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7 2

두보의 시, '반딧불이' (螢火) 해제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인 나의 동생에게 반딧불이는 참으로 신기한 생명체야. 낮에는 개똥벌레로 취급당하지만, 밤에는 시와 음악을 즐기는 베짱이로 살아가지. 유충은 아주 맑은 1급수 물에서 약 1년 내지는 2년 동안 다슬기 등을 먹고 자란다고 하네. 그러다가 놈은 어느 맑개 개인 날 아침 갑자기 성충이 되지. 성충은 거의 식음을 전폐하고 오로지 사랑에 몰두하다가, 불과 열흘에서 15일 정도 생존한 다음에, 그냥 하늘에서 떨어져 죽는다고 한다. 반딧불이의 희미한 빛은 루시페레이스라는 물질이 산소와 반응해서 드러내는 발광체라고 해. 수컷은 두 줄의 빛을 발하고, 암컷은 한 줄의 흐릿한 빛을 발광하므로, 파트너 찾기가 매우 수월하다고 하네. 두보는 반딧불이를 긍정적 의미로 사용한 것 같지는 않아. "썩은 풀"에서 ..

22 외국시 2025.05.17

박설호: (5) 사라진 동독, 남아 있는 문학

(앞에서 계속됩니다.) 소설 마지막 장, 「구제된 남근 der geheilte Pimmel」은 볼프의 작품 "나누어진 하늘 Der geteilte Himmel"을 패러디하기 위한 것이다. 1989년 11월 4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울츠트는 우연히 계단에서 떨어지게 되는데, 이때 그의 남근은 장대하게 부풀어 오른다. 말하자면 구동독의 역사가 종말을 고하는 바로 그날, 울츠트는 성의 질병에서 벗어난 셈이다. (각주: 브루시히의 이러한 입장은 동독 전체를 고립된 사이코의 집단으로 매도한 마츠의 그것과 유사하다. 그렇지만 동독 문학의 가상적 유토피아적 기능은 다른 학문의 실제 분석적 기능과는 동일시될 수는 없다. 한스 요아힘 마츠: 사이코의 섬, 송동준 역, 민음사 1994.). 또한 1989년 11월..

45 동독문학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