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 46

클라분트의 '사랑의 노래'

클라분트 (1890 - 1928)는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로 활동했는데, 일찍 폐결핵으로 요절하였다. 그의 본명은 알프레트 한시케 (Alfred Hanschke)이다. 클라분트는 특히 아시아 문학을 수용하여 좋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그의 극작품 「분필 원 (Der Kreidekreis)」은 중국의 전설에 바탕을 둔 것인데, 브레히트의 「코카사스의 분필 원」이 집필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사랑의 노래 클라분트 멋지게 원 그렸던 너의 입,나를 스쳐 지났던 너의 미소,나를 포옹했던 너의 눈빛,나를 따뜻하게 하던 너의 앞섶,나를 휘감았던 너의 팔,내 주위에서 울려 퍼졌던 너의 말,내가 안으로 자맥질하던 너의 머리칼,나를 헉헉 숨쉬게 했던 너의 호흡,너의 심장, 거친 망아지,아무 숨김이 없는 영혼,내게 속해,..

21 독일시 2024.08.31

배우는 분, 가르치는 분

자료를 뒤지다 몇 년 전에 쓴 글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공유하면서 그리운 제자들을 한분한분씩 떠올립니다. Carpe diem! 오늘도 무언가를 배우고 즐기기를 바라면서. 서로박 샘 OTL ................ 친애하는 C,대학교에 입학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방학이로군요, C는 대학 생활과 수업에 관하여 서면으로 질문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첫째, 대학에서의 공부는 혼자 하는 것입니다. 대학은 고등학교처럼 지식을 마구 주입시키는 곳이 아닙니다. 나의 경우 교육의 내용과 교육의 수준은 학생들에 의해서 우선적으로 정해집니다. 다시 말하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어떤 수준으로 그것을 다룰 것인가?’ 라는 문제를 대할 때, 나는 학생들의 관..

2 나의 잡글 2024.08.29

서로박: 슈트리트마터의 '기적을 행하는 자'

에어빈 슈트리트마터 (1912 - 1994)의 "기적을 행하는 자 Wundertäter"는 3권으로 집필된 장편 소설인데, 1957년에서 1980년 사이에 집필되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작가 슈트리트마터는 동독 초기의 역사적 전제 조건 그리고 시대적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의 관심사는 “인간의 이질적 태도”, 인간의 갈등 및 극복 과정으로 향합니다. 슈트리트마터는 1951년에 처녀작 ?황소를 끄는 남자?에서 자전적 이야기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순진한 화자는 구체적인 언어 풍자와 아이러니를 담은 화법으로 이야기를 개진하는데, ?기적을 행하는 자? 역시 이러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천민에 가까운 소시민 출신 슈타니스라우스 뷔드너입니다. 제 1권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섞어가면서..

45 동독문학 2024.08.28

서로박: (9) 블로흐 인문학 용어 V - XYZ

V vademecum 지침서Variationsrechnung 유리형 함수 및 해석 곡선 계산 (헤르만 바일)Velleität: 무기력한 갈망 (natur 184), (PH 799, 820, 865, 1382) “Veni creator spiritus.” 영혼이여 창조자가 왔도다. (Hrabanus maurus) (AC 292).ver sacrum 성스러운 봄 (AC 222). (PH 940)『Vera historia』 참다운 이야기, (Lukian) (PH 507, 1203)veras religionis regulas exprimere 참된 종교를 군주에게 분명히 설명하는 일 (ZW 61)verbum mirificum 기적 같은 말씀 (AC 147)“Veritas filia temporis.” 진리는 시..

