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철학 이론 73

블로흐: 칸트와 물질 (1)

임마누엘 칸트는 자신의 첫 번째 저작에서 물체의 움직임을 다루었습니다. 즉 운동 그리고 휴지(休止)의 상관관계가 칸트의 첫 번째 관건이었습니다. 휴지는 칸트에 의하면 운동으로 이전되기 이전의 비약이라고 합니다. 이로써 현세의 자연에 관한 완전한 역사는 칸트에 의해 정립되기 시작한 셈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칸트는 익명으로 『일반 자연사 그리고 천체의 이론Allgemeine Naturgeschichte und Theorie des Himmels』(1755)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그는 아이작 뉴턴의 원칙에 입각해서 천체를 다루었습니다. 첫 번째 동인은 칸트에 의하면 근원의 소재 내지 원래의 안개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밀집해 있는 다양한 요소들의 이질적이고 특수한 무게입니다. 칸트는 다음과 ..

23 철학 이론 2022.03.09

서로박: 루돌프 바로의 "양자 택일"

루돌프 바로 (1935 -)의 "양자 택일. 기존 사회주의 비판을 위하여 (Alternative. Zur Kritik des real/existierenden Sozialismus)"는 사회주의 국가내의 경제적 사회적 제 문제 그리고 창조적 인간 삶을 위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여기서 책의 자세한 내용보다는 결론 부분에 나타난 바로의 제안에 관해 살펴보기로 하자. 1. 노동의 소외 극복: 노동자들이 제각기 여러 가지 노동 능력을 갖추면, 분업과 기계화의 폐단은 극복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Bahro)는 아울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속하고 있는 단체 (회사, 노동조합 등)에 대한 완전한 소속감을 저버려야 한다. 현재 국가가 노동자의 일자리를 조절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는 만큼, ..

23 철학 이론 2021.12.30

서로박: 마르크스의 독일 이데올로기

카를 마르크스 (1818 - 1883)의 "독일 이데올로기 (Die deutsche Ideologie)"는 다음과 같은 부제를 달고 있다. “포이어바흐, 바우어 그리고 슈티르너 등으로 대변되는 최근 독일 철학 내지 여러 다른 예언자들의 사상에 담긴 독일 사회주의 등에 대한 비판”.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철학적 논저, "독일 이데올로기"는 1845/ 46년에 탄생하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1932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결된 책으로 간행되었다.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공산주의자 동맹의 역사에 관하여 (Zur Geschichte des Bundes der Kommunisten)」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즉 그는 이미 1844년 여름에 마르크스와 만나, 모든 이론적 영역에서 의견 일치를 보았다는 것이다. 그..

23 철학 이론 2021.10.13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칼 폴라니는 『거대한 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1944)에서 시장 경제가 인류에게 가장 자연스런 제도가 아니며, 인위적 조작에 의해서 작동된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아담 스미스는 경제적 물물교환 내지 매매행위가 자발적으로 이어져왔다고 말하면서,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본성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 그리고 화폐는 폴라니에 의하면 인위적으로 작동되는 근대적 산물이라고 한다. 폴라니는 교역과 거래의 발전을 통해 시장경제가 출현했다는 진화론적 관점을 비판하면서 시장경제가 주된 경제 제도로 자리 잡은 것은 국가의 중상주의의 정책 덕분이라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자유방임이라는 신화 뒤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의 폭력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

23 철학 이론 2021.09.23

서로박: 루소의 에밀

장 작 루소 (1712 - 1778)는 1762년에 자신의 교육 소설, "에밀 혹은 교육에 관하여 (Ẻmile ou de L'Ẻducation)"을 발표하였다. 이 책은 도합 5권으로서, 소설 형식의 반, 교육 철학 논문 형식의 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 루소는 성선설을 주장한 바 있는데, 이는 "에밀"에서 재확인되고 있다. 에밀은 소설의 주인공인데, 오로지 루소의 방식으로 교육받는 자이다. 루소는 교육자로서 두 가지 목표를 설정한다. 그 하나는 피교육자가 나중에 자신의 인성을 해치지 않은 채 문명사회에서 바람직하게 생활하는 일이며, 다른 하나는 그가 사회 계약을 체결할 능력을 함양시키는 일이다. 사회 계약은 정치적 질서를 보장해주어야 하고, 동시에 한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그의 견해에 동의할 수 있..

