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근대불문헌 86

서로박: 루소의 '신 엘로이즈'

1. 루소와 볼테르의 비국가주의의 문학 유토피아: 프랑스 혁명 이전의 시기에 출현한 비국가주의의 문학 유토피아 가운데 세인의 관심을 끌지 못한 두 작품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장 작 루소의 서간체 소설, 『쥘리, 혹은 새로운 엘로이즈Julie ou la Nouvelle Héloïse』 (1761)이며, 다른 하나는 볼테르의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Candide Ou L'optimisme』(1759)』를 가리킵니다. 이 장에서는 루소와 볼테르의 두 작품에 반영된 유토피아의 특징을 약술한 다음에, 18세기에 출현한 시간 유토피아의 특성과 그 기능을 천착하려고 합니다. 루소는 서로 사랑하는 청춘남녀의 결합을 용인하지 않는 사회적 질곡을 신랄하게 비판하였습니다. 토머스 모어가 어떤 가능한 국가 체제를 설계함으로..

32 근대불문헌 2020.02.10

서로박: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 (2)

8. 발몽, 단스니에게 발각되어 결투 끝에 사망하다.: 흐릿한 불빛 사이로 뛰쳐나왔을 때 발몽은 한 남자에게 발각되고 맙니다. 그 남자는 세실을 오래전부터 사랑하면서 그미를 지켜주겠다고 맹세한 바 있는 사랑의 기사, 단스니였습니다. 이로써 두 사람 사이에 결투가 벌어집니다. 이때 단스니의 칼에 심하게 찔린 발몽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서서히 유명을 달리합니다. 죽기 전에 단스니는 편지 한 통을 발몽의 품에서 끄집어냅니다. 편지 속에는 메르퉤이의 모든 계획이 기술되어 있었습니다. 이로써 메르퉤이의 모든 계략은 백일하에 드러나게 됩니다. 작은 질투에서 비롯된 하나의 정사가 이처럼 커다란 파국을 불러올 줄은 아무도 예견하지 못했습니다. 소설은 비극적으로 끝을 맺습니다. 투르벨 부인은 자신의 몸을 탐한 사내..

32 근대불문헌 2019.12.21

서로박: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 (1)

1. 야한 소설이 명작이 되다.: 피에르 A. F. 쇼데를로 드 라클로 (Pierre A. Fr. Choderlos de Laclos, 1741 - 1803)의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 Les Liaisons dangereuses"는 1782년 익명으로 파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총 175개의 편지로 이루어져 있는 소설은 세계적으로 알려졌으며,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고 도덕적으로 몹시 분개했다고 합니다. 당시의 독자들은 익살스럽고도 음탕한 텍스트에 익숙해 있었는데도, 그러한 기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작가는 루소의 『엘로이즈의 새로운 소식Nouvelle Héloїse』에 실린 모토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습니다. “내 시대의 도덕을 고찰한 뒤에, 나는 이 편지들을 공개하였습니다.” 사실 드 라클로는 방종한..

32 근대불문헌 2019.12.21

서로박: 비용의 '큰 유언 작은 유언'

프랑스와 비용 (Fr. Villon, 1431? - 1463?)의 풍자 문학 "큰 유언 그리고 작은 유언. 은어와 발라드를 첨부하여 (Le grant Testament Villon et le petit. Son codicille; et iargon et ses balades)"는 1489년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지금까지 네 권의 필사본이 남아 있다. 비용이라는 이름은 1449년부터 1463년 동안의 문헌에서 열 번 등장한다. 기록에 의하면 프랑스와 몽코르비예는 1449년 파리 예술 대학에 입학하여, 1452년 예술의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1455년 칼부림으로 세르모예 신부를 살해했다. 오늘날에는 프랑스와 드 몽코르비예의 두통의 사면 청원서가 남아 있다. 1456년 이후로는 오로지 프랑스와 비용이라는..

32 근대불문헌 2019.08.11

서로박: 발자크의 '창녀의 영광과 몰락' (4)

12. 인간 희극의 압권으로서의 『창녀의 영광과 몰락』: 발자크의 『창녀의 영광과 몰락』은 “인간 희극” 91편 가운데 가장 훌륭한 작품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이 작품만큼 당시 프랑스 상류층의 패륜과 부정 그리고 더러운 돈을 갈취하는 상류층 투기꾼의 사악한 술수를 상세하고도 정밀하게 기술한 작품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작품만큼 행복이 순식간에 끔찍한 불행으로 전복되는 과정을 예리하게 서술한 작품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나아가 발자크의 작품, 『창녀의 영광과 몰락』은 인간의 사랑의 열정이 어떻게 하나의 놀라운 사건을 불러일으키고 비화시키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가령 다음과 같은 발언은 오늘날에서 의미하는 바 큽니다. “급작스럽게 쌓은 재산은 우연의 결과가 아니면, 합법적 절도의 결과이다.” 발자크..

