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 12

서로박: (1) 크리스타 볼프의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곳'

- 사랑 때문에 방랑하는 이방인 (시인을 가리킴)은 무척 가슴 아파 하도다. (프리드리히 횔덜린) -  1. 크리스타 볼프의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곳 Kein Ort. Nirgends"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작가의 영향력과 유토피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각주: 이 글은 1992년 문예 아카데미에서 강연한 내용을 약간 손질한 것이다. 볼프의 산문 작품 "Kein Ort. Nirgends"은 “없는 곳. 어디에서도” 혹은 “어디에도 설 땅은 없다”라고 번역되었다. 필자는 이를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곳”이라고 번안해 보았다.). 이 작품은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작가가 개인적으로 얼마나 핍박당하고 사회적으로 얼마나 냉대 받는가? 하는 문제를 파헤쳤다.  무릇 예술가 혹은 작가가 되려는 자는 삶의 가시..

47 Wolf 09:32:31

따라 부르고 싶은 노래, 'The best is not yet to com'

(준비중입니다.)  Justin Hayward의 'The Best is not yet to com'https://www.youtube.com/watch?v=aikJ189CVnM  Clifford T Ward의 'The Best is not yet to come'https://www.youtube.com/watch?v=BuJUkmt_LCE  Where did we go wrongWe had all the magic to put us on our wayAnd all the tragedy that we ever want to seeBut you know I'm rightWhen I say the best is yet to comeWhere did we go wrongWas it so enlightening w..

6 musica e 2025.04.09

박설호: 김수영의 시문학, 비판의 비판

1.오세영의 논문 “우상의 가면. 김수영 론”을 흥미 있게 읽었다. 논자는 김수영의 시문학이 지금까지 참여 문학의 영역에서 과도하게 우상화되었음을 지적하면서, 몇몇 시작품에 나타난 결함들을 몇 가지 사항으로 해명하고 있다. 나는 이 논문이 지적하는 바를 부분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부분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을 비판적으로 지적하려고 한다. 나는 국문학도가 아니라 외국문학도로서 김수영의 작품들을 대하고 싶다. 다시 말해서 한국 문학이라는 토대 하에서 그의 시작품을 대하려는 게 아니라, 세계문학이라는, 보다 원시안적 시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미리 말하지만 나는 김수영 시문학의 공과를 전적으로 용인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수영 문학에 나타난 비판정신 그리고 문학에 대한 전체적 입장을 부정하려고 하지..

19 한국 문학 2025.04.09

박설호의 시, ''칼립소에게

칼립소에게 *박설호 당신은 표류하는 나를구조하여 보살펴 주었어요 고마움어떻게 보답해야 할지모르겠어요 당신 곁에 머무는 게올바른 선택일까요 어찌 곁부축하는 마음헤아리지 못할까요 기억이당신의 크낙한 마음 알지 못하게했을까요 내 눈을 가린 것은귀환의 괴로움인가요 오랜 방랑이 내 가슴을위축시키고 변함없는 고결한 사랑보듬지 못하게 했을까요거친 풍파가 방랑자를이토록 냉혹하게 만들었을까요 감사하는 마음 어떻게되갚을까요 밤마다 당신의 침실벗어나지 못하는 나는어리석은 바사기 거울 속 그윽한바깥의 세계 잊고 살았지요 드디어 떠나게 되었어요나의 뗏목에 비상식량 걸어주는당신 이별의 손 흔들었지요아 구차한 눈물 보여주기 싫어허둥지둥 노 저었지요 십 년 후 절감하고 있어요우리의 소중했던 일수유내 가슴엔 하늬바람그리움 그리고 사라..

20 나의 시 2025.04.09

박설호: (4) 한스 마이어와 에른스트 피셔

(앞에서 계속됩니다.) 7.마이어와 피셔의 두 이론을 요약하는 대신에 공통점과 차이점을 거론함으로써 하나의 결론을 맺을까 합니다. (1) 공통점: 마이어와 피셔의 이론은 주어진 현실을 엄밀히 분석한 공간적 구도로서의 리얼리즘 철칙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한스 마이어는 문학 자체를 하나의 유토피아가 구현되는 매개체로 파악했으며, 에른스트 피셔는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표출시킬 수 있는 도구로서 문학을 이해하였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에른스트 피셔의 예술론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동구 사회에서는 엥겔스, 레닌 그리고 루카치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입장이 긍정적으로 수용된 반면에, 변증법적인 실험 정신을 강조하는 세르게이 트레차코프, 에른스트 블로흐, 베르톨트 브레히트 등의 문학과 예술론은 거의 외면당..

