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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설호: (3) 학생들과 함께 읽는 브레히트의 시, '후세사람들에게'

(앞에서 계속됩니다.) 4. 두 번째 시 분석 과거형으로 표기된 두 번째 시는 한편으로는 브레히트의 행적을 간략히 요약하고 있을 뿐 아니라, 브레히트가 평생에 걸쳐 밝히려던 사회적 모순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여기서 첫 번째 두 번째 시에 나타나는 변명과 고뇌의 술회는 자취를 감추고, 시대적 삶이 자신의 삶으로 선회되어 있다. 엄격한 시 형식을 갖춘 이 시는 도합 4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끝날 때마다 2행의 후렴이 이어진다. 무질서의 시대에 나는 도시로 왔네, 굶주림이 그곳을 지배하고 있을 때. 격동의 시대에 사람들과 합류하여 그들과 함께 격분했지. 이 땅에서 나에게 주어진 시대는 그렇게 흘러갔네. 「후세 사람들에게」는 결코 ‘역할 시 das Rollengedicht’가 아니다. 다시 말해 ‘..

46 Brecht 09:23:50

박설호: (2) 학생들과 함께 읽는 브레히트의 시, '후세사람들에게'

(앞에서 계속됩니다.) 3. 첫 번째 시 분석 참으로, 나는 암울한 시대에 살고 있네! 악의 없는 말은 어리석을 뿐. 어느 매끈한 이마는 무감각을 시사하고 있어. 웃고 있는 그자는 그 끔찍한 소식을 아직 접하지 못했네. 작가는 시대의 지침계로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렇기에 ‘나’는 끔찍한 소식을 접하고 괴로워하며, 암울한 현실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다. 여기서 끔찍한 소식이란 좌익 지식인의 체포, 분서갱유, 혹은 1936년의 스페인 내전일 수도 있다. 이에 비하면 우연히 만난 남자는 -마치 그의 겉모습 (“매끈한 이마”)이 시사하듯이- 이에 대해 둔감하다. “참으로”라는 표현은 성경에 자주 나오는 대로 “진실로”라고 해석하는 게 원뜻에 가까울지 모른다. 암울한 시대에 살고 있기에 “악의 없는 말”은 사족..

46 Brecht 09: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