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답은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 배우거나 가르치는 우리는 그저 여러 가지 질문만 던지면 족하다. 다만 언제, 어디서, 무엇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가? 하는 사실 혹은 가설만이 전달되어야 하리라. 처음부터 한가지의 결론을 강요하지 말라. 그것은 비교육적이다. “너희에게 좋은 것을 스스로의 입장에서 결정해야” (브레히트) 하니까. - 1. 들어가는 말 언젠가 독문학 박사 과정에 있던 후배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70년대 이후로 독일에서 진행된 시학 논쟁에서 학자들은 한결같이 브레히트를 긍정적으로 인용하더군요. 서로 정반대되는 입장을 지니고 있는데도... 브레히트가 작품을 많이 써서 그럴까요?” 이 순간 나의 뇌리에는 어느 토론 장면이 떠올랐다. 서로 다투는 두 사람 논객의 손에는 제각기 브레히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