25 문학 이론 2025.04.07

박설호: (3) 한스 마이어와 에른스트 피셔

(앞에서 계속됩니다.) 5에른스트 피셔 (1899 - 1972)는 마이어와는 달리 상아탑을 지킨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게오르크 루카치처럼 지조 있는 공산주의자로서 현실 정치에 가담했으며, -프리츠 R. 라다츠의 표현에 의하면- “변절을 거듭한 반역아”입니다. (각주:Siehe Fritz R. Raddatz: Revolte und Melancholie, Essays zur Literaturtheorie, Hamburg 1979, S. 249. ) 그러나 피셔는 50년대부터 문학과 예술에 몰두하며 자신의 독창적인 견해를 담은 책을 발표합니다. (각주: 문학과 예술에 관한 피셔의 본격적 연구는 고작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그가 탁월하고도 독창적인 문예 이론적인 입장을 내세울 수 있었던..

25 문학 이론 2025.04.06

박설호: (2) 한스 마이어와 에른스트 피셔

(앞에서 계속됩니다.) 3.한스 마이어 (1907 - )는 독일이 낳은 가장 탁월한 문예 이론가, 문학사가 그리고 문학 비평가입니다. 특히 그의 강점은 문예 이론을 문학사 및 현장 비평으로 확장시켰을 뿐 아니라, 문학사와 문학 이론의 상호 유기적 관계 그리고 문학 비평을 상기한 다른 영역을 통해서 보완하는 학문적 성과에서 발견될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대인으로서 서독 쾰른에서 태어난 그는 쾰른,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법학, 역사, 철학을 공부하였고, 수많은 독일 문인들과 교우하였습니다. 1935년부터 1945년까지 마이어는 프랑스, 스위스 등지에서 망명 생활을 보냈습니다. 당시에 그는 "게오르크 뷔히너와 그의 시대 Georg Büchner und seine Zeit"를 집필하였는데, 지금까지 ..

25 문학 이론 2025.04.05

박설호: (1) 한스 마이어와 에른스트 피셔

- “이제 블로흐의 예로써 다음과 같이 주장할 때가 되었다. 철학은 고통을 당하는 인간의 불만에서 시작된다고. 이는 오래 전부터 그리고 모든 민족에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던가?” (한스 마이어)“기술 혁명의 세계에 판타지의 축소화 과정이 진척되고 있다. 판타지는 실재하는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자 가능한 무엇을 선취하게 하는 능력인데도.” (에른스트 피셔) -  1.20세기의 세계를 장악해 온 사상적 예술적 조류는 주지하다시피 정신 분석학, 형식주의 그리고 마르크스주의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정신 분석학은 20세기 초부터 학문 영역을 넘어서 제반 학문의 기본적 토대로 수용되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정신 분석 학자들 가운데에서도 프로이트 좌파와 프로이트 우파로 나누어질 정도로 번성기를 맞이하기도..

25 문학 이론 2025.04.05

(명시 소개) 선안영의 시, '얼룩 무늬 하루'

얼룩 무늬 하루 선안영 1.맨살의 두 다리를 스타킹에 넣는 순간 그물 병에 갇힌 듯 파닥이며 저항한다 포획된 먹잇감처럼 불행이 감전되는 2.매일매일 출발할 뿐 도착한 적 없으니 혀를 깨문 시간은 정글의 피맛이 나 날쌔게 잭나이프 칼날처럼 나를 구겨넣는 날 3.찔레 넝쿨 가시 속 비상같은 흰 꽃 피어 우거진 질문들을 받아쓰는 물 웅덩이 패어진 길의 등짝에 또 얼룩이 꽃핀다. .............. 선안영 시집, 저리 어여쁜 아홉 꼬리나 주시지, 문학들 2021. 74쪽 이하. 선안영 시인이 어떠한 삶을 살아가는지 나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작품 얼룩 무늬하루는 (직장?) 여성이 겪는 불안과 피해 의식을 작품 속에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직장을 구해 처음 출근하는 대부분 여성은 "포획된 먹잇감"으로 간..

19 한국 문학 202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