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8 4

(명시 소개) 전홍준의 시, '일흔'

잠 안 오는 새벽고병희가 부르는 아씨에게빨려든다 남편이란 나침반을 잃은늙은 여인이고독에게 치명상을 입고바라보는 노을 눈시울 적시는 덧없는 날들먹물처럼 번져오는죽음의 그림자 압축파일에 보관된뒤죽박죽, 생서산으로 넘어가는 노을에갈무리하기 좋은 나이 전홍준의 시 '일흔' A: 말년의 고독에 관해서 기술한 소설은 거의 없습니다. 기쁨과 오르가슴이 사라진 시간을 공유하고 싶지 않아서겠지요.B: 하지만 이 역시 인생의 일부이기 때문에 발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모이라 여신은 모든 생명체를 저세상으로 데리고 갑니다. 시간의 무심한 화살촉은 그미의 손처럼 여겨집니다.A: 새벽에 일어나 거울을 쳐다보니, 그렇게 멋지게 보였던 청춘의 얼굴은 어느새 누런 메줏덩어리로 뒤엉켜 있습니다. 머리통은 백발, ..

19 한국 문학 2025.05.18

박설호의 시, '잠깐 노닥거릴 수 있을까'

잠깐 노닥거릴 수 있을까박설호 썩은 풀에서 생겨난 *암컷 반딧불이가 말한다 모르니까 청춘이라고 아니 꽃봉오리에 옥시토신이 아직 없을 뿐이야 왜 꿈꾸면서 이빨을 갈겠어 그동안 너와 즐겁게 지낸 건 건 사실이야 손잡으면 껴안고 싶고 껴안으면 입 맞추고 싶으며 키스하면 한 몸이 되고 싶었지 하마터면 가슴 부풀어 뻥 터진 뒤에 꺄르륵 자물실 뻔했어 허나 그럴 수는 없지 않니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 아빠는 내가 흠결 없는 암술이기를 바라고 있어 너도 허청대지 말고 잘 먹고 잘 살아야지 날 찾지 마 안녕 비에 젖어 희미해진 *암컷 반딧불이가 말한다 잘 지냈니 잠시 짬을 내어 나왔어 세월 참 빨리 흐르네 외국으로 떠났다는 소식 들었지 뭐 금의환향한 게 아니라고 어쨌든 직장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난 어영부영 살고 있..

20 나의 시 2025.05.18

서로박: (2) 모리스의 '유토피아 뉴스'

(앞에서 계속됩니다.) 7. 모리스의 시대 비판 (1): 자연과 인간 삶의 파괴 현상: 모리스는 당시의 세 가지 사회적 경향을 철저히 혐오하였습니다. 첫째는 자본주의 산업 기술의 발전과 병행하여 나타난 자연의 파괴 현상이었습니다. 모리스는 18세기 말의 영국의 암울한 현실을 안타깝게 여겼습니다. 런던에서는 노동자들의 집단 거주지역인 슬럼가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동굴과 같은 집에서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마치 우글거리는 청어 떼를 방불케 합니다. 이러한 공간은 인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으로서 마치 짐승 우리와 같습니다. 시골 또한 더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자원의 개발, 공장 건설 등으로 인하여 영국의 산과 들판은 온통 황폐화되어 있습니다. 공장에는 유독가스가 번져 나오고, 노동자들은 먼..

35 근대영문헌 2025.05.18

서로박: (1) 모리스의 '유토피아 뉴스'

1. 소규모 코뮌 공동체의 유토피아: 윌리엄 모리스 (William Morris, 1834 – 1896)는 19세기 말 런던의 시대적 현실을 반영한 이상사회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는데, 아름다운 수공예 예술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즐거운 노동, 멋진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일을 추구하였습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그의 유토피아는 코뮌 공동체의 유토피아에 편입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거대한 국가 체제를 근거로 설계된 사회주의 유토피아와는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박경서: 55). 실제로 모리스는 이른바 “페이비언 협회Fabian Society”의 국가 중심의 개량 사회주의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개량 사회주의란 혁명 대신에 의회주의를 통하여 사회주의를 실천하자는 운동을 가리킵니다. 모리스는 국가의..

35 근대영문헌 2025.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