스만의 문학세계이지요. 그래도 토마스만을 애호하는 분들은 의외로 많으며, 그의 문학세계는 나름대로의 독창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작가는 김나지움 시절의 나쁜 학업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대학에서 최고의 학점을 받은 교수들이 토마스만을 연구하느라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인간의 창의..

43 20전독문헌 201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