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흐 104

재생 가능 에너지 (8) 생태 의식과 미래

7 나오는 말 후쿠시마의 방사능은 태평양 전역을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사진은 일본의 방사능 유출 사건이 얼머나 심각한지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생태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과학에 대한 기대감뿐 아니라, 오로지 자연을 아끼며 사랑하려는 인간의 마음가짐입니다. 마하트마 간디 Mahatma Gandhi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지구상에는 아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자원이 있지만, 남획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부족할 뿐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렇기에 현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더욱 옹골진 생태적 세계관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에게 머리를 수그려야 합니다. 우리는 불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앞에서 그리고 플랑크톤과 흰곰 앞에서 한없이 머리를 낮추어야 합니다. 죽어가..

4 탈핵 환경 2022.03.16

라스카사스, 인종 그리고 국적 (4)

11. 남한의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종교 개혁자로서 루터Luther와 칼뱅 Calvin에 관한 사항들만이 적혀 있습니다. 토마스 뮌처와 바르톨로메 라스카사스는 이름조차 거명되지 않습니다. 이승만의 반공주의는 우리로 하여금 오랫동안 계급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도록 조작했던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루터와 칼뱅은 우리가 추종해야 할 바람직한 종교 개혁가는 못 됩니다. 칼뱅은 돈의 이데올로기에 동조하면서, 자본주의의 이익 추구 행위를 종교적으로 용인하였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도덕적으로 방종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는 수사의 이중 결혼을 요구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유대인에 대해 커다란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루터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농민을 저버리고 권력과 결탁하지 않았던가요? 루터..

2 나의 글 2022.02.03

프란츠 퓌만의 시, "불복종의 찬양"

프란츠 퓌만 (1922 - 1985)은 얼핏 보면 돈키호테를 연상하게 한다. 삶의 오류가 그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었다. 시인, 소설가 그리고 에세이스트로서 탁월한 작품을 남겼다. 퓌만은 현재 체코 지역인 로흐리츠에서 약사의 아들로 태어나다. 1932년에 오스트리아의 빈 근교에 있는 칼스버그 학교에 다니다. 퓌만은 처음에는 나치의 사상에 경도하여 1936년 주데텐 파시스트 체조 단체에 가입하였으며, 나치 돌격대에 가담하다. 1939년 아비투어를 취득한 직후에 자청하여 군대에 지원하다. 전쟁이 끝날 무렵 퓌만은 소련 포로수용소에 수감되다. 1946년 그는 노긴스크에 있는 반파시즘 학교에 다니면서. 마르크스 사상을 세밀히 배워나가다. 1949년 그는 동독을 스스로 선택하였고, 1958년부터 자유 작가로 일..

21 독일시 2022.01.13

블로흐의 "기독교 속의 무신론" 영역본

미리 말하자면 블로흐의 영어판 가운데 가장 질이 떨어지는 문헌이다. "기독교 속의 무신론" 영어 판에는 상당히 많은 하자가 도사리고 있다. 외국어로 표기된 전문용어 및 각주는 하나도 없으며, 원문 가운데, 11개의 장이 아예 생략되어 있다. 가령 빠져 있는 장은 다음과 같다. “1. 서언, 2. 다만 조용히, 3. 힌덴부르크의 코밑수염, 4. 말은 비스듬히, 5. 독일 주교의 마지막 교서, 6. 스스로 높이 뛰어넘기, 7. 지금까지처럼 추종하지 않으면서, 8. 부설: 아르카디아와 유토피아, 9. 부설: 사랑 그리고 사랑의 유토피아 속의 고매한 쌍 그리고 해와 달의 겹치는 시각, 10. 다시 로고스 신화 혹은 인간과 정신, 포이어바흐의 이론: 신은 어째서 인간인가? (Cur Deus homo?), 기독교 ..

27 Bloch 저술 2021.12.30

(명시 소개) (3) 아홉 구름 속의 변주곡, 박미소의 "보리암 시편"

발 디딘 곳곳마다 적소 아닌 곳 있었던가? 피었다 지는 꽃들 그만한 이유 있어 혼자서 바라보는 바다 아련하고 느껍다 먼 길을 휘어감아 섬 안에서 바라본 섬 끝없이 자박이다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안고 온 세상의 욕망 벼랑 끝에 세우고 밤이 깊어갈수록 숨소리 더 크게 들려 구름 속으로 사라진 한 사람 떠올리며 없는 듯 방파제에 앉아 묵시록을 읽는다 너: 박미소 시인의 「서포의 달을 만나다」의 전문입니다. 남해 시편들은 여러 가지 주제상의 측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나: 네, 그 작품에 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하게 해석하도록 하지요. 중요한 것은 작품 「보리암 시편」에 반영된 세 가지 서로 다른 관점의 해석입니다. 1. 심리적 관점, 2. 정치적 관점, 3. 철학적 관점이 그것들입니다. 물론 이것들은 결..