32 근대불문헌 2018.08.19

서로박: 발자크의 '창녀의 영광과 몰락' (3)

9. 뤼시앙, 감옥에서 목을 매고 자살하다.: 사건을 수사하는 카뮈조 검사는 조사실에서 두 명의 용의자를 심문합니다. 자크 콜린은 놀라운 기지와 능수능란한 방법을 동원하여 살인과 절도의 혐의를 교묘하게 벗어납니다. 그렇지만 뤼시앙은 검사의 유도 심문과 집요한 질문 등으로 인하여 모든 범죄의 주범으로 몰리게 됩니다. 이때 뤼시앙은 자신은 에스터를 사랑했을 뿐이며, 돈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아는 바 없다고 말합니다. 조사 도중에 죽은 뤼시앙에게 보내는 에스터의 편지가 발견됩니다. 이로써 뤼시앙은 살인 혐의 벗어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조사 도중에 누군가가 어떤 다른 범죄의 공범으로 뤼시앙을 지목합니다. 감옥에 수감된 어느 죄수는 놀랍게도 뤼시앙을 자신과 함께 강도 사건을 저지른 공범이라고 거짓 증언했..

32 근대불문헌 2018.08.19

서로박: 발자크의 '창녀의 영광과 몰락' (2)

5. 뤼시앙의 사적인 사랑의 행복 그리고 누신젠 남작: 그렇다면 자크 콜린은 어떻게 뤼시앙을 도와줄까요? 그는 아름다운 창녀 에스터에게 접근합니다. 더 이상 돈 걱정하지 않고, 멋진 사내와 살림을 차리게 해주겠다고 에스터를 꼬드긴 다음에, 그미로 하여금 어느 사원에서 특별 수업을 받게 합니다. 이는 상류사회의 예절과 관련되는 것이었습니다. 뒤이어 그는 사원 근처에 사치스러운 신방을 꾸밉니다. 뤼시앙과 에스터는 처음 만나자마자,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품습니다. 자크 콜린의 신중한 배려와 조처로 인하여 뤼시앙은 수년 동안 에스터와 비밀스럽게 사랑을 나누면서 편안하게 지냅니다. 가난한 시인, 뤼시앙은 지금까지 굶주림을 참으면서 비참한 다락방에서 휘황찬란한 삶을 꿈꾸어왔습니다. 이제는 아무런 물질적 근심 없이 ..

32 근대불문헌 2018.08.19

서로박: 발자크의 '창녀의 영광과 몰락' (1)

1. 인간 희극에 속하는 작품: 오늘은 프랑스의 위대한 작가, 오노레 발자크 (Honoré de Balzac, 1799 - 1850)의 작품 한 편을 살펴보겠습니다. 사람들은 발자크 하면,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 작품, 『고리오 영감』 그리고 『외제니 그랑데』를 떠올리곤 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들은 발자크가 남긴 91편의 작품을 고려한다면, 빙산의 일각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잘 알려진 작품 대신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선정하여 다루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발자크의 소설, 『창녀의 영광과 몰락Spendeurs et Misères des Courtisans』은 4부작으로 이루어진 것인데, 1838년에서 1847년 사이에 발표되었습니다. 제 1부, 「처녀가 어떻게 쉽사리 사랑에 빠지는가?Comme..

32 근대불문헌 2018.08.19

서로박: 푸아니의 양성구유의 유토피아 (6)

28. 푸아니의 시대 비판 (3): 푸아니는 유럽 사회를 다음과 같이 비판합니다. 유럽인들은 진정한 의미의 계몽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푸아니에 의하면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서 통제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를 차지하고 싶은 끝없는 탐욕은 인간의 부류를 가진 자와 가지지 않는 자로 분할시키고, 그들로 하여금 피비린내 나게 싸우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유럽인의 삶은 푸아니의 견해에 의하면 “괴로움과 궁핍함의 사슬une chaine des souffrances et des mesères”로 축소화되었다는 것입니다. (Foigny 1676: 99). 이와 관련하여 푸아니는 유럽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상류층의 지배자들은 일반 사람들을 경제적으로 억압하고 수탈하..

32 근대불문헌 2018.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