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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박: 캄파넬라의 옥중 시선 (8)

캄파넬라는 일곱 번에 걸쳐 고문을 당했습니다. 마지막 고문은 40 시간 지속되었고, 살갗이 찢어지고, 피는 감방의 빗물 통을 가득 채웠다고 합니다. 고문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감방에 불을 지르기도 하였습니다. 차라리 모진 목숨을 스스로 끊는 게 나을 성 싶었습니다. 그러자 이탈리아 당국은 그를 정신이상자로 분류하여 종신형 선고를 내렸습니다. 캄파넬라는 그때부터 틈만 나는 대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글 속에 자신의 사상과 느낌을 담는 것 - 바로 이러한 행위는 치유의 과정이자 위안의 과정이었습니다. 1600년 31세의 나이로 감옥에 들어가서 1626년 57세의 나이로 석방되었으니, 무려 27년 동안 감옥에서 세월을 보낸 셈입니다. 그러나 캄파넬라에게 감옥은 자신의 집필실이었습니다. 캄파넬라는 종신형의 ..

22 외국시 2015.11.11

서로박: 캄파넬라의 옥중시선 (6)

나 자신에 관하여 묶여 있든 풀려 있든, 함께 있든 혼자 있든 외치든 침묵하든, 나는 자만하는 자들을 당황케 하리라: 내 모습 속된 인간의 눈에는 광인으로 보일 테지만, 북극 위의 신의 정신에게는 현자로 비치리라 천국으로 향해 날개를 펼치리라, 지상에 묶여 있는 자, 육체는 처절한 고통으로 괴로워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기쁘구나: 이따금 중력은 나 또한 마냥 내리 누르지만, 날갯짓은 나를 딱딱한 지상 위로 솟아오르게 하니까. 언제 끝날지 모를 싸움은 누가 옳은지 가려낼 것이고, 기나긴 고통의 시간이라도 언젠가는 영겁 속에 사라지겠지. 내가 짊어지고 가려는 짐은 결코 무겁지 않아. 내 사랑의 모습 이마 위에 찬란한 빛을 발하니까, 시간은 반드시 나를 어떤 밝은 곳으로 데려 가겠지,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 고..

22 외국시 2015.11.11

서로박: 캄파넬라의 옥중 시선 (5)

원래 감옥에 갇힌 사람이 비밀리에 옆방에 갇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행동을 “통방 Kassiber”이라고 합니다. 감옥에 갇힌 시인이 간수의 김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옷고름에 혹은 종잇조각에 시를 새기는 것을 통방을 위한 문학적 작업이라고 하지요. 토마소 캄파넬라도 그렇게 비밀리에 문학적으로 통방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종잇조각에 철학 시를 기록하였습니다. 감옥에 갇힌 지 10년이 지나니까 원고 뭉치가 제법 두툼해졌습니다. 1600년은 유럽의 중세사에서 참으로 끔찍한 일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조르다노 브루노는 지동설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화형당해야 했습니다. 죽기 전에 그는 "기도를 원하는가?"하는 가톨릭 수사의 질문에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고 합니다. 토마소 캄파넬라는 1600년경에 ..

22 외국시 2015.11.11

월성 1호기 폐쇄하라

후쿠시마 사태가 벌어진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지금 후쿠시마 현 주위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 가운데 15 퍼센트가 갑상선 암에 걸려있다. 어린이들의 신체는 어른에 비해 깨끗하고,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주위의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가장 명확한 영향을 받게 된다. 후쿠시마 어린이들의 오염도는 놀랍게도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지 4년 후의 근처 어린이들의 발암율과 거의 비슷하다. 환경운동연합 그리고 참여연대 등은 다음과 같은 선언문을 작성하였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많은 나라가 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가장 가까운 나라인 한국은 후쿠시마로부터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채 원전 중심 에너지를 고수하고 있다. (...) 정부는 안전을 무시해 안타까운 생명을 희생시킨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잊지 ..

4 탈핵 환경 2015.03.12

통일 전후의 독일 소설

박설호: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통일 전후의 독일 소설 연구, 열린책들 2013. 서문 1장.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 끝나지 않은 분단 문학 전환기 독일 소설 통독 이후 장벽 붕괴의 문학에 관해 다른 인종 사이의 아우르기 - 유레크 베커의 『브론슈타인의 자식들』 사회주의 비더마이어 - 귄터 드 브륀의 『새로운 영광』 신화는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가? - 크리스타 볼프의 『메데이아』 몸의 질병, 사회의 질병 - 크리스타 볼프의 『육체에 합당하게』 섹스, 비너스 산에 대한 도취 - 프리츠 루돌프 프리스의 『알렉산더의 새로운 세계들』 2장. 전환기 소설 연구 사라진 무엇에 관한 기억 - 아네트 그뢰쉬너의 『모스크바의 얼음』 세상에 바닥나기가 존재하는가? - 크리스토프 하인의 『점령..

1 알림 (명저) 2014.05.25

라이프치히 도서전 수상작 히르쉬만

2014년 라이프치히 도서전에서 다섯 작가의 작품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는 파비안 히르쉬만 Fabian Hirschmann의 작품 "마지막에 우리는 모든 것을 금과 함께 저버리고 만다. Am Ende schmeissen wir alles mit Gold"가 선정되었습니다.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냉담하게 삶을 그냥 살아가는 막시밀리안 플리거, 막스는 브레멘의 교사로 일하면서 혼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의 취미는 여행하면서 사진 찍는 것밖에 없습니다. 어느 날 그는 부모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그리스로 해외 여행을 떠나니 개를 보살필 수 없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순 그는 세상에 그냥 손님으로 살아가는 것을 직감합니다. 그래서 그는 고향인 슈바르츠발트의 부모님 집으..

13 독일 문화 2014.03.15