19 한국 문학 2021.12.21

블로흐: 유토피아의 의미에 관하여 (4)

(앞에서 이어집니다.) 이로써 유토피아는 정의를 벗어난 현실 상황을 측정할 수 있는 척도가 됩니다. 그래, 그것은 정의에서 벗어난 현실 상황 이전에 이미 의식된, 하나의 가르침으로 이어져온, 지금도 그러한 이념에 의해서 모든 것을 측정합니다. 이는 횔덜린의 『히페리온』이 말하고자 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시인은 자신의 서간체 소설에서 “시민주체Citoyen”의 “끼니 문제와 직결되는 유토피아의 입장”에서 장차 도래할 부르주아 계층을 비판하지 않았던가요? (여기서 “끼니 문제와 직결되는 유토피아의 입장”은 원문대로 직역하면 “식탁 앞에서 유효한 유토피아”가 될 것이다. 주인공 히페리온과 같은 시토이앙은 생존에 가장 필요한 재화 및 노동을 중시하지만, 다른 한편 다음의 일을 삶의 중요한 영역이라고 ..

29 Bloch 번역 2021.12.03

블로흐: 유토피아의 의미에 관하여 (3)

(앞에서 이어집니다.) 그밖에도 여러 종교들이 추구하는 신비로운 갈망 내지 기독교의 신비로운 희망을 생각해 보세요. 이것들은 죽음에 대항하는 상을 너무나 다양하게 설계하고 있으며, 종교 고유의 유토피아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휴머니즘의 놀라운 의향은 이러한 믿음의 유토피아를 통해서 더욱 위대함을 표출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밖에 철학이 사변적이라는 점은 너무도 당연한 말입니다. 철학자들은 결코 경험적인 분야를 연구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아직 아닌 존재das Noch-Nicht-Sein”에 관하여 핵심적으로 추적하지 않았던가요? 철학은 아직 아닌 존재가 어떻게 활동하고, 무슨 문제를 안고 있으며, 그것이 무엇을 탐색하며, 그것이 어떻게 증명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

29 Bloch 번역 2021.12.02

블로흐: 유토피아의 의미에 관하여 (2)

(앞에서 이어집니다.) 또한 동화들은 여러 과학 기술에 대한 가상적 기구들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동화 작가들은 마치 마술의 도구처럼 이러한 자연과학의 기구들을 그야말로 마력적으로 동화에 도입했던 것입니다. 「열려라, 식탁 Tischlein, deck dich」이라든가 진실로 지레에 의해 작동되는 요술 말 (馬) 그리고 날아가는 양탄자를 생각해 보세요. 알라딘의 소도구들은 인간의 욕망을 놀라울 정도로 성취시켜주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우리가 그것을 실제로 작동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오랫동안 이어온 소망을 충족시켜주지 않았습니까? 그래,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발명품의 목록은 자세히 언급된 과학 기술의 유토피아로서, 바로 지금까지 간행된 동화 속에 이미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습니다. 가령 베이컨의..

29 Bloch 번역 2021.11.27

블로흐: 유토피아의 의미에 관하여 (1)

우리는 밤에만 꿈을 꾸는 게 아니라, 깨어 있을 때도 꿈을 꿉니다. 이 두 가지 종류의 꿈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꿈은 우리의 갈망으로부터 자극을 받는데, 이로써 우리는 이러한 갈망을 성취하려고 한다는 점 말입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의 꿈들은 서로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낮꿈 속에는 자아가 지속적으로 등장합니다. (블로흐의 “낮꿈 (Tagtraum)”은 블로흐 철학의 전문용어로서 이상적 사고의 모티프를 제공하는 것이다. - 역주) 자아는 낮꿈 속에서 어떻게 활동할까요? 그것은 의식된 현실 상황 및 어떤 더 나을 것 같은 바람직한 미래상을 개별적으로 형상화하며, 이를 미래의 상황으로 제시합니다. 그렇기에 낮꿈은 밤에 꾸는 꿈과는 달리 내용상 한 바퀴 여행을 마치고 제 자리로 ..

29 Bloch 번역 2021.11.26

블로흐: 죽은 뒤에 누구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가? (3)

5. 셋째로 헤겔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 마지막으로 헤겔과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세계의 운동을 뜻한다고 하는 원의 둥근 움직임은 어떻게 이해되는가요? 헤겔은 세계의 변화를 정신의 원 그리기라고 정의 내렸습니다. 다시 말해서 명제는 반대 명제를 거쳐 종합의 단계로 향하는데, 결국 맨 처음의 출발점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이러한 변증법적 움직임에 의하면 하나의 명제는 결국 어떤 더 높은, 더 구체적인 단계로서의 명제로 환원된다는 것이지요. 이 경우 나타나는 것은 비유적으로 말해서 마치 물이 폭포수처럼 아래로 강하게 떨어지는 경우만은 아닙니다. 헤겔의 변증법에서 모든 현상은 모순과 결착되어 있는 폭포와 같은 무엇으로 나타날 뿐 아니라, 헤겔 스스로 말한 바 있듯이 마치 굴을 헤집는 두더지의 행동처럼 출현하..

30 bloch 대화 2021.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