23 철학 이론 2021.08.11

서로박: 하버마스의 인식과 관심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후속 주자인 현대 독일의 대표적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위르겐 하버마스 (J. Habermas, 1929 - )의 "인식과 관심 (Erkenntnis und Interesse)" (1968)은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다. 본서는 60년대에 서구의 학계에서 제기된 “실증주의 논쟁”의 일환으로 집필되었다. 실증주의 논쟁은 1961년 튀빙겐에서 사회학 연구에 관한 모임에서 촉발되었다. 두 연사인 카를 포퍼 (Karl Popper) 그리고 테오도르 아도르노 (Th. Adorno)는 실증주의에 관해 열심히 토론을 벌렸던 것이다. 하버마스는 이러한 토론의 분위기에 자극을 받아, 인식과 이해에 관해 심도 있게 숙고하게 되었으며, 1965년부터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강연하게 되었다. 하버마스가 가장 중시했..

23 철학 이론 2021.07.03

서로박: 게오르크 지멜의 사회학의 미학

1896년 베를린에서 처음 간행된 "사회학의 미학 (Soziologische Aesthetik)"에서 게오르크 짐멜 (G. Simmel, 1858 - 1918)은 인간 행위는 몇가지 기본적 동기들의 “투쟁, 타협, 결합” 등에 의해 정해진다는 자신의 기본적 입장을 피력한다. 이러한 기본적 동기는 그 수에 있어서 시대적으로 달리 확정되며, 명제와 반명제라는 두가지 사항으로 요약된다고 한다. 두가지 사항은 어떤 대립되는 양극성이다. 이는 가령 고대 그리스 시대에 “존재”와 “변화”로, 기독교의 시대에는 “신적인 것”과 “지상의 것”으로, 르네상스 시대에는 “정신”과 “자연”으로, 19세기에는 “사회주의”와 “개인주의”로 출현한 바 있다. 이러한 이원론은 하나의 공통된 인류사적 근원을 지니며, 나아가 물질적 ..

23 철학 이론 2021.04.16

플라톤의 필레보스

“필레보스”는 플라톤의 철학적 대화를 담은 글로서 기원전 360년경에 탄생하였다. 이 문헌은 내용상 ?정치가 (Politikos)? 그리고 ?티마이오스 (Timaios)? 사이에 편입될 수 있다. 필레보스는 필사본으로 전해지는데, 여기에는 “혹은 쾌락에 관하여, 윤리적 대화”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사실 플라톤의 모든 작품들은 이른바 논리학, 물리학 그리고 윤리학 등으로 나눈 스토아 학자들의 구분에 의해 나누어지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음의 사항을 확정할 수 있다. 즉 플라톤은 그리스 정신사에서 오랫동안 민중적 전통을 지녔던 테마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다는 사항 말이다. 가령 모든 생명체에게 선한 무엇은 과연 쾌락 속에 자리하고 있는가, 아니면 정신 속에 결정되어 있는가? 하는 물음을 생각해..

23 철학 이론 2021.02.26

헤겔의 정신현상학

독일의 철학자,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빌헬름 헤겔 (1770 - 1831)의 대표작 ?정신 현상학 (Pänomenologie des Geistes)?은 1807년에 간행되었는데, 자신이 추구하는 “학문의 시스템” 제 1장을 표현하려고 계획된 것이다. 나중에 본서의 첫 번째 세 장에 해당하는 “의식 - 자의식 - 정신의 현상학으로서의 이성”만이 상기한 시스템 속에 편입되었다. 이것들은 나중에 상당한 부분으로 축약되어, 인간학 그리고 심리학 사이에 재론되고 있는데, 내용상으로 고찰할 때 주관적 정신의 어떤 발전 단계에 해당하는 것이다. (Enzyklopädie, 3. Aufl., §§ 418 - 439). 1805년 그리고 1806년 작품의 집필 시에는 이른바 확신 그리고 진리에 관한 인식 이론적 문제가 “의..

23 철학 이론 2021.02.26

서로박: 프로이트의 인간 모세와 유일신 종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종교 심리학의 저서는 1939년에 간행되었다. 프로이트는 초기 시절에 제자 어네스트 존스 (E. Jones), 오토 랑크 (O. Rank) 테오도르 라이크 (Th. Reik) 등과 함께 “이드” 심리학을 연구하면서, 특히 신화, 전설 그리고 동화 등에 관심을 기울였다. 말하자면 그는 자신의 이론에 대한 증명 사항을 그러한 영역에서 찾으려고 했던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집단적인 무의식의 판타지의 결과로서 종교 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존스는 포이어바흐의 명제, “인간이 종교를 만든다”를 받아들여, 신화 연구에 몰두했던 것이다. 프로이트 역시 다음과 같이 기술한 바 있다. 즉 “종교의 현상은 오로지 개인의 잘 알려진 노이로제 증상이라는 틀에 의하면 다음과..

23 철학 이론 2020.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