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철학 이론 73

지오반니 피코 델라 미란돌라

지오반니 피코 델라 미란돌라 (1463 - 1494)는 불과 31세의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신은 천재를 사랑하여 불과 30년의 삶을 살게 하고, 당신에게 데리고 가셨습니다. 피코 델라 미란돌라는 인간에게 의지의 자유를 확고하게 심어준 철학자였습니다. 그의 사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은 아베로에스였습니다. 피코 델라 미란돌라는 이탈리아의 에밀리아-로마냐에서 태어났습니다. 4살 때 아버지가 사망하자, 어머니가 그를 키웠는데, 14살 때 철학과 고전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볼로냐 대학에서 교회법을 공부하다가 그만 어머니마저 여의고 맙니다. 1479년 그의 나이 17세 때 페라라에서 인문학 studia humanitatis 에 전력을 기울입니다. 이듬해 148년에 파도바에서 철학을 공부하기 시..

23 철학 이론 2019.02.08

서로박: 헤겔에 관한 루카치와 블로흐의 입장 차이

1. 소련의 안드레이 츠다노프는 1947년 “헤겔의 문제는 이미 오래 전에 해결되었다”고 천명한 바 있다. 왜냐하면 헤겔은 모든 통상적인 학문 내용들을 마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같은 자신의 카테고리 속으로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서 루카치와 블로흐는 헤겔의 사상을 추적하였다. 이들의 견해에 의하면 헤겔의 사상 속에는 긍정적인 경향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다른 관점에서 이를 피력했다. 2. 루카치는 그의 연구서 "젊은 헤겔 (Der junge Hegel)"에서 헤겔의 정확한 역사적 분석을 추적한다. 말하자면 그는 처음부터 마르크스의 관점에서 헤겔을 고찰하고 해석하려고 의도한다. 루카치는 다음의 사항을 무엇보다도 염두에 두고 있다. 즉 헤겔이 살았던 시기에는 ..

23 철학 이론 2019.01.26

서로박: 아도르노의 '미학 이론'

테오도르 아도르노 (1903 - 1969)의 "미학 이론"은 그의 사후 1년 만에 프랑크푸르트에서 간행되었다. 아도르노의 미학은 모든 이상주의적 유물론적 내용 미학을 거부한다. 그것은 자신의 헤겔 비판서인 "부정의 변증법" (1966)의 내용, "새로운 음악의 철학"에 실린 예술 이론 전반적 입장 그리고 막스 호르크하이머와 함께 쓴 "계몽의 변증법" (1947)에 나오는 입장 등을 포괄하고 있다. 아도르노에 의하면 미적 경험이란 철학적 인식을 보완하는 무엇이라고 한다. 철학적 인식이란 그 자체 사회에 대한 떠오르는 비판적 의식이다. 이에 비하면 예술이란 시대적 역사를 무의식적으로 기술한다. 헤겔의 이상주의적 미학에 따르면 아름다움, 즉 미란 “이념의 어떤 감각적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헤겔은 이념을..

23 철학 이론 2019.01.23

서로박: 게오르크 지멜의 돈의 철학

오늘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활약한 사회학자, 게오르크 지멜 (Georg Simmel, 1858 - 1918)의 대표작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1900년에 발표된 『돈의 철학 (Philosophie des Geldes)』입니다. 이 작품을 통하여 지멜은 오랜 시일에 걸쳐 추구해온 가치이론 그리고 서구 철학의 문화사를 망라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사회학 그리고 역사 철학을 총결산한 셈입니다. 이 책은 두 가지 차원에서 놀라움을 담고 있습니다. 첫 번째 사항은 철학사에 있어서의 세기말의 다양한 전환기적 사고들을 “제반 철학들”이 아니라, 단수인 “철학”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세기말의 문화적 풍토는 급변하는 사회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듯이 수많은 예술적 사조를 드러내었습니다. ..

23 철학 이론 2018.12.19

서로박: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비판 (4)

16. 국가, 영토, 민족 그리고 비상사태?: 이로 인하여 출현하는 것은 개개인에 대한 전체주의 국가의 횡포입니다. 이에 대해 어떠한 민주주의도 보호 받지 못합니다. 아니 그와 반대입니다. 지금도 세계의 난민들은 억압, 폭력 그리고 테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타국을 떠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기본적 인권법이라든가 자유의 법은 21세기에 이르러 거의 무용지물로 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감벤은 법 자체가 처음부터 정의로움과 폭력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담보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규정합니다. 이로써 정의로움과 폭력을 행사하는 법은 아감벤에 의하면 인간을 자유인으로 만들지 않고, 하나의 도구 내지 객체로 활용하는 수단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작가는 VP 생체 실험의 인간 그리고 국가의..

