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사회심리론

결혼 이야기, 혹은 루신데 (3)

필자 (匹子) 2018. 8. 6. 14:18

19세기 유럽 내의 가부장적 시민 사회에서 결혼제도는 특히 여성들의 경우 성을 해방시켜주기는커녕 오히려 개인적 자유를 옥죄이는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부부관계가 좋을 경우 아무런 문제가 출현하지 않지만, 부부관계가 깨어질 경우 남자들은 홍등가 내지 술집을 찾으면서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결하였습니다. 이 경우 여성들은 다른 연인을 찾을 기회가 거의 박탈되어 있었습니다. 매춘의 역사를 살펴보면, 19세기까지 홍등가에는 거의 여자들이 줄지어 서서 남자들을 유혹하곤 하였습니다. 남창이 생긴 경우도 드물게 있었지만, 콜 보이는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사회적으로  출현하게 됩니다. 이는 남녀 평등의 결과로 이해됩니다.

 

 

 

 

 

 

이혼19세기 초까지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유대주의와는 달리 기독교는 이혼을 나쁜 행동으로 규정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대주의가 여성의 지위를 격상시키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남존여비의 사상은 유대인의 관습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겨우 상류층 내지 지식인 계층의 경우에만 이혼이 허용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바람난 남편을 둔 유부녀는 엄청난 고통을 느꼈습니다. 갈등이 지속될 경우 그들의 성을 다른 곳에서 해소할 방편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19세기 이후의 여권 운동가들은 집요한 투쟁을 벌여나갔습니다. 샤를 푸리에가 일부일처제의 결혼 제도를 문명사회의 근원적 죄악이라고 규정한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 하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매춘의 역사는 참으로 오래 됩니다. 고대 사회로부터 지금까지 존속되어 왔습니다. 매춘은 이를테면 독일어로 Prostitution 이라고 하는데, 그 뜻은 "밖으로 보여준다.", "몸을 바친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단 초록 색의 국가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그리스, 터키)에서는 매춘은 합법적입니다. 매춘에 종사하는 남녀들은 법에 의해서 인권의 보호를 받으며, 건강 검진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공창 (공개적 홍등가) 영위하며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푸른 색의 국가들 (프랑스, 에스파냐, 포르투갈, 이탈리아, 체코, 폴란드 영국, 스코틀랜드, 핀란드)에서는 매춘이 합법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공개적 사업으로서의 공창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고동색의 국가들 (러시아, 과거 유고 지역, 우크라이나 등)에서는 매춘 행위는 불법입니다.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처벌 받습니다. 주황색의 국가들 (노르웨이, 스웨덴, 아일랜드)에서는 매춘이 합법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매춘으로 인해 처벌받지는 않습니다. 2011년 통계 자료인데, 오늘날 어떻게 변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2006년 프랑스 리용의 한산한 거리의 모습. 유독 봉고 차가 줄지어 서있는데, 이 차들은 매춘을 위한 차량들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사랑을 돈으로 교환하는 것은 그 자체 불순한 행위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아내, 혹은 남편을 자가용이라고 말하고, 다른 파트너를 영업용으로 비유하는데, 이러한 말 자체가 불쾌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가장 중요한 토대 Nervus rerum", 즉 돈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거래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가장 친한 사람들끼리 돈을 거래하면 친한 관계는 깨어지기 마련입니다. 친한 친구 사이에는 어떠한 조건 없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신에게는 목숨과 몸을 바칠만한 친구 혹은 연인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