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뤼시앙, 감옥에서 목을 매고 자살하다.: 사건을 수사하는 카뮈조 검사는 조사실에서 두 명의 용의자를 심문합니다. 자크 콜린은 놀라운 기지와 능수능란한 방법을 동원하여 살인과 절도의 혐의를 교묘하게 벗어납니다. 그렇지만 뤼시앙은 검사의 유도 심문과 집요한 질문 등으로 인하여 모든 범죄의 주범으로 몰리게 됩니다. 이때 뤼시앙은 자신은 에스터를 사랑했을 뿐이며, 돈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아는 바 없다고 말합니다. 조사 도중에 죽은 뤼시앙에게 보내는 에스터의 편지가 발견됩니다. 이로써 뤼시앙은 살인 혐의 벗어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조사 도중에 누군가가 어떤 다른 범죄의 공범으로 뤼시앙을 지목합니다. 감옥에 수감된 어느 죄수는 놀랍게도 뤼시앙을 자신과 함께 강도 사건을 저지른 공범이라고 거짓 증언했던 것입니다. 이로써 뤼시앙은 살인과 절도죄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범죄를 모조리 뒤집어 쓸 것 같습니다. 뤼시앙은 자신의 무능력을 탓하면서 거의 뜬 눈으로 밤을 보냅니다. 뤼시앙은 자신의 나약함을 수치심 부끄러워하고, 행여나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당할지 모르는 굴욕 때문에 감방에서 목을 매고 자살하고 맙니다. 물론 이 와중에 자크 콜린은 뤼시앙을 구출하기 위해 모프리네즈 공작부인, 시리지 마담 그리고 클로틸드 그랑리외 등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합니다. 그러나 여성들이 감옥에 당도했을 때, 뤼시앙은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10. 자크 콜린이 보관해둔 연애편지들: 자크 콜린은 뤼시앙의 자살 소식을 접했을 때 평소의 강인함과 자제력을 잃고, 비명을 지르다가, 정신을 잃습니다. 그는 뤼시앙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수십 년 동안 시도한 자신의 계획을 포기합니다. 돈과 권력을 바탕으로 상류 사회에 진출하는 게 그의 첫 번째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자크 콜린은 어떤 새로운 계획을 품게 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지금까지 갈고 닦아온 자신의 모든 능력을 발휘하여 국가의 편에 서서, 사악한 상류 사회 그리고 부패한 고위 공무원을 척결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자크 콜린은 충분한 물적 증거들을 사전에 확보해 두었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모프리네즈 공작부인, 시리지 마담 그리고 클로틸드 그랑리외 등이 뤼시앙에세 보낸 연애편지들도 있습니다. 검사장, 그랑비유는 자크 콜린을 취조하다가, 그의 놀라운 두뇌 회전, 법학적 지식 그리고 행정 능력 등을 간파하게 됩니다. 이때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만약 자크 콜린이 범죄의 용의자가 아니라, 자신과 함께 힘을 합하여 부패한 고위공무원을 척결해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말입니다.
11.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한 사회의 몰락에 관한 징표이다.: 그랑비유는 한 가지 방책을 생각해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자크 콜린의 능력과 물적 증거를 동원하여, 몇몇 사악한 고위 공무원들을 엄벌에 처하는 일이었습니다. 가령 비밀경찰국장이자, 파리 감옥 책임자인 비비 루팽은 평소에 자신의 직권을 이용하여 나쁜 짓을 저지르고 횡령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크 콜린과 오래 전해 함께 마피아 단체에서 일한 동료였는데, 어느새 관직을 꿰찬 다음에 고위 관직에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경찰 내부의 동료들은 비비 루팽이 자신의 권한을 이용하여, 엄청난 강도 살인을 저지른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심증일 뿐, 물적 증거가 없었습니다.
그랑비유는 자크 콜린의 여러 증거물을 제시함으로써, 비비 루팽이 형사 처벌당하도록 조처합니다. 특히 비비 루팽은 왕년에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자크 콜린의 친구엿던 칼비를 사형수로 판결받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 비비 루팽이 감옥에 가게 됨에 따라, 칼비는 친구의 도움으로 단두대의 칼날을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몇 달 후에 그랑비유는 자크 콜린을 비비 루팽의 후임자, 다시 말해서 비밀경찰국장 그리고 파리 감옥 책임자로 천거합니다. 그때부터 자크 콜린은 비밀경찰국장이자 파리 감옥의 대표로 자신의 수완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로써 그는 향후 15년 동안 비밀경찰국장의 직무를 수행한 다음에 1845년에 정년퇴임합니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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