23 철학 이론 2018.01.24

서로박: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비판 (3)

12. 법은 정의와 폭력을 결합시킨 것인가? (5): 네 번째로 아감벤은 자연법사상에 대항하는 홉스의 입장에 동의합니다. 자연법 사상가, 알투시우스Althus는 폭군에 대한 저항과 폭군의 처형을 정의로움이라고 규정하였습니다. 폭군을 권좌에서 내려앉힘으로써 만인의 자유와 평등이 실천될 수 있다고 확신하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17세기, 18세기 철학자들이 모두 폭군의 처형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를테면 칸트Kant는 왕을 살해하는 일을 결코 있어서는 안 될 폭거라고 규정하였습니다. 어쨌든 폭군의 처형을 통해서 법은 싫든 좋든 간에 자연법의 정신을 어느 정도 실천하게 됩니다. 이에 비하면 홉스는 인간 존재를 처음부터 늑대로 규정하였습니다. 법이 없다면, 인간은 이기적인 태도로 타인에게 해악을 가한다는..

23 철학 이론 2018.01.24

서로박: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비판 (2)

6. 법은 정의와 폭력을 결합시킨 것인가? (1): 법은 아감벤에 의하면 정의와 폭력을 인위적으로 결합시킨 것입니다. 만약 법의 내부에 폭력의 특성이 조금이라도 담겨 있다면, 법은 정의롭지 않은 명령으로 인간을 옥죄이게 됩니다. “최상의 법은 최상의 불법일 수 있다. Summum ius summa iniuria.”라는 음험한 명제를 생각해 보세요. 키케로는 자신의 『의무론 De officiis』에서 이러한 명제로써 명백한 법적 정의를 흐릿하게 희석시키고 중화시켰습니다. 하기야 법 자체가 처음부터 정의와 폭력 두 가지 사항을 담고 있다면, 우리는 더 이상 법에 대해서 신뢰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아감벤이 “법이 정의와 폭력의 인위적 결합체이다.”라는 명제에서 출발하는 한, 그의 사고는 처음부터 법적 ..

23 철학 이론 2018.01.24

서로박: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비판 (1)

1. 조르주 아감벤: 이탈리아 출신의 철학자, 조르주 아감벤은 최근에 중요한 서적을 차례로 간행했습니다. 특히 정치 철학서적 『호모 사케르. 주권 권력과 벌거벗은 생명』(1995)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지금까지의 유럽의 정치 사상사에서 끊임없이 쟁점으로 작용하였던 법의 의미와 기능에 관한 놀라운 사항을 전해주기 때문입니다. 미리 말씀드리건대 아감벤은 법 자체가 처음부터 정의와 폭력의 혼합체로 구성되었다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그의 논조는 학문적 이론 및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법적 이상으로 향하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 주어진 역사에 반영된 법철학적 논의 사항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아감벤의 역사철학 그리고 법철학의 입장이 누구보다도 발터 벤야민의 ..

23 철학 이론 2018.01.24

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 (4)

4. 당신은 언젠가 다음과 같이 나에게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왜 하필이면 블로흐에 집착하는가? 마르크스주의 문예이론을 공부하면, 테오도르 아도르노 Th Adorno도 있고, 발터 벤야민 W. Benjamin도 있으며, 게오르크 루카치 G. Lukács도 있고, 뤼시앙 골드만 L. Goldmann도 있지 않는가? 하고 말입니다. 친애하는 B, 외람되거나 주관적인 견해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나는 블로흐의 사상을 이들의 학문에 비해 군계일학으로 비유하고 싶습니다. 특히 놀라운 것은 블로흐가 인간의 끝없는 가능성으로서의 과정을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블로흐는 시대의 변화와 미래의 가능성을 추적하는 데 자신의 시각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의 희망의 개념은 결코 동어반복의 허사가 아니라, 몹시 ..

23 철학 이론 2017.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