27 Bloch 저술 2024.08.28

서로박: (12) 문학 치료 강의 요약문

1. 문학과 정신분석 분석치료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토대로 한 치료법을 말한다. 정신분석 치료의 원리는 방어나 신경증을 원래의 상처에 되돌려줌으로써 고착이나 방어에서 해방될 수 있는 자아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이런 과정을 “초자아가 있는 곳에 자아가 있게 된다.”는 말로 요약하였다. 이 말은 당시 프로이트가 살았던 사회를 지배하였던 도덕과 규율 대신에 원초아의 감정 소산을 통해 자아에게 판단하고 제어할 힘을 부여하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리비도(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갖추고 있는 본능적 에너지) 또는 무의식에 의해 조종되는 자아가 리비도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하게 되면 그것이 치료라는 뜻이다. 프로이트는 최면치료의 암시 대신 분석적 암시의 방법을 원용한다. 이 두 가지의 차이는 ..

5a 문학 치료 2024.08.28

서로박: (8) 블로흐 인문학 용어 T - U

Ttaedium vitae 삶의 권태Tagtraum 낮꿈tegulafactio Dei 신의 벽돌화 (오컴) (ZW 118)Tantae molis erat, se ipsam cognoscere mentem.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것은 그렇게 힘든 작업이었다 (탈레스)“Tantae molis erat Romanam condere gentem” 로마 민족을 건립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작업이었구나.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헤겔)“Tantum cognoscitur, quantum diligitur.” 잘 알려진 만큼 사랑을 받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 (AC 43)Tartaros 황천Tathandlung (피히테) 실행(実行)τάξιν 질서temperantia 유유자적함 (AC 49).“Tertium no..

27 Bloch 저술 2024.08.27

(명저 소개) 이정주 시집, '아무래도 나는 육식성이다'

이정주 시인의 시집 "아무래도 나는 육식성이다"가 2014년 10월에 천년의 시작에서 간행되었습니다.수십년 동안 시의 집필에 몰두해온 이정주 시인의 작품을 읽는 것은하나의 기쁨입니다.부디 시집을 읽고 작품과 시인을 칭송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이정주 시인의 발문을 썼는데,한국시를 클릭하면 읽을 수 있습니다.

1 알림 (명저) 2024.08.25

서로박: (2) 티크의 '판타주스'

(앞에서 이어집니다.) 티크는 상기한 이야기들의 모티브를 다음과 같은 책에서 찾아냈습니다. 즉 바이트 바르베크 Veit Warbeck가 민중적 소재를 산문으로 기술한 소설, 『프로방스 지방의 아름다운 마겔로네와 페터 백작 사이의 기이한 사랑의 이야기』 (1535)가 바로 그 책입니다. 이 책은 1797년 독일에서 독일어로 간행되었다. 티크는 이른바 낭만적 분위기 내지 자연적 꿈이라는 그러한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하여, 상기한 소재를 문학적으로 새롭게 형상화하였습니다. 어쩌면 작가는 고대의 이야기를 새로운 특징으로 착색시키려고 했는지 모릅니다. 특히 티크는 내용 면에 있어서 경미한 범위 내에서 약간의 변화를 시도하였습니다. 극작품을 싣고 있는 제 2권의 맨 처음 부분은 미학적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즉..

17 동화 2024.08.24

서로박: (1) 티크의 '판타주스'

루드비히 티크 (1773 - 1853)의 동화, 소설, 극작품 그리고 중편 등 13편으로 이루어진 모음집 『판타주스 Phantasus』는 1812년에서 1816년까지 3권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이 문헌을 통하여 티크는 낭만주의 운동의 정점에서 티크는 낭만적 포에지의 발전 과정을 대표할 수 있는 문학 작품들을 정리한 셈입니다. 보카치오 Boccaccio의 작품 『데카메론 Decamerone』을 모범으로 하여 그는 대화의 틀을 갖춘, 독자적인 산문 작품을 구상하였습니다. 이로써 독자는 작은 형식의 소설의 형태를 점하게 되고, 초기 낭만주의의 예술적 직관 그리고 세계관을 처음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맨 처음에 네 명의 여자들 (클라라, 에밀레, 아우구스테, 로잘리) 그리고 일곱 명의 남자들 (만프레트..

17 동화 202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