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철학 이론 73

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 (3)

3. 중요한 것은 연구 대상 자체가 아니라, 무엇보다도 연구자의 시각내지는 관점이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블로흐의 연구 대상만을 염두에 두고 이를 비난하곤 하였습니다. 이를테면 카를 카우츠키 Karl Kautsky를 생각해 보세요. 20세기 전반기의 시기에 사람들은 “종교 갈등의 시기에 활동하던 개혁론자가 계급 문제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카우츠키의 발언을 성급하게 받아들여서, 블로흐를 신비주의 수정주의 철학자로 매도하기에 이릅니다. 심지어는 블로흐의 핵심 연구가라고 자처하는 한스 하인츠 홀츠 Hans Heinz Holz조차도 블로흐의 뮌처 연구를 마르크스 사상을 흐리게 만들고 방해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용인한 바 있습니다. 말하자면 블로흐는 홀츠에 의하면 마르크스주의의 정곡을 찌르는 대신..

23 철학 이론 2017.09.17

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 (2)

2. 『뮌처, 마르크스, 혹은 악마의 궁둥이』는 블로흐의 사상의 핵심을 안고 있는 기독교 사상과 마르크스의 사상을 서로 비교함으로써, 다음의 결론을 도출해내고 있습니다. 즉 “블로흐의 사상은 결코 기독교와 마르크스주의를 서로 합금시킨 게 아니다. 다시 말해서 블로흐의 사상은 언젠가 빌헬름 바이틀링 Wilhelm Weitling이 추구했던 ‘기독교적 마르크스주의’와는 근본적으로 차원을 달리한다.”는 게 바로 그 결론입니다. 빌헬름 바이틀링: 가난한 목수의 아들의 예수 사상과 사회주의를 접목시키면서, 기독교 사회주의를 꿈꾸었다. 블로흐는 뮌처의 종교 개혁의 발언과 그의 문헌을 자신의 유토피아적 종말론 사상을 도출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한 반면에, 마르크스의 저작물들을 자신의 사상과 계급 문제의 근원적 토대로서..

23 철학 이론 2017.09.17

마르크스, 뮌처 혹은 악마의 궁둥이 (1)

서문: 21세기에 태어날 배달의 철학자, 당신을 위하여 “사고는 한계를 뛰어넘는 일을 일컫는다.” (Ernst Bloch) “블로흐를 비판하지 않은 채, 그의 문장을 인용하는 것은 하나의 배반이다.” (편역자) “희망은 확신이 아니다. 희망은 위험에 둘러싸여 있다. 그것은 위험에 대한 의식이다.” (Ernst Bloch) 청년 마르크스 - 눈빛이 깊다. 1. 친애하는 B, 블로흐 읽기를 연속으로 간행하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이후의 진행은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유토피아의 역사를 역사적 비판적 관점에서 기술하려는 의도는 세부 사항에 있어서 여러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유토피아의 연구에서 동양의 영역을 제외했음에도, 논의에 대한 고증 작업은 여간 만만치 않았습니다. 자고로 학자는 -소설가와는..

23 철학 이론 2017.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